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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견을 앓는 누이를 생각하며 / 이영복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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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5-05-14 16:34 조회10,47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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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견을 앓는 누이를 생각하며

이영복(다비다자매회 이사장)

☐ 다비다자매회 식구들의 평균 나이는 대체로 50대 중반 쯤 될 것 같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40대 후반으로 보이지만 실제 나이가 그럴 것 같다는 말입니다. 김혜란 회장이 주로 30∼40대의 싱글맘들과 함께 다비다자매회를 시작한 지 20년이 지났으니 세월의 흐름이 가져다준 자연스런 연륜의 산물일 것입니다.

50대를 살고 있는 자매들의 나이에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것이 오십견(五十肩)입니다. 오십견은 ‘나이 오십의 어깨’라는 뜻인데, 어깨 관절을 둘러싼 관절낭에 염증이 생겨서 딱딱하게 굳어지는 질환입니다. 그 나이가 되면 특별한 원인이 없이 나타나기에 붙은 이름이겠지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오십견으로 고생하는 자매들이 힘들어하는 소리를 종종 들을 때마다, 시간이 지나면 그냥 잘 낫기도 한다지만 그것이 나이 듦의 표시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마음이 짠해져 온답니다.

오십견 이야기를 꺼내고 보니 문득 2001년 4월 말에 3박 4일 일정으로 다녀왔던 금강산 여행 추억이 떠오릅니다. 제가 다니던 직장에서의 연수프로그램에 포함된 필드트립 과정이었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食後景)”이라는 속담이 생각났습니다. 아무리 좋은 구경도, 이를테면 금강산의 절경도 배가 부른 후에야 보는 흥이 난다는 말입니다. 저는 여행 내내 이 말을 떠올리며 나름대로 다르게 해석해 보았습니다. 육의 양식도 양식이지만 영의 양식을 배불리 먹은 후에야 금강산의 절경도 제대로 볼 수 있는 것이라고...

50여 년 간 영적으로 황폐해진 북한 땅에 첫발을 디딘 제게 하나님께서는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말씀으로 무장할 것을 명하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금강산에서 말씀을 묵상하며 썼던 큐티일기와 만물상으로 오르며 썼던 시 한 편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누이 같은 금강산, 만물상(萬物相)에서’라는 졸시는 평균 나이 50대를 지나고 있는 다비다 누이들에게 바치는 시로 삼고 싶습니다. 하늘로부터의 평화와 기쁨이 삶 가운데 더욱 넘쳐나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2001.4.26. 큐티일기

북한 땅에서 맞는 첫 아침, 시편 17편을 편다. 15절 말씀이 마음에 와 닿는다.

“나는 의로운 중에 주의 얼굴을 보리니 깰 때에 주의 형상으로 만족하리이다.”

금강산을 오른다는 기대로 흐뭇해하거나 빼어난 자태를 보며 감탄하는 데 머물지 않고, 천지를 지으신 주님의 형상으로 인해 만족하는 날이 되기를 기도한다.

구룡폭포에서 물을 만드신 주님의 형상을 뵐 수 있기를...

만물상에서 기암괴석을 만드신 주님의 형상을 뵐 수 있기를...

그런데 금강산에서 가장 또렷이 본 것은 산수유와 진달래의 눈물이다.

하나님의 이름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는 말 없는 피조물들의 눈물.

성령께서 함께 탄식하시는 울음을 통해 주님의 형상을 뵙는다.

주님의 은혜 속에 한반도의 통일이 어서 오기를 기도한다.

☐ 누이 같은 금강산, 만물상(萬物相)에서

만물상 가는 길, 금강산은

화장하지 않은 누이의 얼굴이다.

초행길도 왠지 낯설지가 않은

일흔 일곱 굽이를 돌아가면 어느새 만물상.

만지면 이내 무너질 듯한 기암괴석이

오십견(五十肩) 앓는 누이의 고운 어깨선처럼 펼쳐 있다.

누이의 양쪽 어깨 주물러주듯

아플 새라 살며시 발걸음을 옮긴다.

이따금 개나리 진달래 어우러진 색동 적삼 틈으로

누이의 속살이 보일 때면 얼른 눈을 돌린다.

마침내 ‘하늘문’을 지나 ‘천선대(天仙臺)’에 오르니

어릴 적 누이 어깨에 목마 타던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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