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햇살 같은 도움 / 김영경
페이지 정보
작성자 김혜란 작성일15-05-14 11:43 조회45,414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봄 햇살 같은 도움
김 영 경
아직도 차갑게 느껴지는 겨울바람을 봄을 실은 태양이 다정히 감싸고 있습니다. 오늘은 보건센터 상담 선생님이 우리 집을 방문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방문해 주셔서 나의 건강상태를 살펴주십니다.
겨울철 우울증과 당뇨, 고혈압 검사결과가 조금 나쁘게 나와 걱정을 해 주시고 하루일과 중 최우선 순서로 양재천 걷기를 권장해 주셨습니다. 아이들의 봄 방학과 신학기 준비 등으로 바쁘게 지내다 보니 평소에 하던 걷기운동도 소홀히 하고 잊어버렸습니다. 봄 햇빛이 얼마 안 남은 저녁 무렵 오랜 만에 산책을 합니다.
며칠 전 보낸 설날엔 무척 생각이 많았습니다. 갈수록 좁아지는 인간관계, 점점 멀어지는 많은 인연들, 그리고 잊혀지는 나의 존재 등등... 두려움이 앞섭니다.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자녀들은 자기만의 공간을 갖고 싶어 하는데 나는 나의 좁은 공간을 튀어 나가고 싶습니다.
외로운 마음을 빨간 봄꽃 화분을 사다놓고 달랬습니다. 싱글맘으로 오랜 기간 두 딸들을 정성으로 키웠는데 아이들은 많은 상처와 좌절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어렵게 젊은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다툼과 절망의 소리를 마음으로 들으며 나도 같은 아픔으로 쓰러집니다.
얼마 전엔 두 사람으로부터 싱글이라 얼마나 홀가분하냐는 소리를 듣기도 하였습니다. 부부 사이에 일어나는 스트레스도 많은 모양입니다. 그래도 나는 지금 깨어진 가정의 역기능을 절실히 느끼기 때문에 마음이 먹먹합니다. 신앙 안에서 성장하길 바라며 기도한 아이들은 하나님 만나기를 잊어버리지는 않았는지 걱정이 될 정도로 자신들의 욕심을 따라 살아갑니다. 아이들이 엄마의 나이를 계산하고선 그렇게 나이가 많으냐고 하여 “너희들과 보낸 시간이 그 나이의 반이다.”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나의 토설의 대나무 숲이 되신 예수님! 가끔은 이 세상에서 마음을 나눌 친구가 나에게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다비다 상담과정인 지원그룹에 12주 목표로 참석하고 있습니다. 사춘기 자녀들을 둔 싱글맘의 고민을 듣고 느끼며 우리 자매님들이 담대하고 넉넉한 가슴으로 새 힘을 얻어 그 험난한 과정을 잘 이겨나갈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하며 그 차가운 손을 꼭 잡아주고 싶습니다. 나의 어린 시절의 상처와 청년기의 좌절과 중년의 고독을 잘 극복하는 데 지원그룹의 도움이 많이 필요하고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나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고 목표를 세워 노력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차가운 겨울바람을 봄 햇살이 몰아내듯이 나도 작은 햇살처럼 다른 이의 작은 미소가 되기를 원합니다. 지원그룹과 다비다 모임을 통해 우리들의 아픈 가슴이 모여 서로를 위로해주고 껴안아주고 다독여 주어 새 힘을 얻기를 지원그룹과 다비다 모임에 바라고 있습니다. 지원그룹 상담에 대해 전해 들었을 때, 김혜란 목사님께서 먼저 상담과정을 거치시고 다비다자매들을 위해 개설한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더 절실하고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세심한 배려가 고맙습니다. 삶의 여정에서 힘든 일들이 산 너머 산을 가듯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무겁게 다가옵니다. 그럴 때마다 다비다 모임의 선배님들의 지혜와 용기와 사랑을 생각합니다. 나보다 나이 어린 젊은 싱글맘 회원님들을 볼 때마다 함께 손을 잡고 앞길을 씩씩하게 헤쳐 나가는 봄날의 햇살 같은 도움이 되는 다비다 모임을 그려봅니다.
나는 꿈을 꿉니다. 더 나은 내일이 우리를 기다릴 것을 믿고 있습니다. 다비다와 함께 가는 걸음 속에 그 꿈이 이루어지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