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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하스 /이성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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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늘꽃향기 작성일11-09-30 15:27 조회47,5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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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옥 자매

 

동생이 아침 일찍 시장을 다녀와서는 "언니가 좋아하는 과자 사왔어" 하며 웨하스 한 봉지를 건네주었다.

아 ! 내가 좋아하는 과자다 !!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 지 …….

잠시 웨하스에 얽힌 추억에 잠겨 목이 멘다.

어린 시절 중학교 때 일이다. 유난히도 나를 예뻐하시는 가정 선생님께서 방과 후에 나에게 심부름을 시키셨다.

"성옥아 전방에 가서 웨하스 두개만 사오렴" 하며 돈을 건네 주셨는데 막상 가게 앞에 가니

과자 이름이 도무지 생각나지 않는 거다.

생전 먹어보지도 못하고 들어보지도 못한 이름, 무슨 영어 이름 같기도 했는데 …….

다시 학교 교무실에 찾아가서는 "선생님 죄송하지만 무슨 과자라 하셨지요?" 하고 여쭤 보았더니 화도 안내시고 누런 마분지 종이에다가 "웨하스" 라고 크게 적어주셨다.

얼른 뛰어가 웨하스 두 봉지를 사다 드렸더니 한 개는 선생님 꺼, 한 개는 나를 주셨다.

와 ~` 이런 횡재가!

혼자 먹기 너무 아까워 집으로 들고 뛰었다. 그때는 작은오빠랑 함께 학교 앞에서 자취를 할 때인데 그날따라 오빠가 친구네 집엘 가서 오질 않는다.

늦게까지 기다리기에는 참을 수가 없어서 과자가 너무 먹고 싶어 야금야금 한 개 두 개 ……. 웨하스 한 봉지를 혼자서 다 먹었다.

얼마나 입에서 살살 녹고 맛있던지 .... 그때 그 맛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아직도 오빠는 그 사실을 모른다. 이건 비밀얘기다.

나 혼자서 먹은 게 죄스러워 나는 오빠가 하라는 대로 다하고 도둑질 한 것 같은 불안한 마음에 최대한으로 잘해주었다.

머리털 나고 처음 먹어본 "웨하스" 그 이름 죽어도 안 잊어버린다.

그래서 가끔 나는 웨하스를 사먹기도 한다.

우리 남편이 아이들 과자 사줄 때도 웨하스는 "엄마과자" 라며 애들은 손도 못 대게 했다.

지금은 아이들이 "엄마과자" 라며 특별한날(결혼기념일, 생일날, 성탄절)에 사다주는 과자다.

오늘 동생이 그걸 기억하고 사다줘서 특정한 상품을 거론해서 안됐지만 지금은 돌아가셨을 가정선생님이 너무 보고 싶고 "엄마과자" 라며 늘 챙겨주던 남편이 너무 그리워 웨하스에 대한 추억으로 눈물이 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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