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 짓는 바람 소리 / 송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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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25-05-14 12:59 조회3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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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짓는 바람 소리
필그림조 송화자
긴 겨울 속에서 얼마나 울었던가? 흐느끼던 바람 소리가 어느새 온 힘을 다해 봄을 부르는 소리로 바뀌었다.
2월에 불어오던 바람은 유난히도 차가웠다. 뺨을 스칠 적마다 뺨이 따가웠는데 슬그머니 착해진 바람 소리가 마침내 3월의 바람 소리가 되었다. 그 바람은 좋은 바람, 그리워도 견뎠던 바람, 수많은 꽃망울들을 틔우는 바람들의 소리였다.
우리는 이제 서울숲에서 4월의 바람 소리를 들었다. 꽃들을 만개케 하는 한없이 따뜻한 바람이었다. 주님의 온화한 숨결 속에 다비다들이 꽃처럼 모여 피어있는 모습. 아,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4월의 바람 소리는 더 이상 숨어 울던 바람 소리가 아니라 자신을 한껏 드러내며 미소 짓는 바람 소리였다. 필그림 자매들을 위한 최고의 소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