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힐링 여행/ 신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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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5-11-04 16:30 조회48,18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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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힐링 여행
신숙희
모든 사람들이 가족들과 함께하는 추석연휴. 동네 재래시장의 분주함 속에서 선물박스를 들고 바삐 걸어가는 밝은 얼굴들 속에서 순간 잠시 외로움도 스쳐간다.
그래도 올해도 어김없이 명절을 다비다와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지. 우리 조원은 5명의 자매들과 함께 필그림하우스로 힐링 여행을 하기로 했는데, 갑자기 출발 아침에 2명이 감기몸살로 펑크가 났다.
예전에 다비다에서 ‘사랑의 순례’와 ‘싱글동산’ 프로그램을 이곳 필그림하우스에서 가졌기에 두 번을 다녀왔던 곳이다. 그 때의 합숙캠프가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어, 1박 2일 예약해놓고 3명의 자매들과 아침 일찍 전철로 출발하여 오후쯤 필그림하우스에 도착하였다.
이곳은 올 때마다 주님 품처럼 푸근하고 차분한 안식을 준다. 올해는 유난히 가뭄이 심해 온 대지가 타들어가는 목마름으로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사람이 스프링클러로 물을 주는 것은 한계가 있고, 창조주만이 온 대지 위에 단비를 뿌려, 만물이 소생케 하는 능력이 있음을 다시 한 번 실감하며 간절히 하나님께 기도해본다. 대지를 적셔줄 은혜의 단비를 소망하며.......
우리는 맛있는 저녁식사를 마치고 통유리가 넓은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황금 들녘에 익어가는 곡식을 바라본다. 우리들의 마음도 차분해진 마음으로 엷은 우수에 물들어간다. 쉼 없이 가장으로 엄마로 달려왔던 길을 뒤돌아보며 “산다는 건 뭘까?”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며 귀뚜라미 우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여 귀를 쫑긋 새워본다.
숙소로 돌아와 같이 간 한 자매의 아픔과 고뇌를 들었다. 그녀가 인생의 코너에서 맞닥뜨린 아픔의 눈물을 쏟아낼 때, 이곳에서 눈물샘 다 비우고 가벼운 마음으로 잠들길 기도했다. 그녀도 그동안 누구에게 말도 못하고 혼자서 고민했던 삶의 보따리들을 이렇게라도 풀어 놓으니 속이 후련하고 또 앞으로 이제 담대하고 침착하게 자신의 삶을 한걸음 씩 옮겨 보겠다 하니 참 다행이다.
아침 일찍 고단한 눈을 비비며 날씨가 흐려 안개가 자욱한 숲속으로 새벽 산책을 나갔다. 밤 사이 밤나무 밑에선 바람결에 후두둑후두둑 알밤들이 많이 떨어져 있어, 우리는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알밤을 한가득 주웠다.
서울 촌놈인 내가 난생 처음 경험한 알밤 줍기. 다람쥐에게 미안하니 좀 남겨 두어야지... 우리들의 깔깔깔 웃음소리와 낙엽 밟는 바스락 소리가 가을 향기와 함께 우리들의 귀와 코를 간질인다.
이제 다시 각자 자신의 삶의 현장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누군가가 이 세상은 고해라고 했던가 고통의 바다라고. 모든 일이 순조롭게 풀리기만 바랄 순 없다. 어려운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저마다 각기 다른 무게의 십자가가 있듯이 그것을 삶의 과정으로 여기며 내 인생의 숙제를 가지고 다시 세상 속으로 힘차게 걸어가기로 한다.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아니하고 오직 믿음으로 한 길로만 걸어가게 하소서. 딸이 발을 다쳐 병원에 있다는 전화를 받고도 끝까지 우리와 함께 해준 순자 조장이 참으로 고맙다. 모든 다비다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