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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아온 길 / 정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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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16-03-17 15:20 조회43,56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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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살아온 길

정은혜

저는 두 자녀를 양육하고 있는 여성가장으로서 안양에 살고 있습니다. 2년전 10여년 만에 만난 김애연 자매 소개로 우연히 다비다를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 다비다에 들어오던 걸음은 부담스럽고 무거웠지요. “다비다는 어떤 곳일까? 무엇을 하는 곳일까? 어떤 사람들이 모일까? 난 가서 뭘 해야 하지?” 등등의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참석해 보니 서로 허물 없고 부담 없이 이루어지는 대화와 소통 분위기와, 레크레이션과 여름 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매료되고 말았습니다.

저는 ‘이혼녀’입니다. 약 15년 전부터 친정집에 얹혀살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전남편의 도박중독 때문이었습니다. 놀음하는 게 너무 재미있다고 집 나가면 며칠씩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가정을 지키기 위해 목사님께 상담치유받기를 권했고 상담센터에 의뢰도 해봤지만 전 남편은 다 거부했고 더 심해져가서 도저히 가정을 이루어 갈 수가 없어 이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성가장으로서의 삶이 얼마나 고달프고 어려움이 많은지에 대해서는 긴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생업을 위한 직업을 가지는 것이고 그 다음은 자녀양육일 것입니다. 저의 집에도 언제부턴가 무시무시한 사춘기란 놈이 들어와서 저를 아주 힘들게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 큰아이의 사춘기가 아직 끝나기 전에 작은아이까지 쌍으로 반항의 핵폭탄을 터뜨렸습니다. 저는 늘 패자로 뒷전에 힘없는 앉은뱅이로 주저앉게 되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왜 하필이면 나에게 이런 시련을? 아픔을?...”하면서 슬퍼하고 하나님 아버지께서 제게 복을 주지 않는다고 어리석게 원망하고 탄식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방황하는 자녀들을 보는데 저 자신이 누가복음 15장의 탕자처럼 아버지의 품을 떠나 얼마나 방황했는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전지전능하신 주님께 먼저 아뢰고 간구하기보다 먼저 내가 하려고 애쓰며 끙끙대던 저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면서 주님께 간절히 용서를 구하게 되었습니다. 주님 것을 내 것이라고 한 것, 두 자녀들과 잠깐 머물 세상에 주님께서 잠시 맡겨둔 것을 내가 주인 행세를 했던 것, 물거품같이 사라질 재물과 명예를 좇아 욕심을 부렸던 것 등등. 이 모든 것들을 다 주님 앞에 내려놓고 주의 인도하심 따라 가겠다며 눈물과 기도로 회개했습니다.

그 후 어느 날, 큰아이가 제게 말했습니다. “엄마, 저 학원 보내주세요. 저도 자격증을 취득해서 대학을 못 가게 되더라도 취직은 해야 되니까요.” 저는 뭔가 잘 못 들었나 싶어 얼어붙은 채 멍하니 있었더니 큰아이가 다시 말했습니다. “그동안 공부를 잘했으면 몰라도 이제 와서 안하던 공부를 잘 하겠다는 것은 거짓말이고 어떤 일을 해도 하나라도 잘 해야지 하는 생각에 잘 생각해보니까 나는 ‘회계’가 제일 재미있어. ‘회계’ 시간만큼은 시간 가는 줄 모르겠어, 선생님도 잘한다고 칭찬해 주셨고.” 저는 “이게 뭔 말이냐?”할 정도로 너무 놀라웠지만 기쁜 마음에 한 달 급여의 반을 학원비로 지불하고 등록해 주고,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렸습니다. 아이가 엄마 품을 떠나고 저 혼자인 줄 알았었는데, 제가 먼저 아버지 품안에 들어와 있으니 아이가 엄마 품에 있는 게 보였습니다. 아이에게 일어난 일을 통해서 감사하는 맘으로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정해진 때가 있습니다. 아버지께서 절대로 외면하거나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결코 혼자가 아닙니다. 하나님 아버지의 손길은 언제나 저와 함께 하셨고 아버지께서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해 주셨고 제가 원했던 것보다 더 아름답고 더 크고 비밀한 일들을 보여주셨습니다. 그분이 바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십니다. 그 때를 기다릴 줄 아는 믿음을 가지고 원망하지 말고 감사하는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지금 다비다에 계신 여러분들께서는 저보다도 더 많은 간증거리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다비다에서의 우리들의 만남도 하나님의 깊은 뜻이 분명히 있고 그 분의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다비다에서도 이루어질 것을 믿습니다. 우리는 아픔과 슬픔을 나누고 기쁨과 즐거움을 함께하면서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용기가 되고 응원이 되면서, 다비다의 싱글 맘으로서 서로에게 치유와 회복에 큰 영향력을 끼치게 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계속 다비다에서 함께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면서 소통하지 않으실래요? 지금까지 함께하신 다비다 식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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