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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다자매회의 씨앗, 그 섭리/ 이수미 후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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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20-10-14 14:28 조회20,24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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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다자매회의 씨앗, 그 섭리

이수미 후원자

 

다비다자매님들께 인사드립니다. 매월 배달되어지는 ‘다비다이야기’를 통해 여러분들과 늘 마음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40년이 되어가는 혜란 언니(지금은 다비다자매회 회장님, 그리고 목사님이 되신)와 저의 인연은 인생의 여정에서 볼 수 있을 만한 모든 굴곡의 모둠 향연장이었다고나 할까요. 그 처연함이라는 공통분모가 우리 영혼에 깊게 찍어 놓은 순간순간은 세월이 지나고 또 하염없이 지나도 지워지지가 않나 봅니다. 저희의 몸이 멀리 있으나 가까이 있으나, 오히려 세월의 진함 가운데 저희의 영이 더욱 우리 주 예수그리스도 안에서 일치를 이루고 있음을 느껴 알 수 있고, 그분 안에서 나누는 서로를 향한 사랑은 세상의 어떤 낱말로 표현할 수 없게 되었네요.

 

철없는 스무 두 살, 세상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미국’이라는 어렴풋한 신기루에 빠져 기를 쓰며 버티던 저에게, 혜란 언니와 환영 형부(고인이 되신)는 이웃이란 무엇인지, 인간이 세상을 통해 태어나고 자라서, 그리고 키워진 후에 나아가야 하는 길이 무엇인지 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두 분은 봉사는 머리가 아닌 발로 실천해야 하는 사랑의 열매임을 몸소 삶으로 보여준 제 멘토이며, 후원자요, 선생님이셨습니다.

 

세상 어디에 내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엘리트 중에 엘리트고, 뜨거운 사랑과 열정으로 세상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하였고, 사랑스런 두 자녀와 함께 “보기에 좋았다!” 하실만한 가정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겉보기와는 다르게도 나중에서야 안 일이지만, 2년 유학시절에도 시아버님이 돌아가신 시댁에 금전적인 도움을 줘야 했음은 물론이고 두 분이 직접 시할머님을 봉양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환영 형부는 석사과정을 제때 마치기에도 버거웠을 학업의 무게에도 신학석사를 동시에 마칠 정도로 열심이어서 유학생들과 교회 신도들 사이에서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 정도야 형편이 되면 누구나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 아닌가 하실 수도 있겠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저와 이웃 유학생들을 새벽 6시 말씀의 장으로 불러 모으신 것입니다.

 

예배 이외에도 사십 여 년 넘게 혼자서, 여럿이 함께, 기관을 통하여 등등 여러 방법으로 말씀을 접하고, 배우고, 살려는 노력을 끊임없이 하여왔지만 그때 그 달콤했던 말씀의 맛을 어디에서 느낄 수 있을까요! 저는 지금도 그때 말씀을 깨우쳐 가며 느꼈던 은총과, 받은 은혜를 생각하면 가슴이 뜨거워 오고 모르는 사이 눈물이 흐릅니다.

 

그렇게 제게 뿌려진 말씀의 씨앗이 열매를 맺어, 두 분이 떠나신 그 곳, 오리건 대학에 유학생들이 함께 하는 성경공부반을 열게 되었습니다. 좁은 학교 기숙사에 모여 뜨거움으로 말씀을 배우고, 토론하고, 전하며, 실천하기에 힘썼습니다. 이렇듯 제 삶에 말씀의 씨앗을 뿌려 주셨듯이, 하나님은 저희가 감히 상상하지 못했던 방법으로 다비다자매회의 씨앗을 준비하시고 혜란 언니를 통하여 그 씨앗을 뿌리게 하셨습니다.

 

두 분이 한국으로 돌아가신 그 다음해 11월, 목사님께서 예배 후에 환영 형부의 폐암말기 진단 소식을 알려주셨고, 저는 예배당 문을 박차고 나가 주차장 바닥을 치며 목 놓아 울었습니다. 하찮은 저희의 목숨을 주관하시는 주님께 원망하고 하소연하며 따져보았지만, 석 달 후에, 그렇게 훌훌 그 영혼을 데려가셨습니다. 승진가도를 달릴 준비가 다 되어 있었고, 안수만 받으면 목사로도 활동할 수 있었을 인생의 정점에서 무참히도 그 삶을 앗아가셨습니다. 저는 “이럴 때 욥은 무엇이라 말했을까요?”를 되풀이하며 울부짖었고, 혜란 언니도 “저희의 삶은, 저희의 기도가 주님의 뜻과 일치하지 않는 이 삶은 실패인가요?”라고 하나님께 물으며 기도와 간구를 계속하였지만 주님이 뜻하신 바가 따로 있었음을 저희는 나중에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언니는 회사에서 마련해 준 직장에 다니며 여전히 시할머님을 봉양했고, 두 아이를 키우며 자신의 슬픔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자, 하나님 섭리의 신비를 나누고자 책을 쓰고, 다비다자매회를 설립하고, 목사 안수를 받았습니다. 환영 형부를 데려가신 것도 그 축복의 통로로 언니를 세우시려는, 언니를 바로 그 씨앗이 되도록 계획하시고 준비하셨음을 이제는 확실히 알고 믿습니다.

 

어언 삼십 년 가까운 시간 동안 다비다자매회가 자라고, 그 영역을 넓혀가는 것을 보아 오면서, 한분 한분의 가정이 어떻게 주님 뜻 안에서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지도 함께 볼 수 있었습니다. 주님은, 인간적으로 기쁜 일이든 어려운 일이든, 우리가 생각지 못하는 방법으로 당신의 뜻을 이루시며, 생각지 못한 이웃을 통하여 당신의 뜻을 펼치시는 분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하여 봅니다.

 

다비다자매회 여러 회원님과 가족들께서도 주님 사랑의 품에서 씨앗을 품고 땅에 뿌려져 알찬 열매를 맺으시고 그 열매가 다시 씨앗을 내어 주님의 사랑을 전달하는 축복의 씨앗이 되시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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