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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나의 서울생활 / 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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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20-12-16 13:58 조회19,26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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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나의 서울생활

박선미

 

내가 다비다자매회에 온지도 어언 13년이 되어간다. 어느 온라인 카페에 유미숙 자매님이 올린 ‘다비다여름캠프’에 참석을 하면서부터다. 나는 지방에 살았기에 정기모임에 자주 참석하지는 못했다. 간혹 송년모임이나 캠프에 참석하여 자매들을 만나면 그렇게 반갑고 즐거울 수가 없었다. ‘서산댁’이 왔다며 반겨주는 언니들한테 친정 언니 이상의 정이 느껴져서 그런지 다비다를 향한 발길은 언제나 즐거웠다.

나는 도시에 대한 동경과 이것저것 배워보고 싶은 욕심이 많았기에 “어서 고향생활을 정리하고 서울로 가야겠다.”라는 마음을 늘 품고 살았다. 또 20년이 넘는 당뇨로 인해 합병증의 염려가 자꾸 마음을 무겁게 하였는데, 그 무렵 나처럼 1형 당뇨인 지인의 딸이 췌장이식수술을 받고 나니 정말 사는 게 좋아졌다며 그 지인이 나도 빨리 췌장이식을 받으라고 적극 추천하는 게 아닌가. 중고등학생인 아이들도 서울에서 공부하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과 수술을 받고 건강해져서 동경하던 서울생활을 할 수 있겠다는 설렘에 나는 주저 없이 2년 전, 서울 이사를 감행하였다.

 

이사 온 집 주변은 북한산 둘레길과 공원이 잘 조성이 되어 있어 산책하며 힐링하기에 그야말로 최적의 환경이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봄날부터 선물로 받은 자연 환경을 한껏 즐기기로 했다. 자연 속에서 나는 코로나 블루에 빠지지 않고 하나님의 멋지고 위대한 창조를 찬양할 수 있었다. 자연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입고 감동을 주었겠지만 나는 이전에는 무엇에 쫓기듯 마음이 분주하여 그 신비로움을 알지 못했다.

거의 매일, 일상처럼 아침을 일찍 먹고 운동화 끈을 질끈 매고 산으로 향하면 나무와 풀과 바람, 새들은 반갑게 언제나 나를 맞아주었다. 정자에 앉아 흔들거리는 나무와 바람을 뺨으로 느끼면, 나도 모르게 흘러내리던 뜨거운 눈물. 꽁무니에 모터를 달고 쉬지 않고 달리던 삶에서 떠나 이렇게 자연을 만끽하고 그분에게 감동하며 살아가니 세상에 부러울 것 없다.

 

내게 일주일 중 가장 기다려지는 날이 있다면 바로 화요일이다. ‘다비다 큐티’로 10여 명의 자매들이 모이는 날이다. 함께 신앙을 나누고 고민도 상담하며 정이 오가는 아름다운 자리다. 믿음이 부족하고 감정의 기복도 거센 편이라 나는 늘 청개구리 같았다. 도대체 순종이라고는 눈곱만큼도 모를 만큼 제멋대로다. 섬세하신 이영복 국장님의 인도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알아가기 시작했고 청개구리인 나도 그분이 엄청나게 사랑하는 딸이라는 사실을 거듭 느끼게 되었다. 육신이 약하고 환경이 좀 어렵더라도 이 삶이 나의 근원이신 분이 하나님이심을 알아가는 과정이니, 고난 또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국장님의 표현대로 마침내 그 사랑에 항복하게 된다.

왜 다비다 싱글맘 자매회가 귀한지 자매님들과 함께 나누며 더 새롭게 알게 되었고, 묵묵히 하나님의 음성에 따라 이 사역을 27년 동안 해오신 김혜란 목사님의 영성에 존경심이 터져 나왔다. 기본 멘탈도 강하셨겠지만 이 일이 사명임을 알았기에 순종하고 나아가신 게 아닐까. 어딘가 홀로된 슬픔을 누르고 견디고 있을 자매들에게 활짝 문을 열고 기꺼이 사랑의 쉼터로 내어주는 다비다가 정말 귀하고 감사하다.

서울로 이사를 앞두고 있을 때 “서울에 가서 뭐해 먹고 살 건데? 서울생활 만만치 않을 텐데.” 주변에서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나 또한 적잖이 걱정이 되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염려하지 말라.”라는 주님의 이 한 마디가 심비에 새겨졌다. 근로무능력자로서 지원 받는 정부 보조금만으로는 세 식구가 생활하기에 턱없이 부족하지만 놀랍게도 2년 간 전혀 궁핍하지 않았고 오히려 풍요로웠다. 끊임없이 집으로 일용할 양식이 들어왔으며, 출석한지 얼마 안 된 교회식구들이 종종 보너스(?)를 보내왔다. 거기에다 다비다에서 받은 영성은 어떠한가! 나는 노예가 아닌 모든 것의 주인이신 그분의 진짜 딸임을 온전히 고백하게 되었다. 이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나는 내일도 옷깃을 여미며 산책길에 나설 것이다. 화요일이면 정다운 자매들을 만나러 큐티 모임에 참석을 하고 은혜를 받을 것이다. 저녁이면 장정이 된 아들 녀석과 새침데기 딸과 함께 하하호호 웃음꽃을 피울 것이다. 어느새 2020년의 끝자락이다. 오늘도 나의 서울생활은 이렇게 잘 익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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