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든 웃음 송편 / 한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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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5-11-04 16:29 조회49,77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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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만든 웃음 송편
한나영
살면서 가장 싫은 날! 가장 슬프고, 가장 외로운 날! 그날이 또 다가온다. “명절”, 세상 사람들은 고향이 있고 가족이 있어 즐겁고 행복한 만남이 있는 날이겠지만 나처럼 가족이 없는 이들에겐 외로움의 깊이가 더욱 더 깊어만 가는 날이기에 명절이 오기도 전부터 마음이 외로워진다.
명절 연휴는 왜 이리 긴지... 갈 곳도 없는 그런 명절에 초 5학년 아들과 단둘이 거리를 돌아다니게 되면 사람들이 나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까? 나는 그 시선이 무서워 외출을 하지 못한다. 이번엔 어떻게 지내야 하나? 뭘 하지? 또 반복되는 고민, 우울함이 밀려온다.
그러한 가운데 다비다자매회에서는 추석이 되면 다비다자매들과 명절을 함께 보낼 수 있는 특별한 만남의 자리를 마련해 주셨다는 것을 유일한 낙으로 삼으며 견디어 낼 수 있었다. 해마다 추석 연휴가 되면 다비다 자매들 전체가 모여서 영화보고 식사를 했는데 이번에는 조원들끼리 따로 모여 오붓하게 즐거운 명절을 함께 보낼 수 있도록 조별로 모인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많은 우리 조에서는 영화를 보고 한강공원에 가서 맘껏 아이들이 뛰어 놀게 하자는 의견으로 모아졌다.
9월 26일 9시 50분에 용산 CGV에서 만났다. 아이들이 9명, 자매들이 8명 모두 17명이었고, 우리는 두 팀으로 나누어보기로 했다. 한 팀은 메이즈러너, 또 다른 한 팀은 도라에몽으로 나눠서 영화관람을 했다. 영화가 끝나고 우리는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중국음식점으로 갔다. 아이들은 쉴 새 없이 재잘재잘 입이 쉴 틈이 없이 뭐 그리 할 말들이 많은지? “음식을 먹으면 조용하겠지?” 그건 엄마들의 생각뿐이었다. 그만큼 아이들의 기분은 상상 그 이상으로 업(UP) 상태였다. 다들 맛있게 점심식사를 하고 우리는 곧바로 한강공원으로 갔다. 공원은 코스모스가 무리지어 한들한들 춤을 추었고, 한강의 잔잔한 물결은 가을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반짝였다.
자매들은 돗자리를 펴고 모여 앉아 이야기꽃을 피웠다. 서로의 삶을 나누고, 아이들 양육을 고민하며, 한부모의 상처와 아픔을 함께 한다는 동질감은 서로에게 큰 힘이 되고 위로가 되어주었다.
이렇게 엄마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놀기도 하고 자전거를 대여해 가을바람과 함께 한강을 나르며 신나게 자전거도 탔다. 아이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사라지질 않았고 즐거워하며 재밌게 뛰어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엄마들의 눈에는 행복과 감사가 넘쳤다.
한참을 뛰어논 아이들을 위해 치킨을 시키고 민식이 엄마가 삶아온 계란과 과자, 그리고 은영이 엄마가 준비해 온 포도까지. 이렇게 우리는 간단히 저녁식사까지 함께했다. 아이들도 만족하고 자매들도 오늘의 만남을 감사하며 알차고 풍성한 추석 명절을 보낼 수 있게 되어 행복해 했고, 그저 쓸쓸하기만 했을 명절에 우리들은 예쁜 추억을 하나 만들었다.
다비다를 만나기 전까지 나는 외로움은 나만의 전유물인줄로만 알고 살아왔는데 그게 아니었다. 나처럼 쓸쓸히 명절을 보낼 수밖에 없는 자매들이 꽤 많이 있는 것을 알았다. 그런 자매들에게 다비다 자매회는 큰 위로와 용기를 준다.
나에게 다비다는 힐링이다. 나는 다비다를 만나고부터 나의 외로움, 우울함이 많이 회복되는 것을 느낀다. 이처럼 명절이 더욱 외로운 사람들을 위하여 다비다를 통해 위로해 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