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발수레」를 읽고 / 유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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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16-10-13 15:14 조회35,69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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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발수레」를 읽고
유숙자
큰 소리로 웃어서 주위 사람들마저 소리 내어 웃을 수 있게 하는 리더십이 강하고 명랑한 한 소녀를 기억하며,「외발수레」(교회성장연구소 발간)라는 책을 펼쳤다. 천부적으로 예능에 대한 재능을 타고났다는 것을 암시해 주는 듯한 곱슬머리는 지휘를 할 때마다 딱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그런 소녀였다. 바로 고등학교 졸업 후 45년 만에 만난 이 책의 저자 김혜란 목사이다. 책을 읽으며 내가 알고 있는 저자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사실들에 관한 이야기들은 비밀을 알아내는 듯한 긴장감으로 심장을 쿵쿵 뛰게 했다. 밤이 새는 줄도 모르고 단숨에 읽었다.
이 책은 하나님의 냉철하시고 치밀하심, 그리고 한없는 사랑이 저자를 통하여 수십 년 긴 세월 동안 어떻게 섭리와 계획을 이루어 가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저자가 기도를 통해 하나님께 물었던 “왜?” “왜?”라는 수많은 질문들은 20여 년 동안 ‘다비다자매회’ 회장직을 맡고 감내한 고통과 헌신적인 수고가 얼마나 컸던 지를 보여주고도 남는다. 복음의 좁은 길을 가고 있는 아름다운 저자의 모습은 더 이상 내가 아는 그 소녀가 아니었다.
나는 이러한 하나님의 위대하심과 하나님의 절대적인 능력에 또 한 번 전율을 느꼈다. 또한 외로움, 번뇌, 병상의 고통, 남편과의 사별, 아이들의 양육 등 그 고단함의 과정들을 어쩌면 흐르는 시냇물처럼, 노래하듯, 매끄럽게 풀어낼 수 있는지 저자의 표현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책 읽기를 게을리 하는 나도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남편과의 사별을 묘사한 부분을 읽으며 “어쩌면 그렇게 완벽하리만큼 성숙된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절로 나왔다. 죽음마저도 주님께 맡기고 의연함을 보여준 모습은 선택받은 주님의 자녀들이 아니고선 도저히 할 수없는 일일 것이다. 저자 부부에게 늦게나마 존경의 입맞춤을 보내고 싶다.
이 책은 크리스천과 싱글맘들은 물론 모든 이들에게 믿음의 가정이 역경을 어떻게 승화시키는지, 그리고 어머님의 간절한 기도가 어떤 결과를 나타내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어머니의 기도가 자자손손에 이르기까지 이른다는 놀라운 사실을 보면서 나도 자식들에게 저자처럼 모든 게 어머니의 기도 덕분이라는 얘기를 듣길 소원한다.
저자가 하나님의 은혜 속에 살아서 그런지, 모든 일을 빨리 깨닫고 현명하고 지혜롭게 받아들이고 행하는 영특한 모습 또한 부럽기만 하다. 그러면서도 크고 유명한 사역자가 아니라 ‘소박하게, 작게, 천천히’(Simple, Small, Slow)라는 3S 정신을 바탕으로 진실하고 참된 사역자가 되기를 바라는 목사로서의 겸손함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르겠다. 최근 저자의 전도로 막 예수를 믿는 데 열이 붙은 나의 롤 모델로 삼고 싶다.
저자는 책을 쓰게 된 목적이 두 가지라고 했다. 하나는 이 땅의 싱글맘들이 잃어버린 꿈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 사회와 교회들이 싱글맘들에게 보다 관심을 가져달라는 부탁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저자가 바라는 첫 번째 목적은 내게도 충분히 이루어지고 남았다. 예수님 안에서 잃어버린 꿈을 회복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더 많은 싱글맘들이 이 책을 읽고 회복되기를 바란다. 두 번째 목적도 2010년 6월 처음 책이 나왔을 때에 비해서는 한국 사회와 교회들의 관심도가 높아진 것 같으나 여전히 큰 몫으로 남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에필로그에서 저자가 쓴 시로 내 글을 마치려 한다. 저자가 1993년에 남편을 잃은 아픔을 달래기 위해 예수그리스도와의 깊은 사귐을 갈망하는 마음을 표현한 ‘사랑스런 보물단지’라는 노랫말인데 1994에 다비다자매회를 시작하면서 다비다자매들이 정말 사랑스런 보물단지로 자리 잡게 되었다고 한다. 곡은 누가 썼는지 궁금하고 노래도 불러보고 싶다. 책을 닫으려는데 왠지 다비다자매회가 나의 보물단지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주님의 은혜에 감사드린다.
내 안에 사랑스런 보물단지가 있습니다.
이로 인해 두려워 말아야죠.
버리려고 생각조차 하지 말아야죠.
하나님 주신 선물로 알고 바라보고 기뻐하며
만져보고 흐뭇해하며 가슴 가득 품어보네.
내 삶의 기쁨은 이내 가슴에 자리 잡은 보물단지
이 단지에 갖가지 귀한 순간들을 담아보네.
일생토록 꺼내보고 즐거워하며 고마워할
정다운 속삭임 진실한 시선 다함없는 마음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