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발 뒤에서 응원해주세요 / 양호근(김화영 자매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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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21-09-22 16:19 조회16,45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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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 뒤에서 응원해주세요
양호근(김화영 자매 아들)
안녕하세요! 저는 양호근이라고 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단하게 제 소개를 드리자면 한국체육대학교를 졸업하고 현재는 피티루트라는 피티샵(PT shop) 브랜드를 만들어 3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다비다에서 이번 강연을 부탁하셨을 때 어떤 내용으로 말씀을 드려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우선 제가 다비다와 인연을 맺고 지금 이 순간까지의 과정과 지나오고 나서 느꼈던 점들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혹시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면 그분들께 저의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중학교 1학년 때 아버지가 위암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나셨는데요, 처음 병원에 가셨을 때 이미 위암 말기,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으셔서 아버지도, 저희 가족에게도 정말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 투병생활을 하시며 하나님을 만나셨고, 돌아가시며 "천국에 참 좋은 우리 집이 있다."라고 말씀하셨던 것이 제 신앙생활의 시작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머니는 아버지의 빈자리를 느낄 여유도 없이 갑자기 중학생 두 명을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 되셨고, 그 무게를 하루하루 술에 의존하며 힘겹게 버티셨습니다. 다행히 누나가 일찍 철이 들어 저보다 엄마를 잘 이해했고 저는 중2병이 와서 반항하고 대들고 철없이 굴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머니께서 다비다 가족들끼리 여행을 가자고 해서 얼떨결에 따라가게 되었는데, 그때 제 또래의 신앙심이 저보다 훨씬 깊은 친구들을 만나 친해지면서 제 삶에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하는 기준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주변을 보면 힘든 가정환경에 처한 친구들 중에서 청소년기 때 심하게 방황하거나 안 좋은 길로 들어가는 친구들도 많이 봤는데, 신앙생활과 좋은 친구들이 저를 방황하지 않도록 잡아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운동하는 것을 좋아했고, 남들보다 잘하기도 해서 자연스럽게 체육 쪽으로 진로를 잡았습니다. 고2 전까지는 친구들과 신나게 놀러 다니기 바빴고, 고2 때부터 제 스스로 체육대학을 가기 위한 정보들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고려대학교에 가고 싶어서 고려대학교 체육과를 다니는 형들에게 운동 과외를 받으며 꿈을 키웠습니다. 오로지 "고려대학교 체육교육과를 들어가야겠다!"는 뚜렷한 목표를 정하고 매진했던 것 같아요. 목표가 생겨서 내가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해야 할 것들이 정해지니 스스로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요.
게다가 어머니께서 그래도 꾸준히 영어와 수학 학원을 보내주시거나 과외를 시켜주셔서 체대를 준비하는 친구들에 비해 성적이 나쁘지 않은 편이라 대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컸었습니다.
그러나, 원하는 만큼의 수능성적이 나오지 않아 고려대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한체대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재수하라고 권유하셨지만 한체대에서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났고 지금은 오히려 한체대에 가길 잘했다고 생각이 듭니다. 여기까지가 제 학창시절의 스토리입니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방황하기 쉬운 시절, 신앙심이 깊은 친구들을 만나 신앙심이 생기며 순탄하게 잘 넘길 수 있었다. 목표가 생기니 스스로 열정과 의지가 생겨서 열심히 할 수 있었다. 어머니가 꾸준히 학업에 신경써주셔서 대학을 선택할 때 유리했다."입니다.
성인이 되고 나서는 군대에 있을 때 진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저는 군대 가기 전까지 체대입시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었고, 제가 키도 크고 체격도 예쁜 편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서 몸을 만들면 분명 멋진 트레이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학교 인맥을 통해 피티샵을 오픈하는 선배님을 소개받아 견습생부터 5년간 트레이너 생활을 시작했어요. 운이 좋았던 것이 너무 좋은 대표님을 만났던 점. 배울 점도 많았고, 저를 정말 동생처럼 아껴주셔서 저도 제 20대를 모두 쏟아부을 만큼 열심히 일했던 것 같습니다.
29살에 센터 직원들끼리의 문제로 제가 그만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곧 서른이고 다른 곳에 가서 또 적응하려면 적어도 반년 이상은 걸릴 텐데, 그 시간이 너무 아까운거예요. 그래서 그때 "내 브랜드를 만들자."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진 돈은 얼마 없었어요. 이모께서 잠시 묶여도 되는 돈이 있으셔서 그 돈으로 보증금을 메우고 인테리어나 기구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운 좋게 오픈해서 지금까지 잘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제가 그간 살아오면서 깨달은 점 몇 가지를 나누고 싶습니다.
1. 일단 뭐든 부딪혀봐야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고 빨리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제까지 좋은 일도 있었겠지만, 정말 스트레스 받고 힘들었었던 순간들도 지나고 보면 저를 더 강하고 단단하게 만들어주었던 것 같아요.
2. 매사에 긍정적으로! 저는 미리 다가오지도 않을 걱정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제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서도 오랜 시간 머물러 있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3. 더 도전적으로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마지막으로 어머니들께 해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늘 하시는 말씀이 "더 좋은 부모들처럼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인데 전혀 미안하게 생각하실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부모님은 낳고 사랑을 주고 길러주시기만 해도 됩니다. 어차피 자기 인생은 자기가 개척해나가야 합니다. 충분한 사랑과 함께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시고 한 발 뒤에서 응원을 해주세요. 각자의 속도가 있는 것이기에 너무 조급해 하지 않으셔도 돼요. 중학교 때 비행청소년이었던 저의 제일 친한 친구는 4수까지 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다가 얼마 전에 한의원을 개원했답니다.
힘든 시간들도 결국 지나가더라고요. 하지만 건강관리에는 꼭 신경써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