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포레스트를 꿈꾸며 찾아간 제천
장지현
가을 공기가 상큼한 숲으로 초대받았던 2022년 가을, 처음 다비다를 만났던 그때가 기억납니다. 한부모나 미혼모 모임이 있지만, 그 속에서 부대끼며 경험한 힘겨운 시간들과는 달리 가을 숲에서 만난 다비다는 더 가슴으로 가까이 들어왔던 것 같습니다. 여러 사람과 편하게 말하는 재주가 부족한 저에게 한 사람씩 천천히 다가오는 시간들은 아주 촉촉하게 사랑에 젖어들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3월부터 제천에서의 삶을 시작하면서 다비다와 거리적으로는 좀 멀어졌지만 제 마음은 떠나지 않았음을 알아달라는 마음과 함께 저의 제천 생활에 대해 나누고자 합니다.
학생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시골은 정말 소멸해 가고 있는 중입니다. 1학년이 단 2명인 시골 학교는 시끌벅적한 소란은 사라지고, 올망졸망 아이들이 쪼르르 내리는 스쿨버스는 동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입니다. 골짜기를 돌고 돌며 한 명 두 명 태우고 굽이굽이 언덕을 오르내리며 버스가 학교에 도착하면 허리께에 닿을락말락한 아이들이 한 명 혹은 둘이서 짝지어 교실로 들어갑니다.
한 학년이 한 교실을 차지하고 담임 선생님을 모시고 공부하고 점심을 먹고 나면 아이들은 급식실 밖으로 달려 나갑니다. 운동장이 떠나가라 달리며 땀을 뻘뻘 흘립니다. 누구하나 시끄럽다고 하지 않으니까 수업시간 벨이 울려도 더 놀자고 입 모아 소리칩니다. “그래, 그래라!” 하시는 선생님들과 친구처럼 격이 없이 지냅니다.
제가 살고 있는 제천은 산골에 첩첩 산중입니다. 그래도 집집이 사람이 살고 있는 그곳은 해뜰 무렵 4시가 되면 벌써 소란스럽습니다. 하늘과 바람과 해가 빛나는 풍광을 보면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슴에 가득 찹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 그대로의 작품 안에서 우리를 지극히 사랑하시는 그분의 마음을 바로 감지할 수 있습니다. 콧속으로 스미는 맑은 공기와 시원한 바람이 부드럽게 온몸을 마사지해줍니다. 돈 안 드는 마사지가 절로 되는 것이 가득한 시골은 절로 ‘아멘’ 하는 기도가 나옵니다.
태양이 뜨며 여명이 밝아오면 산과 산 사이로 스며드는 빛은 태초의 빛이 있으라 하셨던 명을 받든 그 순간이 상상됩니다. 매일매일 감동적인 선물이 마련된 이 세상은 존재하는 것만으로 사랑받는다는 감정이 샘솟는 경험을 합니다.
옛 추억에 잠겨봅니다. 아버지의 일을 도우며 다녔던 시골 마을들, 어린 시절 우체국 집 유일했던 친구 아이와 들로 산으로 달렸던 기억이 오늘날까지 행복한 기억으로 생생합니다. 그 시절도 단짝과 손잡고 놀던 것을 좋아했던 다소 조용했던 저는 끝도 없이 사람이 쏟아지는 서울이란 도시에 처음 왔을 때 충격적인 감정을 느꼈습니다.
20살 무렵 저에게 매일 새로운 사람을 만나야 하는 일은 힘 쓰는 노동보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