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알게되다 / 김경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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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5-11-13 15:50 조회47,26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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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알게 되다
김 경 애
2014년 6월 4째 토요일, 생일날에 다비다 정기모임에 앉아서 마음 속으로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이 자리를 저에게 선물로 주셨군요. 감사합니다. 진짜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심을 여기서 확실히 느끼게 해주세요.”
세상을 열심히 살다가 지칠 대로 지친 후 교회를 다니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누군가로부터 성구 액자를 받았습니다. 아무리 읽고, 외우고, 곱씹어 봐도 알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말씀이 씌어 있었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자들이 나의 사랑을 입으며 나를 간절히 찾는자가 나를 만날 것이니라.”(잠8:17)
이 말씀대로 하자면 나 자신은 문제에 딱 부딪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부터 저에겐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 사랑을 저는 모릅니다. 부모님으로부터 사랑을 느껴본 적 없고 아들을 키우면서도 사랑을 줄줄 모르는데 하나님을 어떻게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하나님의 사랑을 입을 수도 없고, 알지도 못하는 그 사랑을 어떻게 간절히 찾을 거며 어떻게 만나기까지 한단 말입니까? 이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한 말로 되어 있는 성경말씀은 수수께끼요 퍼즐이었고 퀴즈였습니다.
그렇게 답을 모른 채 답답하지만 교회생활을 시작하게 되었고 눈에 띄는 건 온통 할 일 투성이었기에 보이는 대로 맡겨지는 대로 일을 했습니다. 내가 교회를 다니다니! 인정받는 재미가 있었던지 충성, 봉사, 헌신을 누구보다 더 잘하려는 신자가 되어갔습니다.
그러나 집에 돌아오면 아들, 태형이에게 오늘 배운 말씀을 못 외웠다고 화를 내며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를 준다고 때리며 야단치며 소리 지르는 이중의 생활이 이어졌습니다. 아들은 키가 나와 같아지는 순간 대들기 시작했고 위협했으며 격렬한 사춘기를 몇 년 동안 겪으며 두 사람 사이에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을 즈음, 다비다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정기모임에 가서 “뭐 이런 생일이 있나? 여기는 싱글맘 모임인데 내 인생 뭐이러나?” 기막혀 하고 있는 중에 김혜란 회장님이 ‘싱글맘 뉴라이프스쿨’을 연다며 참석하라 하셨습니다. 망설이던 중 강사로 청소년 상담 문소장님도 오신다고 하셔서 그분을 통해 저렴한 대안학교를 알아볼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프로그램에 참석했습니다.
프로그램 마지막 순서였던 다비다 여름캠프에 아들과 어색한 마음으로 갔었는데 한 방을 사용하게 된 박수자 언니가 자꾸 나에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사람들은 내 인상이 무섭다면서 나를 멀리하는데 이 언니는 참 특별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밤새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저런 분 같은 상처 있는 위로자도 있구나.”라는 감동이 있었습니다.
얼마 후 아들은 소아정신과 병원 안에 있는 대안학교에 입원하게 되었고 혼자 생활하게 된 저는 기도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그해 가을을 맞아 ‘다비다 하늘 떡 잔치’가 있었는데, 어딜 가든 늘 함께 다니는 아들 없이 혼자서 참석한 캠프는 쓸쓸했습니다. 크리스티나 김 선교사님의 말씀은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계셨지만 제 마음은 공허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아들이 퇴원을 할 텐데 걱정이 되었습니다. 같이 생활할 것을 생각하니 또 힘들까 봐 싫었습니다.
김혜란 목사님의 권유로 ‘치유 회복 12단계’에 참여하게 되었고 이번 기회에 반드시 회복되리라는 기대를 품고 갔습니다. 지원그룹 참여를 통해 내가 아들에게 말을 함부로 하여 많은 상처를 주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원그룹에서 교육받은 날은 아들을 면회하러 갔고 그 날 배운 대로 말하였고, 또 말을 잘못하겠으면 입을 다무는 훈련도 하며 지내던 어느 날부터 “그동안 아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고 아들이 하는 말이 귀에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병원에 찾아가면 “왜 나한테 그랬어? 난 여기서 살 거야 나한테 오지 마!” 라고 말하던 아들이 얼마쯤 지난 뒤,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엄마도 힘들었지....”라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덧 아들은 자라 있었습니다. 그 후로는 좋은 말로 말할 자신이 있을 때 아들을 만났고 대체로 아들의 말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8월 여름 아들의 퇴원을 앞두고 아들과 다시 함께 가게 된 설곡산 다비다 여름캠프는 작년에 갔던 같은 곳인데도 전혀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주방에서 앞치마를 입고 봉사하는 아들은 내겐 자부심이 되어 있었습니다. 마지막 발표시간에 그동안의 일들을 회원들 앞에서 원고도 없이 말하고 있는데 바깥에서 내가 하는 말을 들은 아들은 “엄마 고마워. 나 위해 노력 많이 했네. 우리 잘 해보자. 내년에도 꼭 오자.” 하는 것이었습니다. 기쁨과 보람을 가슴 가득 안고 돌아오는 행복을 누리는 은혜가 있었습니다.
아들은 2학기 개학과 동시에 일반 고등학교로의 전학 형태로 등교하게 되었습니다. 밖에 나가 잘 하리라 결심했던 아들은, 갑자기 주어진 자유와 함께 빠른 속도로 예전 생활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매주 토요일마다 예전 친구들과의 만남을 차단시키며 내가 교육받고 있는 ‘치유와 회복 연구소’에 함께 데리고 다녔습니다. 언제까지 아이를 감시하고 관리할 수 없는 노릇인데도 늘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나에게 강사님께서는 아들이 약속을 어기면 스스로 재입원하겠다는 각서를 받고 한 번 기다려보자고 하셨습니다. 그러던 중 어김없이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나는 약속이니 스스로 재입원하라고 다그쳤습니다. 아들은 하루를 버티더니 다음날 아침 병원을 가겠노라고 스스로 짐을 챙겨서 집을 나섰습니다.
아들과 함께 지내는 동안 아들이 이탈할까 봐 온 신경을 곤두세워 지키고 감시하며 두려움과 불안으로 견디기 힘들었던 자신이었습니다. “이제 약속을 어겼으니 벌을 받는 것이 마땅하겠지.” 솔직히 홀가분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는 7월부터 다비다에서 개설한 ‘예수님의 사람’ 제자반 훈련도 받고 있었는데 아이를 재입원케 한 이틀 후 제자반 훈련에 갔을 때 김혜란 목사님께서 태형이의 안부를 물어보시는 것이었습니다. 재입원의 경유를 말씀드렸을 때, 목사님께서 갑자기 목소리가 잠기시더니, “그 아이가 얼마나 힘들까요. 1년 동안 그곳에서 세상과 차단되어 혼자 지내다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다시 입원하기가 죽도록 싫었을 텐데 자기 발로 다시 가다니, 그 마음이 어떨까요? 잘못했으니 벌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는 율법적인 반응을 하지 마시고 이때에 아들이 자신의 잘못을 용서해 주시는 엄마의 사랑과 은혜를 알게 하는 기회가 되도록 다시 데려오시면 좋겠어요.”라고 하셨습니다.
목사님 말씀의 내용보다 “그분 목소리의 떨림은 뭘까? 난 내 아이라도 그리 슬프지 않은데 저분이 느끼는 마음의 아픔은 뭘까?”하며 밤새도록 생각해보니 그게 바로 예수님의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나는 오랫동안 어리석은 고집불통인 나를 이끌어 줄 강력한 리더를 구하는 기도를 했었습니다. 그 강력한 리더를 구하는 기도는 결국 사랑이 많은 분 김혜란 목사님과의 만남으로 응답을 받았습니다.
아침 일찍 아들을 데리러 병원으로 가는데, “말씀대로 순종하며 살자. 내가 순종하지 못함으로 이런 모든 문제가 발생했구나.”하는 정신이 들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온 아들을 다시 학교에 등교시킨 후 기도하였습니다. “이제야 찾은 평안입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부모로부터 받아본 적 없어서 사랑을 모르고 알 수도 없는 그 사랑이 알아지고 보여지고 들려왔습니다.
“태형아, 할머니에게 가자”, “엄마는 할머니 싫어하잖아?” “그래도 가야지. 하나님의 말씀이니까...” 예수님을 믿으면서도 마음으로 용서할 수 없는 나의 엄마, 늘 날 힘들게 했던 그 엄마를 아들과 함께 찾아뵈었습니다. ‘예수님의 사람’ 제자반에서 반복하여 주시는 말씀 “나는 죽고 예수로 사는 삶” 나로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이 실재가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늘 “아들은 내가 책임 질 테니 너는 사랑만 하라.”라고 하십니다. 이제야 내가 소원하던 전도자의 길을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놀라우신 사랑으로 태초부터 하나님 계획 속에 내가 있음을 이제는 압니다. 오늘도 하나님의 뜻을 먼저 구합니다. 믿음으로 사는 삶을 살아감으로써 일어나서 함께 가자는 음성에 순종하렵니다. 고멜과 같은 삶을 살았던 저를 사랑해주시는 주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