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하지 못할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 박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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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5-09-24 14:19 조회49,05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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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하지 못할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박명희
평범한 주부로 살림만 하다가 사업실패를 겪으면서 부부싸움이 잦아졌고 하나 뿐인 외동딸에게 심한 마음고생을 시키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힘든 사춘기 중3때 부부의 결별로 딸아이는 방황을 시작했고 저는 돈을 벌어야 했기 때문에 아이의 학교생활도 체크해 볼 시간적 여유도 없었습니다. 간신히 고등학교에 입학은 했지만 안 가는 날이 허다했고 학교에서는 문제아로 낙인찍히고 말았습니다. 아이를 붙잡고 “우리 모두 다 죽어 버리자. 살아서 뭐하냐?” 자살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살아갈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몸부림치며 살고 있던 어느 날 예배 말씀 중에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이 저를 붙들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의 원수는 남편이었고 남편을 저주하고 있었습니다. 저와 딸이 병들어가고 있는 이유는 상대방을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이었다는 것을 알고 새벽기도를 작정했습니다. 새벽기도를 하면서 ‘내가 죄인인데’ 하며 회개의 눈물을 쏟았고 하나님께 나를 용서해달라고 부르짖었습니다. 그러면서 남편에 대한 저주가 축복의 기도로 바뀌기 시작했고 제 마음도 평온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어느 날 새벽기도를 가려고 현관문을 열었을 때 딸아이가 “엄마 비가 많이 오니 오늘은 쉬어.”라고 하는데 왈칵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내가 변하니 아이도 변하고 있구나.” 엄마의 눈물의 기도는 그냥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후로 딸아이는 안정을 찾아가며 학교생활도 다시 시작하게 되었고 대학에 진학하였습니다. 하지만 딸아이의 근본적인 문제는 치료되지 않아서 다시 방황하게 되었습니다.
언젠가 딸아이의 일기장을 보다가 “나도 다른 아이들처럼 아빠 손잡고 다니고 싶다.”라는 글이 적혀 있는 것을 보고 엉엉 울었습니다. 아이의 마음에는 ‘좋은 아빠’로 새겨져 있었습니다. 아빠가 보고 싶었고 엄마한테는 “아빠 없어도 돼.”라고 했지만 자신을 버렸다는 아빠를 그리워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전 남편을 찾아 한 번만이라도 딸과 만나게 해주어야겠다.”라고. 용기를 갖고 남편에게 전화해 보았지만 거절을 당하고 또 거절을 당하는 많은 아픔을 겪고서 남편을 만나 눈물로 호소를 했습니다. 한 번만 딸을 만나 달라고 했더니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고 이제 와서 얼굴 볼 자신도 없다. 못 만나겠다.”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어려운 시간을 수십 번 겪으면서 드디어 아빠와 딸이 만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둘 다 다시는 안 만나겠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다시 남편에게 호소하였습니다. “그동안 내가 당신한테 지은 죄가 너무나 많으니 용서해 달라. 다 내 잘못이다. 다시 한 번 딸아이에게 마음을 열고 먼저 손을 내밀어 달라.” 그랬더니 남편은 마음의 문을 열고 딸과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서서히 딸아이의 마음의 상처가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비록 같이 살지는 않지만 전화도 하고 가끔씩 보는 아빠와의 만남이 딸아이에게는 최고의 약이었습니다. 저와 딸, 남편 셋이서 회복의 시간을 가지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축복해주고 기도하는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딸이 아빠 손잡고 결혼식을 하게 되었고 지금도 정기적으로 전 남편이 딸아이와 좋은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저도 전 남편의 부인에게 정말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라고 축복해 주었고 그로 인해 그들 부부가 지금은 하나님을 믿으며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 용서하지 못할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도 다 용서받아야 할 사람입니다. 비록 이혼을 했지만 엄마와 아이들이 행복해지려면 엄마가 아이들에게 “너희 아빠 참 좋으신 분이야. 기도해주자. 잘 되라고...”이렇게 얘기해준다면 아이들은 힘이 나서 엄마도 많이 이해해주고 방황의 길에서 회복의 길로 나올 것입니다. 각자 상황은 다 다르지만 원수를 위해 축복하고 사랑하는 것. 인간적인 생각으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지만 그것이야말로 바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