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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시키시고 사용하시는 하나님 / 유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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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20-11-11 11:15 조회19,88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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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시키시고 사용하시는 하나님

유미숙

 

저는 2008년 8월, 팀수양관에서 열렸던 여름캠프 때 제가 운영하던 ‘모자가정’이라는 온라인 카페 회원 두 분과 함께 다비다자매회에 처음 왔었습니다. 다비다자매회를 알게 된 것은 직장동료였던 최연희 자매님을 통해서였고요.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게 된 것은 2006년도였습니다.

저를 예전부터 알고 계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2001년에 이혼 후 아이를 키우며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비다자매회를 만나서 가장 어려운 시기를 넘길 수 있었다는 감사한 마음이 이제야 듭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저희 아이가 작년 7월에 입대하여 내년 1월 말이면 제대를 앞두고 있기에 아들도 집에 없고 혼자 있으니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돌아보면 감사할 일들이 너무 많습니다. 제 생애 가장 기뻤던 일을 꼽는다면 예수님을 믿고 구원의 확신을 얻은 것과 아들이 고등학교를 무사히 졸업한 일입니다. 세상에 모든 부모들은 누구나 할 것 없이 자식 잘 되는 게 소원일 것입니다. 저도 하나밖에 없는 자식 제 나름대로는 정말 열심히 잘 키워보려고 했지만, 제가 퍼부은 사랑의 방식과 아이가 원하는 사랑이 너무 핀트가 안 맞았습니다. 아이는 20%만을 바랐는데 저는 제방식대로 120%를 쏟아 부었습니다. 결국 하나도 제대로 맞지 않아 저도 아이도 지칠 대로 지쳐 생을 내려놓으려고 했던 적도 여러 번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가장 선한 방법으로 저와 자녀의 관계를 회복시켜 놓으셨습니다. 거기에 보너스로 전 남편과 자녀가 하나님을 믿는 기적 같은 일도 선물로 주셨습니다. 그리고 강퍅하고 변덕스러웠던 제 마음에 예수님의 심장을 이식해 주셔서 지금은 최소한 자녀에 대한 마음은 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존귀하게 여기고 사랑할 수 있게 되었고 긍휼한 마음도 주셨습니다.

저는 가끔 제 마음을 점검해 봅니다. 아들을 있는 그대로 존귀하게 여기고 사랑하는지를요. 신기하게도 그때 이후로 변하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한국 미혼모 지원 네트워크’라는 미혼모와 그 자녀를 돕는 곳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일하면서 좋은 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하지만, 저는 제가 하는 일이 좋은 일이라서라기보다는 가슴이 뛰는 일이라서 합니다. 그리고 이 일을 하게 하신 분이 하나님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저는 스스로를 사회선교사라고 생각합니다. 매일 출근해서 제 책상에 앉아 이런 기도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오늘도 제 마음이 아닌 예수님의 마음으로 엄마들을 상담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성령 하나님 함께 해주세요.”라고요. 이 기도는 회사에 출근하면 한 번도 빼놓지 않고 하는 기도입니다. 저를 위해 중보해 주시는 분이 있는 것처럼 저도 얼굴도 모르는 미혼모들을 위해 매일 기도합니다.

매일같이 걸려오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엄마들의 전화. 하루에 어느 때는 10통이 넘는 전화(한 통화에 30~40분 상담)를 받고 있으면 지칠 만도 한데, 3년째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아들이 “엄마? 엄마는 매일 어려운 사람들의 이야기 듣는데 괜찮아?”라고 물었습니다. “어, 나는 괜찮은데?”라고 이야기했더니 “나는 가끔씩 엄마가 미혼모 이야기하는 것만 들어도 우울증 걸릴 것 같아. 나한테 미혼모 이야기 안 했으면 좋겠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후부터 저는 가까운 가족들에게는 미혼모 이야기를 잘 하지 않습니다. 대신 블로그에 미혼모 이야기를 글로 올리고 있습니다. 최근 어떤 미혼모가 중고 물품 직거래 사이트인 ‘당근마켓’에 아기를 입양한다는 글을 올려 사회적으로 많은 이슈가 되었는데, 그 일로 인해 저는 여러 신문사로부터 인터뷰 요청을 받았습니다. 그 전에도 미혼모 관련 기사가 여러 번 나오면서 본의 아니게 인터뷰를 하게 된 적이 많았습니다. 저는 많은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별로 좋아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여러 사람 앞에 서면 목소리도 긴장되고 많이 떨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일하면서 미혼모의 입장을 대변하다 보니 대중 앞에 설 일이 많아졌습니다.

엄마들을 상담하면서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고자 정책 제안도 하게 되고, 바뀐 제도를 모르고 도움 받으러 갔던 한 부모 엄마들을 돌려보내는 공무원과 자주 다투기도 합니다. 전국 곳곳에 이른 나이에 부모가 된 청소년들을 만나면서 그들을 어떻게 도와줄지 함께 고민도 합니다.

저는 제가 하나님을 믿지 않을 때 이혼 후 곧장 돈을 많이 벌어보겠다고 취득한 공인중개사 자격증이 한 부모들을 위해 임대주택 관련 컨설팅을 하는 일에 쓰일지 몰랐습니다. 재개발조합에서 근무할 때 상담을 해오는 한 부모 엄마들이 많으니 조합장님이 사회복지사를 해보는 게 어떠냐는 한 마디에 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하고 이 일을 하게 될지 몰랐습니다.

또한 그룹 홈에서 한 부모 엄마들이 맡긴 아이들을 돌보다가 그 맡긴 엄마와 아이가 함께 살도록 도와주게 되면서 여기서 일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것조차 저는 몰랐습니다. 제가 한 부모가 되어 아이를 혼자 키우면서 겪은 갖가지 일들이 다른 엄마를 상담할 때 필요하게 될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겨우 졸업한 제가 2년제 대학을 사이버로, 또 2년을 편입해서 총 4년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까지 졸업할지 몰랐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아들도 제가 키운 것이 아니기에 제 자랑을 할 수 없습니다. 아들이 저와 갈등이 아주 깊었을 때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나는 나중에 엄마가 바라는 대로 크지 않을 거야. 잘 안돼서 엄마가 아들 잘 키웠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하게 할 거야.”라고.... 그래서 저는 그때부터 아들을 오직 ‘하나님의 자녀’로 삼기로 하였습니다. 제 휴대폰에 아들의 전화가 걸려오면 발신자가 ‘하나님의 자녀’로 뜹니다.

여전히 저에게는 많은 돈이 없지만, 한 달을 일해서 월급을 탈수 있고, 14년이 넘은 가스레인지와 주운 밥솥을 쓰고 있지만 작동이 잘 되고, 많은 옷은 없지만 일주일에 두세 번 갈아입을 만큼은 있고, 갚고 있는 학자금 대출이 있지만 2~3년 후면 모두 갚게 되고 매일 기쁘게 출근할 수 있는 직장이 있어 행복합니다.

돌아보면 모든 것을 준비시키시고 일하게 하시는 하나님을 알게 하셨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저를 예수전도단 BEDTS에 등록하게 하여 신앙훈련을 받도록 도와주신 다비다자매회 김혜란 회장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저와 제 아이를 위해 기도해 주신 다비다 집사님, 권사님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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