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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3>사별 후, 엄마로 살아간다는 것/이현옥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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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그의목적 작성일13-04-16 21:51 조회45,00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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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3>

사별 후, 엄마로 살아간다는 것

이 현 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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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ml:namespace prefix = v /><?xml:namespace prefix = o /><?xml:namespace prefix = w />인생에 있어 결혼한 사람은 누구나 한 번은 사별을 경험하게 된다. 특히 가장 가까운 이를 보내야 하는 시간이 되면 차라리 내가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래도 죽음은 대신 할 수 없는 것이다. 대신 가 줄 수 없는 길이어서 더욱 안타깝고 슬픈 것이다. 가는 사람을 잘 배웅하고 나도 잘 가야 하기 때문에 사별도 준비를 하고 맞이해야 한다.

나 또한 어이없이 당한 사별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몰라 허덕이던 때가 있었다. 5년 전 갑자기 간암으로 1년 6개월 투병생활 후 남편을 천국으로 보냈다. 청천벽력같이 닥친 사별은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살고 싶지 않았다. 더 이상 살아가야 할 이유가 없었다. 생채기가 아물고 다시 마음을 다잡는 데는 교회의 믿음 사람들의 도움이 컸다. 관심을 가져주고, 들어주고, 찾아주고, 심지어 예배드리며 함께 울어주던 사람들이 있었다.

믿음의 교우들을 통해 점차 마음은 안정 되어갔고 더 이상 슬픔에 젖어 있을 수 없어서 남편의 흔적을 지우려고 사진, 옷 가지 등 모든 유품들을 태웠다. 추억도 남김없이 태웠다. 가구도 필요한 사람 주고, 결혼반지도 필요한 곳에 기증하고, 집도 정리를 하였다. 그리고 8년 동안 정들었던 경기도 광주를 떠나 천당 바로 밑 분당으로 이사를 왔다. 새로운 터전에서 다시 시작하려니 힘들고 낯설었다. 전원생활에서 도시생활을 하려니 많이 답답했다. 특별히 초등학교 6학년에 다니는 막내딸은 갑작스러운 아빠의 죽음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많이 힘들어하는 가운데 사춘기를 맞이했다.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심성이 곧고 착했던 막내딸이 점차 성격이 과격해 지고 학교에 적응하지 못했다. 아침 출교시간은 매일 전쟁이었다. 매일 같은 전쟁 속에서 나의 마음은 피폐해 져갔고 딸과의 마음의 거리는 점점 멀어져만 갔다. 딸과의 대화는 점점 적어져만 갔고 서로 무관심으로 치닫고 있었다. 그리고 딸아이는 어느덧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교회 전도사님의 끊임없는 관심과 사랑의 가르침으로 마음을 추수리고 충실한 학교생활과 교회생활을 하였다.

정식적인 직업인도 아니고 혼자서 자녀를 양육하기에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또래의 아이들처럼 용돈을 충분히 주지 못하자 딸아이는 자기 용돈을 벌어 쓰겠다고 2학년 2학기부터 수업이 끝나고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그 때부터 세상에 눈을 뜨기 시작했고 친구들과 어울려 학업은 뒷전으로 하고 세상문화에 빠져들기 시작했고 다시 딸과의 관계도 소원해지기 시작했다.

딸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사랑과 관심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딸과의 관계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주말 어느 날 딸과 마트에 간적이 있었다. 주말이라 마트에는 쇼핑을 하려고 온 가족들이 함께 나와 있었다. 부모와 아이들이 카트를 밀고 담소를 나누며 쇼핑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쇼핑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딸아이는 별로 기분이 좋지 않은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집에 도착했는데 도와주지 않고 곧장 문을 닫고 자기 방으로 들어 가버리지 않는가! 나는 화가 나서 문을 열고 들어갔다. 딸은 이불을 뒤집어쓰고 울고 있었다. 이불을 걷어내고 우는 딸에게 왜 우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딸아이는 “아빠가 너무 보고 싶다”고 울부짖었다.

남편이 살아있을 때 딸아이를 데리고 마트를 자주 간일을 기억하고 아빠 생각이 나서 울었나보다. 남편은 살아있을 때 막내를 끔찍이도 사랑해서 자다가도 딸아이가 해달라는 대로 해주었었다. 이런 자상하고 따뜻한 아빠의 사랑이 딸아이의 마음 한편에 있었는가 보다. 마음이 무척 쓰리고 아파서 우리 둘이는 한참동안 껴안고 울었다.

좀 있다가 딸아이가 “아빠와 함께 행복한 추억이 있는 광주로 이사가면 안돼?”라고 물었다. 며칠 전에 학교수업을 종료하고 혼자 버스를 타고 예전에 아빠와 행복했던 추억이 담겨져 있는 곳에 갔다 왔다고 한다. 아빠와 함께 했던 집, 거리, 학교, 놀이터 등 구석구석 추억이 담겨져 있는 곳을 돌아다니다 집에 왔다고 한다. 아직도 아빠의 그리움과 빈자리는 딸아이의 마음을 가득 담고 있는 것 같다. 마음은 무척 쓰리고 아팠지만 이 계기로 힘들지만 엄마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더욱 더 사랑과 관심으로 남은 생애 딸아이 마음을 담고 있는 아빠의 빈자리를 채워 나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극동방송에서 다비다자매회 회장님이신 김혜란 목사님께서 나오셔서 싱글맘 모임과 청소년 상담을 한다는 광고를 듣고 다비다자매회를 접하게 되었다. 참석해 보니 싱글맘들을 위한 좋은 프로그램과 정보를 얻게 되었고 마음적으로도 많은 안정을 가져다주었다. 특별히 소그룹 모임을 통해서 좋은 분들을 만나게 되어 좋았다. 이제 다비다자매회를 통해 받은 사랑과 감동의 기쁨을 나보다 힘들고 어려운 싱글맘을 위해 나눔의 삶을 살아야 하는 사명이 있음을 다짐하게 된다.

사별 후 이 험난한 세상에서 엄마로 살아간다는 것이 힘들고 어려울지라도 하나님께서 분명 나와 사랑하는 자녀들을 기가 막힐 웅덩이와 수렁에서 끌어올리시고 우리 가족의 발을 반석위에 두사 걸음을 견고하게 해주실 것을 믿고 오늘도 사별 후 엄마로 살아간다는 사명감으로 힘차게 믿음과 소망을 가지고 달려 나가고자 한다.

“나를 기가 막힐 웅덩이와 수렁에서 끌어올리시고 내 발을 반석 위에 두사 내 걸음을 견고하게 하셨도다”(시 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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