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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옷자락 잡고 / 하현심 후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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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20-10-14 14:29 조회20,1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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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옷자락 잡고

                                                                     하현심 후원자

 

28년 전 김혜란 목사님을 교회 직장인 구역으로 묶어주셔서 아무 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처음 뵈었을 때, 유난히도 눈빛이 맑고 빛났던 분임을 기억합니다. 턱없이 부족한 구역장의 설교에도 묵묵히 예배에 잘 참석하시고 겸손하시며 깊이가 있으셨습니다. 연약해 보이셔서 안쓰러운 마음이었는데, 홀로 가슴앓이 눈물골짜기를 통과하시면서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싱글맘들에게 동변상련의 마음으로 섬기고 계신 것을 알았습니다.

 

훗날, 다비다자매회의 기적과 같은 수많은 ‘그녀들의 story’를 세상에 내어놓았고, 한부모의 심각한 자녀문제, 경제문제로 인해 상처받은 마음, 분노, 외로움, 죄책감, 수치심 등 수많은 감정과 갈등으로 외롭고 지쳤을 때, 마음껏 고백하고 나눌 수 있는 안전한 믿음의 울타리를 세우신 것을 알았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그 크신 사랑에 힘입어 지금까지 변함없는 마음으로 이 사역을 감당하고 계셔서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하며 귀하신 분인지 이제야 고백 드립니다.

 

제게도 오랫동안 자식이 병든 지도 모르고 잘난 척하며 교만하게 살았었습니다. 작은 아들이 고2때 캐나다로 유학을 떠나 원하는 대학에 들어갔지만, 무기력하며 우울과 함께 강박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아들이 “죽을 거야!”라는 말을 했을 때, 겨우 정신을 차리고 날마다 하나님께 새벽제단에 눈물로 매달렸지만, 하나님께 전적으로 맡기지 못하고 제 욕심으로 달라고만 하는 기도에는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함께 있으면 나아질 줄 알고 두려움을 안은 채 아들에게로 날아갔습니다. 그러나 1년이 지나도 저는 남편에게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자신이 필요할 때 옆에 있어 주지 않았다며 엄마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분노를 수시로 터트리는 아들에게만 문제가 있다고 여겼습니다. 그 어떤 것도 기대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 갇혀 죽을 것만 같았습니다. 더구나 구구절절 남편에게 전하고 도움을 요청했지만, 실질적인 도움을 받지 못해 더욱 좌절하였습니다. 자녀에게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관심을 가진 것이 아니라 조종통제하며 잔소리만 해댔던 저는 정말 지옥을 살았습니다. 당연히 해야 할 일보다는 제가 하고 싶은 일만 한 것 같았고, 엄마의 때를 잘 지키지 못하고 하나님과 세상을 양손에 쥐고 제 뜻대로 살아온 삶의 결론이요, 제 믿음의 실체를 확실하게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도망치다시피 남편에게 되돌아온 저는 피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기에 멘토의 권유로 회복연구소에서 상담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땐 저의 가족을 구원의 길로 돌이키시려 찾아오신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아들의 수고로 두 손 들고 항복할 수밖에 없는 저의 한계를 인정했기에 비로소 주님과의 새로운 관계가 시작되었습니다.

 

고난의 훈련이 축복이라는 말씀의 의미를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이사야 41장 10절 말씀과 “내 이름으로 일컫는 내 백성이 그들의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낮추고 기도하여 내 얼굴을 찾으면 내가 하늘에서 듣고 그들의 죄를 사하고 그들의 땅을 고칠지라.”(역대하 7:14~15)는 말씀으로 위로해주셨고, 제가 아무 것도 아닌 것과 주님께 묻지 않고 기도하지 못한 죄를 회개케 하시고서야 진정한 평안을 주셨습니다. 지금 이 순간까지 불쌍히 여겨주셔서 주님의 옷자락 잡고 성전에 꼭 붙어있게 하심에 감사뿐입니다.

현재, 저의 가족은 평생이 될지 모르지만 회복의 과정 중에 있습니다. 그러나 저 한 사람의 변화 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가족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영적인 눈과 혹시 일방통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늘 자신을 점검해볼 수 있는 기도의 마음을 주신 것은 커다란 선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세상 사람들 눈에는 내놓을 만한 열매가 없는 제 처지가 한심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주님의 사랑을 신뢰하며 13년 동안 겸손하게 상담사의 길을 걸어오고 있습니다.

 

더불어 하나님의 은혜로 다비다자매 여러분을 1년 동안 그룹상담과 개인상담하면서, 한부모된 자매님들의 진실한 고백 속에서 아픔과 상처를 서로 끌어안을 수 있었음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상담을 통해 오히려 제가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환하게 웃으며 상담실을 떠나가는 뒷모습에서 어깨가 가볍게 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문제와 갈등이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연약하고 무지하기 때문에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고통에는 반드시 하나님의 뜻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곁에는 늘 기도하시는 목사님, 믿음의 동역자들, 든든한 공동체를 붙여주셨습니다. 인생의 어떤 순간도 동굴 속에 자신을 가두지 않고 다비다자매회 같은 회복의 자리로 나오기만 한다면, 새로운 기쁨과 소망으로 살아나게 하실 겁니다.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저희 모두에게 주님을 바라보게 하시고 기도하게 하시니 참 감사합니다.

 

오늘도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살후 5:16~18)는 말씀을 읊조리며 주의 손에 저의 손을 포갭니다. 다비다자매 여러분, 사랑하는 자녀들과 세상 끝 날까지 주님께서 동행해주실 것

을 믿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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