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팡이에도 깃든 행복 / 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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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17-08-16 14:46 조회30,13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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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다 여름캠프를 다녀와서>
곰팡이에도 깃든 행복
박선미
올 다비다 캠프는 중3인 아들, 수함이와 같이 참석을 했는데 모자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소중한 만남의 시간이었다. 중1인 딸 예님이는 학교에서 보내주는 여름방학 미국 영어연수 프로그램 참가자로 선발되어 함께하지 못했다.
가기 싫다는 아들을 억지로 이끌어 내어 진새골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아들 또래의 다른 아이들을 보며 감정의 기복이 심한 시기에 아이들이 선생님들과 잘 지낼 수 있을지 내심 걱정이 되었다. 그러나 기우였다. 첫 날 진새골로 향하던 아이와 하루가 지난 다음날 아이는 달라도 너무 달라져 있었던 것이다.
이번 캠프에 아이들이 많이 오지 않아 좀 아쉬웠을 정도로 아이들을 섬기기 위해 오신 새로운교회 대학부 선생님들의 진심어린 애정과 보살핌을 보며 어린 영혼들을 바라보는 그 따뜻한 시선에 나는 큰 감동을 받았다. 참 감사했다.
첫 날 저녁 머리가 아프고 몸이 좀 안 좋아 잠시 숙소에 들렀는데 때마침 옆방에서 선생님과 아이들이 찬양을 드리고 있었다. 기타를 치며 박수를 치며 아이들과 선생님 모두 다 하나가 되는 그 찬양에는 오로지 작은 영혼들의 기쁨이 담겨 있고 순수가 녹아 있었다. 나는 누워서 그 찬양을 들으며 비파와 소고로 여호와를 즐기며 찬양하던 다윗이 생각났다. 바지가 벗겨지는 줄도 모르고 너무 즐거워 춤을 추던 그 순수한 영혼. 스스로 경건한 척 거룩한 척 예배 속의 나는 내숭덩어리였는데 어린 영혼들의 찬양 속에서 나는 예수를 만났던 처음의 그 감격의 시기, 그 순수의 때를 도로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잘 들어주는 선생님들에게 마음을 연 아이가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내게 말했다. “엄마, 나 다음 주에 새로운교회에 가기로 했어. 누나 형들 만나기로 했어. 이번에 오기 싫었는데 참 잘 온 것 같아. 히히”
무엇이 제일 좋았느냐고 묻자 “다 좋았어. 모든 게 다 즐거웠어.”라고 했다. 얼마 전 종영됐던 어느 드라마의 대사처럼 “모든 것이 좋았다.”라는 표현에는 달리 더 붙일 수식어가 있을까!
아! 사람은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이 변한다더니 우리 수함이가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낼 이 청소년기에 좋은 선생님들을 만나 서로 교감을 이루는 걸 보며 하나님이 주선해 주신 만남에는 큰 의미가 있음을 깨달았다.
자녀들을 데려온 젊은 엄마들은 ‘야곱의 집’이 아닌 ‘실로암 숙소’에 따로 배정되었다. 얼굴만 알았던 자매님들과 이런 저런 얘기, 아이들 키우는 얘기하면서 친해질 수 있어 감사했다. 새로 리모델링을 하여 깔끔하고 에어컨도 빵빵하였으나 장마철 습기 탓인지 벽면에 여기저기 곰팡이가 피어 쾌쾌한 냄새 때문에 잠을 설쳤다.
그런데 이영복 장로님이 마지막 시간에 캠프에 참석한 자녀들을 격려하는 시간에 던진 말이 도전을 주었다. 자녀들과 함께 실로암 숙소에 배정된 엄마들은 곰팡이 때문에 힘들었다고 하지만 어쩌면 곰팡이보다 더 견디기 힘든(?) 자녀 양육을 위해 고민거리를 나누느라 잠을 설쳤을 것이라고 하는 게 아닌가. 실제로 그랬다. 중2병이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로 중학생 자녀를 둔 엄마들은 곰팡이보다 힘든 아이들을 반듯하게 키우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곰팡이보다 힘든 아이들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플레밍이 곰팡이에서 발견한 항생제라는 페니실린이 생각났다. 나쁜 것이라고 생각되는 곰팡이에서 생명을 살리는 약이 탄생한 것이다. 곰팡이에서도 페니실린을 뽑아내는 지혜로운 자녀들이 되기를 기도한다. 무엇보다도 지혜의 근본이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임을 아는 자녀들로 커가길 기도한다. 그러고 보니 이번 캠프는 곰팡이에도 행복이 깃들어 있음을 발견한 특별한 캠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