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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25-07-15 10:42
조회1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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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다 시 낭송회>
6월의 ‘다비다 시 낭송’
정영미(안젤라 1조)
안녕하세요. 안젤라 1조 조장 정영미입니다. 안젤라 1조에서는 ‘삶의 나눔’으로 ‘6월의 다비다 시 낭송회’를 기획했습니다.
오늘 낭송할 시들은 그간 다비다시선집 <여백>과 월간 회지 <다비다이야기> 등에서 가져왔습니다. 이 시들은 손으로 쓴 시들이 아니라 가슴으로 쓴 시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시선이 투영된 소박하지만 걸작품들입니다.
그리고, 다비다 자매 모두의 하지의 태양보다도 뜨거운 그 기나긴 버팀의 몸짓이야말로 그분을 향한 간절한 기도이자 생생히 살아 있는 시라는 것을 새삼 확인합니다. 함께 그 비밀의 행간을 걸어가 보실까요?
□ 마중 / 윤미혜
아침에 화가 나서 현관문을 쾅! 닫고 나간 딸
집에 올 시간이 지났는데 아직 오지를 않는다.
화가 덜 풀렸나?
마중을 나갈까 망설여 본다. 전화도 받지 않는다.
걱정이다.
더 기다려보다가 마중을 나갔다.
아이는 보이질 않는다.
한참 후에야 저만치서 어슬렁어슬렁 걸어오는
가람이가 보인다.
애들하고 놀다가 온 모양이다.
우리는 서로 뻘쭘해 있다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손을 잡는다.
아이가 배시시 웃는다.
마중 나오길 참 잘했다.
□ 아이야 / 허윤숙
아이야
좁은 귀퉁이에 웅크리고 있다가
기지개를 켜는 아이야
서서히 돋아나는 공간에
팔을 내뻗는 아이야
두려워 말고 안심하여라.
한 걸음씩 걷다가
하염없이 푸른 날로 뛰어가거라.
발자국이 나기 전에
땅이 진동하고
수천 마리 새 떼가 비행하여
장관을 이루는구나.
구부러진 날개가
사기를 충전하고
너를 들어 올릴 때
두려워 말고
안심하여라.
거침없는 날갯짓에
차가운 공기가 흩날려
눈이 되리니
꿈을 품고 사랑을 집어
더욱 푸르게 창공으로 솟구치거라.
아이야
사랑하는 이의 아이야
마음껏 유영하다가
땅 끝에서 흔드는 어미 손짓을 스쳐 담고
미소로 답해 주려무나.
날아가는 나의 아이야
□ 쉰아홉 소녀이고 싶다 / 정영미
상봉역 부근 제주역 카페 찾아
골목길 이리저리 헤매더라도
하늘하늘 운동되고 재미있다며
순박한 웃음 짓는 소녀이고 싶다.
푸른 풀섶 헤매는 길고양이에게
야옹 소리 내어 오라 손짓하고
슬금슬금 달아나면 그려 잘 가라고
정다이 말 건네는 소녀이고 싶다.
중랑 캠핑숲 홀로 버스킹 중
낙엽들이 살며시 자릴 뜰세라
뚜벅뚜벅 길손들의 발자국 소리에
오히려 조바심 나는 소녀이고 싶다.
그렇게
일상 속에서 자연 속에서
그분의 숨결을 느끼고 사는
쉰아홉 소녀이고 싶다.
□ 사르내 / 김인숙
사르내, 사르내, 사르내...
몇 번이고 불러본다.
어여쁜 이름
몽골어로 '장미'라는 뜻이다.
3년 전
다비다 여름 캠프에서 만난
귀한 두 몽골 여인
할륭 목사님과 어유나 의사
두 분이 내게 지어준
과분한 이름이다.
들에 핀 장미,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캔디가 생각나는 이름이다.
샤론의 장미,
예수님을 떠오르게 하는
기분 좋은 이름이다.
□ 감사꽃이 피었다 / 이주은
예쁜 꽃을 보고도 예쁘다는 생각이 안 든다.
누룽지도 목구멍에 넘어가지 않고
잠도 잘 못 잔다.
10분도 걷지 못한다.
사랑하는 아들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낸 어미.
그런 내가 안쓰러워
아침마다 전화하는 언니
매일 찾아와 시간을 함께 해 준 친구
따뜻한 밥상을 차려주신 목사님
기도로 함께해준 많은 이웃들.
사랑이 나를 살렸다.
감사꽃이 피었다.
먹을 수 있어서 감사
잘 수 있어서 감사
걸을 수 있어서 감사
노래를 부를 수 있어서 감사
아름다운 것을 느낄 수 있어서 감사
고통과 더불어 살 수 있음을 감사
다른 이의 아픔을 이해하게 되어 감사
좀 더 겸손한 자로 빚어주셔서 감사
또한 함께 울고 웃는 이웃들이 있어서 감사
지난 봄 벼락에 큰 가지 하나
툭 잘려져 나간 나무,
남은 가지 여기저기
감사의 꽃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