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다이야기> 300호를 맞으며 / 김혜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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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19-07-24 12:09 조회8,57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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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다이야기> 300호를 맞으며
김혜란 회장
금번 7월 <다비다이야기> 300호를 맞으며 즐거운 마음으로 옛 생각에 빠져 본다. 300호라면 1년에 12번씩 25년을 빠짐없이 출간했다는 말인데, 이렇게 긴 세월 동안 <다비다이야기>가 출간되었다는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다비다 창립일이 1994년 1월 20일이다. 미국으로 떠나시는 박광철 목사님과 이상은 사모님께 인사드리기 위해 동부이촌동의 목사님 댁을 방문했더니 몇몇 목사님과 사모님들이 모여 계셨다. 그전에 이미 <다비다자매회>를 만들기로 뜻이 모아진 것을 나는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가 얼떨결에 다비다자매회 회장이 되어버렸다.
당황스러웠다. 조용하고 은밀하게 싱글맘들의 모임을 갖고 있었지만 공동체를 만들어 공개적으로 싱글맘 사역을 한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고, 이끌어 갈 자신도 없었다. 암튼 맡겨진 일에는 최선을 다하는 책임감 강한 나는 당장 다음 달부터 모임을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 난감하였다.
1994년 2월에 첫 모임을 가졌고, 3월부터 <다비다이야기>가 만들어졌다. 서로 얼굴도 모르는 낯선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고, 서로 삶을 나누고 정보를 나누기 위해서는 회지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은 지금 생각해도 참 신통한 일이었다. 그러니까 1994년 3월부터 1호가 시작되었다.
처음 회지를 만들 때 난 한글 타자를 칠 줄 몰랐다. 지금까지도 다비다를 변함없이 사랑하고 기도로 함께하는 한국은행 동료인 김춘희 자매가 다비다 회지 타이핑을 해주었고, 그 후에 내가 춘희 자매에게서 한글타자를 배웠다.
지금은 주소를 타이핑하여 봉투에 붙이는 라벨지가 있어서 뜯어서 붙이기만 하면 되지만 그때는 주소를 일일이 봉투에 적었다.
점점 회원수가 늘어나며 회지 발송부수가 늘어났다. 발송 준비를 하여 우체국까지 가지고 가는 일이 여간 힘들고 손이 많이 가는 일이 아니었다.
이 작업을 오랫동안 도운 한국은행 자매들이 생각난다. 고삼순, 홍신애, 이명숙 등이 고정 봉사자로 섬겨주셨다. 특히 김덕자 자매(지금도 다비다에 개근하신다.)는 회지가 담긴 무거운 가방을 들고 중앙우체국에 가서 발송을 해 주는 일을 맡아서 해 주셨다.
한 달이 얼마나 빠른지를 다비다 회지를 만들면서 실감한다. 한 끼 먹으면 다음 끼니 걱정하듯이 회지 한 권 만들고 나면 이내 다음 달 회지 준비를 하는 일을 25년 간 계속해 온 것이다. 어떻게 이러한 일을 계속할 수 있었는지 신기하고 신통하다.
300호가 나오기까지 가장 고마운 분은 우리 회원들이다. <다비다이야기>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글은 회원들의 간증이다. 회원들은 평소에 글을 쓰는 일에 익숙하지 않아 원고를 부탁하면 난감해 한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우리 회원들은 “순종하는 마음으로 써 보겠습니다.”라며 글을 써 주신다. 300호를 발간하면서 간증이 빠진 적이 한 번도 없으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자를 읽어 보신 분들은 회원들이 글을 참 잘 쓰신다고 말한다. 이들의 글은 문학적인 글이 아니라 진실한 삶의 고백들이기에 은혜와 감동이 넘친다. 그리고 놀랍게도 자신들이 글을 참 잘 쓴다는 것을 알게 되곤 한다. 회원들은 자신들의 어려운 삶에 함께하신 하나님의 손길을 기억해 내며 글을 써 내려가면서 눈물을 펑펑 쏟고, 글을 쓰면서 자신의 아픔을 다시 만져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며 오랫동안 정리하지 못한 채 묻어 두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꺼내어 정리하고 회복하는 역사가 나타나는 능력을 경험한다.
이 간증들을 모아서 ‘도서출판 다비다’에서는 <외발수레>, <하늘수레>, <사랑수레>라는 멋진 책들을 출간하기도 하였다. 이 <다비다이야기>는 한국 뿐 아니라 미국, 일본, 뉴질랜드 등으로도 보낸다. 미국 이송내 박사님은 이 회지를 받아 읽으실 때마다 눈물을 훔치시고, 이 회지를 모아 Northwest Christian University(NCU)에 소개하여 내가 명예 신학박사 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이 <다비다이야기>의 내용은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 사역을 하며 느낀 것들을 나누는 칼럼, 회원 간증, 싱글맘에게 필요한 정보나 좋은 글들, 다비다 회원들의 동정과 광고들, 다음 달 정기모임 안내, 중보기도, 후원자 명단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자는 매월 500부 정도 국내외로 발송된다. 이 책자는 회원들과의 소통의 수단이 될 뿐 아니라, 다비다자매회에 나오지 않는 얼굴도 모르는 싱글맘들을 대상으로 예수그리스도를 전하며 위로와 격려를 하는 도구로 사용된다. 동시에 다비다자매회 후원자들에게는 사역보고서 역할도 하고 있다.
다비다사무실에는 이 책들을 연도별로 합본하여 보관하고 있다. 가끔 한권씩 꺼내 보면서 그 당시에 있었던 일들, 지금은 어디에 계신지 모르는 회원들의 사진들, 즐거웠던 행사들을 재미있게 보며 입가에 미소를 띠곤 한다.
2015년도부터는 그동안 이사장으로 섬겨주셨던 이영복 장로님께서 사무장으로 오시면서 회지를 만들고 계신다. 이전보다 훨씬 더 짜임새도 있고 내용도 훌륭하게 업그레이드(upgrade) 되어 어디에 내 놓아도 자랑스러운 <다비다이야기>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 책이 400호까지 계속 출판될까? 물론 하나님께서 400호, 아니 1,000호까지 만들어 가실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