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두 번째 안행(雁行) / 허윤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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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25-02-17 10:57 조회1,01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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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두 번째 안행(雁行)
해피맘1조 허윤숙
2025년 새해가 밝히 빛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해피맘1조의 두 번째 ‘안행’이 시작되었다. 1월 17일 금요일부터 이어진 1박 2일 간의 시간은 다비다 아이들과 엄마들의 이야기로 가득했다. 설 명절을 앞두고 분주해진 마음도 뒤로하고, 7명의 엄마들과 11명의 아이들이 구로구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에 모였다. 구로구 항동의 아파트에 사는 김정은 자매가 단지 내의 게스트하우스로 우리를 안내했다. 오전에 근처 마트에서 장을 보고 야채를 씻으면서 저녁에 일을 마치고 오는 가족들을 기다렸다. 전기 불판에서 피어오르는 고기 연기가 숙소를 가득 채울 때쯤, 출출했던 아이들은 모두 밥상에 모여 맛있는 저녁 식사를 시작하였다. 식사를 마친 아이들이 하나 둘 자리를 뜨고, 삼삼오오 모여 각자 하고 싶은 보드게임이나 캐릭터게임을 하는 동안 엄마들의 식사가 이어졌다. 아이들의 작은 입에 맞게 고기를 작게 자르느라 고생한 미자 자매와 선주 자매도 숟가락을 들었고, 일찍 도착해서 상추와 야채들을 씻고 반찬들을 준비한 미혜 자매도 자리에 앉았다. 집에서 놀던 커다란 장난감과 갖가지 준비물을 한가득 챙겨 와서 나눈 나라 자매와 삼남매 뒤로 퇴근이 늦었던 원미 자매와 막둥이까지 한자리에 모였다. 소박한 식탁에서 피어난 엄마들의 수다가 다정하고 따뜻했다. 원미 자매의 삶은 계란은 항상 인기가 많았고, 미자 자매는 교회 김치를 우리에게 나누어 주었다. 숙소에서 가깝게 사는 죄로 그릇과 조리도구들 그리고 밥과 이불까지 날라 대느라 정은 자매가 많이 수고했다. 한 주간 일하고 금요일 저녁 시간에 모인 엄마들은 피곤할 만도 한데, 아이들이 떠들며 잘 노는 모습을 바라보는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흘렀다. 그리고 이 자리와 시간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은혜와 다비다의 사랑을 기억하고자 예배를 드렸다. 요새 다비다큐티모임에서 나누는 요한복음의 말씀 중에 19장 본문을 그대로 준비하였고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에 관하여 묵상하였다. 귀엽고 순순한 막둥이 주언이의 기도도 은혜로웠다. 왁자지껄하다가도 엄마를 따라 예배를 드리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밝은 미래를 보았다. 원래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아이들도 이날만은 새벽까지 맘껏 놀게 하였다. 엄마들도 낯선 밤공기를 가르며 무인커피숍을 잠시 들르고 숙소로 돌아와, 맨바닥에 곤한 몸을 누이고는 잠시 눈을 붙였다. 새벽이 지나고 아침이 되자 아이들은 안 먹던 아침도 맛있게 먹었다. 서로 헤어지기 아쉬워 항동 푸른 수목원의 산책길을 걸었다. 비행기를 날리던 남자 아이들은 날개가 부러져 실랑이를 하다가도 열심히 공놀이를 했다. 수목원 옆에 있는 항동 철길에서 잠시 사진도 찍고 조용한 커피숍에서 차 한 잔씩 하며 서로를 마주보며 못다 한 이야기를 하였다. 함께 모여 서로를 알아가니 돈독한 정이 쌓이고, 묵은 오해도 털어낼 수 있었다. 아직 서툴지만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며 세상을 살아가는 다비다의 엄마들을 따라 아이들도 열심히 날갯짓을 하는 듯했다. 두 번째 안행의 인도자 되어주신 하나님께서 여전히 우리를 따뜻하게 품어주셨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 여행을 위해 기도와 섬김으로 후원해주신 보이지 않는 손길들에 깊이 고개를 숙이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