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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다를 사랑합니다./김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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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3-10-17 15:51 조회44,76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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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심하게 골다공증을 앓고 있었다. 가슴에 생긴 골다공증이라고 내가 지어낸 병명이다. 가슴이 텅 빈 듯 휑하니 시리고 아파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마음 골다공 중증이었다.

이젠 다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끄집어내려니 다시 가슴이 시려온다

스물셋에 만난 일곱 살 연상의 남편은 무기력하고 처가를 의지하고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현관에 슬리퍼 한 켤레 벗어 놓은 채 결혼 13년 만에 남편은 집을 나갔다.

어느 여자와 살더라고 소식이 들려왔다.

너무 미워서 전화 다 끊고 이사를 반복하며 이를 악물고 하루 17시간씩 일하기도 하면서 새벽이면 십자가 밑에 눈물과 한숨을 쏟아 부었었다.

그리고 2시간 자고 요리학원 다니며 자격증을 따기도 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남편이 애들을 데려 가겠다고 나타났는데 퇴근한 나는 애들이 보이지 않아서 찾으러 나섰다가 전치 4주의 교통사고를 당했다. 그때 남편은 그런 나를 보더니 애들을 포기하고 다시 갔다.

그리고 약 5년쯤 지났을 때 부고가 왔다. 시댁에서 수소문해서 주소를 알아냈고 시 아주버님이 애들 아빠가 교통사고라고 급전을 보내왔다.

그렇게 우리의 결혼생활이 끝이 났다. 가출한 후 이리저리 벌려놓은 일들이 빚으로 남아서 어린애들을 데리고 상속 포기서를 내야했다. 시골에 있는 약간의 땅과 집으로 빚을 청산하고도 턱없이 모자라서 그 상속을 받으면 아들이 그 빚을 다 물려받는 것이었다.

우리 셋의 삶은 그렇게 시작 되었다.

이미 가출 당시부터 생활비 한번 받은 적이 없었기에 직장 퇴근 후에는 돈가스를 만들어 조그만 가게에 납품하는 알바까지 하면서 생활비를 더 보태야했다.

돈가스를 두드려야 맛있다고 배워서 집에서 밤중에도 새벽에도 두드릴 수밖에 없었다.

아랫집 남자가 찾아와서 문을 발로차고 윽박질러 이사도 해가면서 그 일을 한참 했다. 남매가 한꺼번에 대학을 가야 했기에 아들을 한 학기 휴학하고 군대에 가니 한숨 돌리는 듯 했다.

그 무렵 갑자기 너무 피곤해서 ‘왜일까? 내과 한번 가볼까?’ 하고 나섰는데 산부인과 간판이 보여서 산부인과 가본지도 오래고, ‘그래, 산부인과를 먼저 가보자’ 하고 갔더니 진찰결과 이상소견이 있다고 조직검사 해보자고 했다.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다.

난 열심히 일만 했으니까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었는데 자궁경부암이라고 물론 초기여서 정말 다행이지만 이미 암세포는 진행 중이라 자궁적출을 해야 한다고 했다.

남편이 그렇게 떠났듯이 자궁도 내 몸에 필요치 않았나보다 ‘난 빈궁마마야’ 라고 지금은 농담도 하지만 그때 당시엔 그런 현실이 엄청 우울 했었다.

자궁의 무게만큼 삶도 가벼워질 줄 알았는데 살아 갈수록 삶의 무게는 점점 더 무겁게 느껴졌다. 주일 학교 다니고 중학교 때 단체 세례 받고 그리고 교회는 그냥저냥 다니다가 너무도 미운 남편을 어찌할 줄 몰라 믿음도 확신도 없이 교회 가서 울기만 하고 다니다가 내 몸에 힘이 다 빠져 버렸을 때 비로소 그때 인격적인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다.

그러면서 딸은 좋은 직장 취직하고 믿음 좋은 신랑을 만나 결혼하고 아들은 연극배우 한다고 그렇게 열심일 즈음에 난 비로소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같은 교회 다니는 권사님의 소개로 다비다에 올 수 있었다.

세상에서 나눌 수 없었던 희로애락과 어떤 허물도 다비다에 와서는 너무 자연스럽게 다 얘기 할 수 있었다.

올 때마다 눈물의 간증과 감사의 찬양과 은혜의 말씀과 사랑의 교제가 나를 감동시켰다.

그러면서 난 그들보다 낫다고 그들을 위로 하겠다는 오만한 자신감도 생겼었다.

그런데 자꾸 회를 거듭하면서 내 교만이 얼마나 부끄러웠는지를 차츰 알게 되었다. 오히려 그들을 보면서 내가 은혜를 받고 내가 치유 받고 회복 되어가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김혜란 목사님은 물론 모일 곳을 내어주신 이수교회와 목사님의 배려와 눈물의 기도로 후원해주시는 이사장님과 각각의 모양대로 섬기는 봉사자들을 보면서 얼마나 많은 감사를 거듭했는지 모른다.

그 헌신과 희생과 섬김을 배워 가리라. 그들의 모습을 닮아 가리라.

(벧전 4:8~11) 말씀처럼 허다한 죄를 덮으며 대접하기를 원망 없이하고 청지기같이 봉사하며 오로지 하나님 한분만이 영광을 받으시게 하려하는 다비다의 섬김이로 남고 싶은 소망이 생겼다.

마음에 소원을 허락하시고 그의 계획을 이루시는 하나님을(빌2:13) 의지하여 지금은 하이 패밀리에서 가정사역 MBA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너는 두려워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사43:1) 그 말씀을 붙잡고 이 글을 쓰자니 성령님의 뜨거운 만지심이 가슴속깊이 느껴진다.

나는 보배롭고 존귀한 하나님의 딸이다

이렇게 고백할 수 있도록 마음으로 인도하신 하나님의 사랑에 감사드린다.

부끄러운 고백이 또 다른 아픔을 치유하고 회복하는 기회가 되리라 기도하는 마음으로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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