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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한 삶의 자리에서 / 김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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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4-07-17 15:02 조회46,24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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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한 삶의 자리에서

김성숙

저는 중국동포이면서 이제는 어엿한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중국에서 20대에 결혼하여 딸 하나를 낳고 살았습니다. 남편은 신혼 초부터 가정을 책임지지 않고 날마다 일확천금을 꿈꾸며 노름을 일삼았고 심지어 외도까지 하는 등 밖으로만 돌아 가정경제는 물론 결혼생활조차 하기 힘든 상태였습니다. 딸아이를 키우며 살아야 했기에 친정 부모님께 아이를 맡기고 일을 해보아도 남편은 전혀 변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견디다 못해 딸아이가 돌을 지날 무렵 이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친정에 들어가 아이와 함께 살던 중 친한 후배로부터 한국 남자와의 재혼을 주선 받았습니다. 중국에서 만나 혼인신고를 하고 남편의 초청으로 바로 한국으로 들어와 살게 되었습니다. 그 때가 2000년, 바로 제 딸이 11살 되던 해였습니다. 남편은 전 부인과의 사이에 딸 둘이 있었기에 제 딸은 부모님께 맡기고 한국에서의 결혼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부산에 정착하여 남편의 아이 둘을 키우며 사는 한국에서의 삶 또한 녹록치는 않았습니다. 결혼 6개월 즈음 중국에 있는 친정 부모님과 딸을 한국으로 초청했습니다. 부모님은 서울로 이주하였고 딸은 저와 함께 살았습니다. 그런데 남편에겐 심한 의처증 증세가 있어 저를 꼼짝 못하게 했고, 정신적으로도 무척 힘이 들었습니다. 잠깐 외출하고 돌아오면 남편은 누구를 만나고 왔느냐고 머리를 때리고 폭력을 휘두르는 등 하루도 잠잠한 날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힘들 때마다 저는 교회로 달려갔습니다. 결혼생활 내내 저의 유일한 피난처는 교회였습니다. 중국에 있을 때 간간이 교회를 다니긴 했지만 한국에 온 후 고통 가운데서야 피난처 되신 예수님을 알고 믿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딸이 가출했습니다. 제가 없는 사이 종종 남편이 딸에게 성희롱을 하였는데 딸이 엄마 힘들까 봐 말도 못하고 참고 있다가 가출했다는 것을 친정 부모님을 통해 들었습니다. 더 이상 참고 살 이유가 없었습니다.

서울로 온 후 거주할 집이 없어 중국동포교회에서 딸과 함께 무료 숙식을 1년 정도 하다가 부모님께서 함께 거주할 집을 얻어 네 식구가 함께 살았습니다. 부모님은 딸아이가 중3이 되는 해에 공부를 위해 모든 것을 정리하고 딸아이를 데리고 중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저는 숙식할 곳이 없어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지내며 순복음신학교를 다니게 되었습니다. 교회의 주선으로 2년간은 선교사들이 머무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지내는 은혜도 누렸습니다. 신학교 졸업 후에는 강남금식기도원에서 전도사로 2년여를 사역하기도 하였는데 경제적으로 전혀 자립이 되어있지 않은 저는 삶이 불안하고 초조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돈을 버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가리지 않고 했습니다. 남편의 잦았던 폭력과 그러한 스트레스가 쌓여 신경증, 우울증을 앓게 되었고 지금까지도 제 발목을 잡고 있는 연약함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식당에 취직을 하여도 손님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면 불안하여 일을 그르쳐 혼나기 일쑤였고, 기획부동산 일도 계약 건이 없어 매번 그만두게 되는 안정되지 못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나마 반가운 소식은 딸이 중국으로 돌아간 후 경제가 회복되어 있는 아이 아빠가 교육을 책임져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부모의 이혼으로 또한 아빠의 재혼으로 상처를 많이 받았을 딸인데 아빠가 그나마 교육을 책임져 주고 있고 캐나다 유학까지 보내주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고달픈 제 삶 가운데 참으로 감사할 일이 있다면 하나님께서 다비다자매회를 만나게 해 주신 것입니다. 2년여 전 극동방송을 통해 김혜란 목사님의 인터뷰를 듣고 바로 연락하여 다비다자매회에 오게 되었습니다. 정기 모임과 힐링 캠프, 개인 상담 등을 통해 제 내면을 볼 수 있었던 것, 추석 때마다 외롭지 않게 맛난 식사로 대접 받은 것, 성탄절의 큰 잔치와 선물, 그리고 평강식물원 · 청남대 · 남이섬 등 자연 속에서의 나들이 등등은 제 삶의 풍성한 한 자리를 장식해 주었습니다.

특히 멘토링을 하며 시편 16편 3절의 말씀을 통해 땅에 있는 성도를 인하여 기뻐하고 즐거워하신다는 하나님 아버지의 제 자신을 향한 존재감을 회복할 수 있었던 지난 1년은 참 행복했던 시간이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께 제 자신의 존재가 그러하듯이 다비다자매회는 이제 제 팍팍한 삶의 자리에서 결코 뺄 수 없는 귀하고 값진 공동체입니다. 언젠가는 사역의 한 장에서 저 또한 쓰임 받는 귀한 일들이 삶 가운데 일어나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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