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다에 가고 싶다! / 정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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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24-11-12 17:36 조회9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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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다에 가고 싶다!
정혜선(안젤라 2조)
간증을 부탁하는 조장님의 전화에 하겠다고 대답은 했는데 막상 시간이 다가오니 막막했습니다. 고민하다가 지나간 시간들을 뒤돌아보며 이야기하기로 했습니다.
지금은 모두 하늘나라에 계신 부모님과 2남 3녀 중 넷째로 선도 안 보고 데려간다는 셋째 딸로 태어났습니다. 어릴 때는 아버지의 외도로 초등학교 6학년 때 부모님이 이혼을 하셨고, 아마 어릴 적에 저만 시골에서 할머니와 5년 간 살다가 학교에 다니기 위해 서울 본가에 올라와서인지 식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습니다. 고3 때까지도 “아버지가 외도해서 밖에서 낳아 데려온 딸이 아닐까?”라는 어이없는 생각을 할 정도로 부모님과의 애착 관계가 없이 생활하다가 동생의 소개로 동생의 군대 고참인 남편을 만났습니다.
1년을 사귀다가 마음 둘 곳이 없는 집에서 탈출(?)하고 싶었는데 남편은 사우디에서 돈 벌어서 결혼하자고 3년만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만약 사우디에 가면 기다리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려 남편은 사우디를 포기했고 저는 직장도 없는 남편을 용감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시댁에서 전세방을 얻어주시고 친정 오빠가 직장을 알아봐주기로 하고 남편이 운전면허를 따서 26살에 결혼을 하고, 27세에 첫 딸을 낳고, 28세에 둘째 딸을 낳았습니다. 29세에 큰처남이 사업 시작한 것 보고 자기도 사업하겠다고 하기에 철없는 제가 “나는 고아원을 하고 싶은데 남에게 도와 달라고 하기 싫으니 당신이 사업에 성공해서 나 고아원하게 해 달라.”고 하며 빚내서 사업을 하게 했습니다. 너무도 건강하여서 감기 한 번 안 걸렸던 남편이었는데 사업을 시작하고 얼마 안 되어 스트레스 때문이었는지 첫 돌, 두 돌 안 된 어린 두 딸과 저와 빚만 이 세상에 덩그러니 남기고 급성 위암으로 결혼 3년 3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너무 어린 나이에 혼자가 되니 아이들을 데리고 살라고도 못하시고 저의 처신만 기다리며 “밥 먹을 때 밥 먹고 죽 먹을 때 죽 먹자.”는 말씀뿐인 시댁과, “자식은 크면 다 엄마 찾아오니 시댁에 아이들을 주고 오라.”는 친정 사이에서 평생 우아한 백조로 살겠다는 저의 야무진 꿈은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발바닥이 부어서 발을 디딜 수가 없어도 결근하면 아이들 굶기는 줄 알고 출근을 하며 하나님만 바라보며 살아왔습니다.
남들은 한 번도 안 겪을 이별을 참 많이도 경험하며 남편도, 시어머니와 친정엄마도 모두 제 곁을 떠나가시고 교회와 직장만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살아가다가, 아이들이 초등학교 때 우연히 극동방송을 통해 김혜란 전 회장님의 간증을 듣고 다비다자매회를 알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잠실 중앙교회 지하상가에서 하는 다비다 정기모임을 찾아가서 그때부터 다비다 모임에 참석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렇게 만난 다비다는 저에게 새로운 세상이었습니다. 온 세상에 저 혼자만 남편이 없는 것 같았는데 다비다에 오니 모두 혼자이고 같은 형편이니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다독여주며 함께 아이들을 키우니 부러울 것이 없어서 좋았습니다. 항상 반겨주고 아이들도 씩씩하게 기 펴고 지내니 다비다 오는 날이 즐겁게 기다려졌습니다. 다비다의 많은 시간 속에서 아이들과 함께했던 여름캠프가 가장 행복한 여행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친구들이나 가족과 여행을 다니기도 했지만 다비다 캠프처럼 편안하고 자유로운 여행이 없었던 것은 모두 엄마와만 하는 여행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큰 사랑과 도움을 받았던 다비다인데 한동안 살기 바쁘다고 못 나왔습니다. 그 시간 동안 은복 언니의 사랑의 끈이 다비다와 저를 연결하여 붙잡아 주었고, 김혜란 전회장님의 생일축하 문자와, 폐암 진단을 받고 치료 중에 있는 것을 아시고 이영복 장로님과 함께 부천까지 심방와서 위로와 격려를 해주신 일도 다비다의 사랑과 보살핌을 기억하게 하고 다시 발걸음을 하게 하였습니다.
그랬습니다. 몸도 회복되고 아이들은 제 곁을 떠나고 외로움이 스며들 때 다비다가 생각났습니다. 제 인생의 가장 외롭고 힘든 시간에 함께했던 다비다를 찾고 싶었습니다. 매달 보내주시는 회지를 바라보다 문득 “다비다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변함없이 다비다의 큰 울타리로 서 있는 이수교회를 찾아 다비다 모임에 다시 온 날, 함께 부르기를 사모하던 찬양과 설교 말씀을 들으며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렀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지고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먼 길을 돌아 고향에 온 것 같았습니다.
이제 한 달에 한 번 다가오는 다비다 모임이 기다려집니다. 언제나 웃는 얼굴로 반갑게 맞아주시는 이주은 회장님과 다비다 식구들이 너무 감사합니다. 가족도 이해할 수 없는, 혼자 겪어내야 하는 아픔과 결정들을 함께 공감하며 이해하고 격려하며 다독여주는 다비다가 있어서 참 감사합니다. 함께 예배하고 찬양하는 시간이 포근하고 따뜻해서 감사합니다. 멀리서부터 반갑다고 달려와 주는 얼굴들이 감사합니다. 삶을 나누고 함께 웃고 함께 울어주는 조원들이 감사합니다. 이제는 받은 사랑을 나누고 섬기며 살아가는 진정한 다비다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