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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에 다녀와서 / 김혜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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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20-04-09 13:41 조회21,62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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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에 다녀와서

 

김혜란 회장

 

코로나 바이러스로 모두가 우울한 어느 날, 다비다 새가족인 김명애 자매를 만나기 위해 용문으로 향했다.

정애순 자매의 인도로 다비다 모임에 나오게 된 명애씨는 집이 경기도 용문이라 이수교회까지 먼 길 찾아 나오기로 마음먹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첫 날부터 석 달을 빠짐없이 참석한 자매다. 늘 직장일로 쫓기며 지냈으나 마침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는 얘기에 그녀를 찾아가게 되었다.

용문을 향하여 달려가는 나의 마음은 5년 전에 떠나가신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이다. 나의 어머님이 10여 년을 용문사 가까운 곳에서 생활하셨기에 어머님을 뵙기 위해 늘 달려가던 길이다.

봄철이라 용문의 자랑인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은행잎은 없었지만 도로를 따라 펼쳐지는 남한강과 높고 낮은 산들의 풍경은 변함없는 아름다움으로 우리 일행의 마음을 빼앗아갔다.

명애씨와 함께 우리 어머님과 자주 찾았던 전주집 식당을 찾아갔다. 전주가 고향이신 어머님은 이 집 음식을 마냥 좋아하셨다.

식사를 한 후 우리 일행은 용문산 입구의 커피집을 찾아갔다. 햇볕이 들었다가 진눈깨비도 뿌렸다 하는 바람 불고 변덕스러운 날이었지만 우리의 대화는 반갑고 정다워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명애 자매는 10년 간 투병 생활하던 남편이 떠난 후 아들과 친정어머님을 모시고 살고 있다. 가정을 책임지게 된 그녀는 H콘도에서 일하면서 한식 조리사 자격증을 땄다. 조리사 자격증을 얻은 후 어린이집 조리사로 3년을 일해 왔으나 얼마 전 어린이집 사정으로 사직을 하여 이날 시간을 낼 수 있어서 우리가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명애씨는 어린이집 조리사로 일하면서 사이버대학에서 상담심리 공부를 시작하였다. 그녀는 교수나 학생들 모두에게 성실함을 인정받으며 공부도 잘하는 장학생이라고 애순자매가 귀띔해주었다.

명애씨는 꿈이 있다. 상담공부를 계속 하여 상담사 자격증을 따서 사람들에게 필요한 사람, 어려운 사람들을 위로하는 사람이 되는 꿈이다.

요즘 잠깐 쉬는 동안에도 개학 후 초등학생들에게 줄 마스크를 만드는 면사무소에서 자원봉사로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재봉틀을 돌리고 있다. 명애씨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재봉 기술을 통해 마스크를 만들어 누군가를 도울 수 있어서 즐겁다고 한다.

그리 수다스럽지도 않으며 조용히 한 마디 한 마디 나누는 그녀와의 대화를 통해 그녀가 품고 있는 마음과 생각들이 얼마나 선하고 아름다운지, 그리고 그녀의 삶이 얼마나 성실한지 알 수 있어서 큰 감동을 받았다.

그녀가 거리는 멀지만 다비다에 찾아오는 이유는 같은 형편의 사람들이 서로 공감하며 격려하는 만남을 간절히 원했기 때문이었다. 다비다에 나와서 특히 좋았던 것은 회원들의 간증이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은 아직 예수님을 모르지만 회원들처럼 예수님을 믿고 싶은데 자기 힘으로는 안 되는 것 같다고 한다. 예수님을 믿고 싶은 마음, 다른 사람들과 사랑하며 함께하고 싶은 마음,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고 싶어 하는 마음. 그녀는 이러한 마음들이 혼자서는 어렵지만 다비다 자매들과 우정을 나누고 인생을 나누는 공동체를 통하여 열매를 맺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이 52세, 가장 어렵고 힘든 시기이다. 그동안 자녀를 양육하랴, 긴 세월 남편의 병간호를 하랴, 부모님을 모시랴, 너무나 힘든 시간을 지냈다. 이러한 시간들로 인해 자신의 인생이 쭉정이처럼 텅 빈 것 같다는 생각에 사로잡힐 수 있다. 그러나 명애씨는 어렵다고 주저앉아 투정부리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새롭게 출발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며 살고 있다. 그동안 자신의 자리에서 성실하게 잘 살아온 명예씨를 칭찬해주고 싶다.

흔히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행복하기엔 돈도 없고 능력도 없다며 포기할 수 있다. 나이가 들어도, 돈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다. 나이가 들수록 사랑과 우정을 나눌 수 있는 공동체가 더욱 필요하다. 함께 힘을 모으면 살아온 경험과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고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 명애씨는 이미 그 반열에 들어서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명애씨 다비다에 잘 찾아오셨습니다. 함께 교제하는 가운데 주님이 명애씨를 만나 주실 거예요. 이제 우리 많이 웃으며 서로 행복을 나누며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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