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띄우는 편지/김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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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16-09-23 12:10 조회35,87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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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서 띄우는 편지
김효성
안녕하세요? 다비다 자녀 1호 김효성입니다.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전 김혜란 목사님의 아들입니다. 다비다 자녀 1호였던 게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제 나이가 마흔이 되었네요. 이제는 저도 세 아이의 부모가 됐답니다.
어머니 말씀으로는 다비다 자매회 자녀들 중에 아직도 저만한 문제아가 없다고 할 정도로 저는 청소년 시절 아주 방탕(?), 아니 방황하는 아이였습니다. 방황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정체성 때문이었죠.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 지 몰랐었죠. 그리고 아시다시피 한국의 사회는 편부 편모의 자녀들이 설 수 있는 공간이 별로 없었죠.
그 당시 저는 주변 친구들과 제 자신을 비교만 했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보지 못하고 하지 못하는 것들만 바라보며 좌절하고 방황했습니다. 다른 이들과 똑같이 군대 제대 후 저는 돈만 좆았어요. 내가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돈밖에 없다 생각했죠. 사업이란 것도 해보고 돈도 벌어 보았습니다. 그런데 제 안에 채워지는 건 보상 심리와 같은 자존심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다 실패도 겪기도 했죠. 그 당시 실패는 제겐 너무도 컸습니다.
그 때 제 어머니와 아내가 뉴질랜드로 공부를 하러 가는 것에 대해 제의했을 때 저는 두 말 할 것 없이 받아 들였습니다. 저에 대해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무언가 새로 출발하고 싶은 갈망이 있었거든요. 그렇게 저는 뉴질랜드에 오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곳은 정말 재미있는 곳이더라고요. 한국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곳이었어요. 아버지 없이 자랐든 부모 없이 자랐든 부유하게 자랐든 모든 것이 공평했어요. (물론 외국인이라 힘든 것도 모두에게 공평했지요.) 심지어 한국에서 우선시 되는 사무직 또는 변호사, 검사, 의사 같은 '사'짜 직업보다 기술직이 더 인정받고 돈도 더 벌더라고요.
한국에선 페인트, 목수, 타일, 배관, 자동차 정비 같은 직업은 인기가 없지만 이곳에선 의사보다도 인정을 받는 직업이라는 게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심지어 저는 중의대(한의대)에서 4년 공부하고 일을 한 반면, 기술직은 한국에서 자격증 따고 경력 조금 만들어 오면 바로 취업이 되어 학비도 안 들고 일을 할 수 있더라고요. 그리고 타국에서 의지할 곳 없이 살다보니 부모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던 하나님을 저절로 먼저 찾게 되더군요.
이 나라에선 부자가 되기 힘들지만 얼마든지 평범한 삶은 살 수 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이곳 뉴질랜드에서 8년간 살면서 계속 느낀 건, 다비다 자매회 자녀분들도 저와 같은 경험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그런 생각을 현실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현재 뉴질랜드에 건설붐이 일어나고 있어 많은 기술직 사람들을 구하고 있습니다. 그 분야에 다비다자매회 자녀분들에게 취업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현지 업체와 제휴를 맺게 되었습니다. 이 곳 분들께 다비다자매회에 대해 설명을 했고 자녀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했더니 자기들도 도움이 되고 싶다면서 법률적인 문제든 취업부분이든 다 도와주겠다고 하시더군요.
이곳에서 기술을 배우려면 돈도 들고 영어로 배워야 해서 힘들지만, 한국 같은 경우는 직업훈련소에서 무료로 가르쳐줄 뿐만 아니라 정부에서 수당까지 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녀들에게 무언가 새로운 기회를 주고, 배경 없이 자신들의 힘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워주고 싶습니다. 자녀들이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삶이 아닌 자신을 위한 삶을 살기 위한 자리를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또한 어머니들에게 자녀들에 대한 걱정을 덜어주고 싶습니다. 어머니들은 현재 처한 상황 때문에 때로는 자녀를 구석으로 더 몰고 갈 수도 있거든요. 그게 꼭 자녀를 위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선택의 폭을 줄이는 상황을 만들 수 있습니다.
자녀들에게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이 있음을 알려주고,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 본인의 삶이 중요하고, 나아가 자신의 삶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얼마나 값지고 또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인지 함께 느끼고 싶습니다. 우리에게 고난은 있어도 절망은 없다는 걸 알려주고 싶고 또한 하나님이 우릴 위한 계획이 얼마나 큰지 함께 누려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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