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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다회지’ 200회를 축하하며/이영복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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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늘꽃향기 작성일11-03-16 11:25 조회43,09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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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합 같은 내 동무야 
                                                            

제가 고등학교 시절 참 좋아하던 노래 중에 ‘동무생각’이란 가곡이 있습니다.
1922년에 박태준 선생이 곡을 쓰고 이은상 시인이 가사를 붙여 만든 노래입니다.

봄에 교향악이 울려 퍼지는 청라언덕 위에 백합 필적에 나는 흰나리 꽃향내 맡으며 너를 위해 노래, 노래 부른다. 청라언덕과 같은 내 맘에 백합 같은 내 동무야, 네가 내게서 피어날 적에 모든 슬픔이 사라진다.

다비다 자매회 회지가 이달 3월로 200호를 맞이하니 이사장으로서 축하의 메시지를 써달라는 김혜란 회장님의 부탁을 듣는 순간, 고등학교시절 자주 흥얼거렸던 “청라언덕과 같은 내 맘에 백합 같은 내 동무야~”라는 노래가사가 떠올랐습니다. “그래~ 다비다 자매들은 처음부터 내겐 백합 같은 동무이고 다비다자매회지는 그 동무들의 향기를 담은 것이지.”라는 생각과 함께 말입니다.

때로는 눈물겨운 이야기를, 때로는 오직 하나님이 해주신 일들에 대해 감격과 감사를 담은 다비다회지를 대하면서부터 저는 가곡의 가사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마태복음 6장 28~29절을 마음에 품게 되었습니다.

어째서 너희는 옷 걱정을 하느냐? 들에 핀 저 백합꽃이 어떻게 자라는지 보라. 일하거나 옷감을 짜지도 않는다. 그러나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 모든 영화를 누렸던 솔로몬도 이 꽃 하나만큼
차려입지는 못했다.

그러한 성경구절을 마음에 새기게 된 것은 1994년 1월 다비다가 창립하기 몇 달 전 제가 교회 청년부 교사 때의 일과 연결이 됩니다. 1993년 12월에 직장에서 인사발령이 나서 홍콩으로 떠나기 바로 전의 일이었습니다. 한 자매가 12시가 다 되어 가는 늦은 밤에 질문이 있다며 집으로 전화를 걸어 왔습니다. 들에 핀 백합화가 솔로몬의 옷보다도 더 곱다고 성경은 이야기하지만 자신은 솔직히 솔로몬의 옷이 더 아름답고 가치 있게 느껴질 때가 많은데 성경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는 것이 질문의 요지였습니다.

그 자매의 음성이 평소와는 달리 뭔가 심상찮게 느껴지고 정말 답을 얻고 싶어 답답해하는 분위기가 전해져서 저는 수화기를 든 채 잠깐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래 솔로몬의 옷은 분명 아름답고 값으로 따져도 비쌌을 것이다. 현대 언어로 조금 더 실감나게 옮겨보자면 프라다, 구찌, 페라가모 등 명품과 들꽃을 비교하면 자매의 고민에 절로 공감이 되는 것 아닌가?

이 질문은 하나님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 된 자의 삶이 하나님께 속하지 않은 자에 비해 오히려 초라해 보이는 현실을 깨닫게 된 자매의 안타까운 절규가 담긴 질문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며 하나님께 답을 알려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갑자기 두 단어가 마음의 귓전을 울렸습니다. 하나님께서 들려주신 음성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두 단어는 ‘생명’과 ‘주인’이었습니다. 그 자매에게 이렇게 대답해주었습니다.

“첫째로 백합화에는 무엇보다도 생명이 있으며, 솔로몬의 옷에는 생명이 없다. 둘째로 백합화는 그 주인이 하나님인데 솔로몬이 입은 옷의 주인은 기껏해야 한 나라의 왕일뿐이다.

자매님에겐 영원한 생명이 있고 자매님의 삶의 주인은 전능하신 하나님이 아닌가? 그런데 이 세상의 그 무엇이 부러우며 무엇이 걱정인가?”

전화선 저편에서 자신이 얻고자 하는 해답을 얻어 고맙다며 울먹이는 자매님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런데 그리 길지 않은 그 잠깐의 전화가 남긴 여운은 지금까지도 제 마음 속에 남아 있습니다. 그 때 제가 말했던 ‘생명’과 ‘주인’이란 두 단어가 제 신앙생활에 있어 늘 도전이 되어 온 것입니다. 특히 그 전화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비다자매회 창립 소식을 듣게 되고 멀리서 혹은 가까이서 ‘생명’에 가치를 두고 주님을 진정한 ‘주인’으로 모시고 살아가는 다비다자매들의 삶을 바라보게 되면서 제가 얼마나 큰 도전을 받았는지 모릅니다.

솔로몬의 옷이 이따금 들꽃보다도 아름답게 느껴질 때가 있더라도 이내 고개를 흔들며 마음을 추스르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는 다비다 동무들, 자신이 어려우면서도 남을 도우는 일에 물질을 기꺼이 쓰는 다비다 동무들을 생각하면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한 걸음을 가더라도 남들보다 더디게 가더라도 그리스도의 향기를 드러내는 진정한 크리스찬인 다비다 동무 여러분께 박수를 보냅니다. 저도 그러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보조를 잘 맞추겠습니다. 지령 200호를 진심으로 축하하며, 그동안 다비다자매회를 지켜주셨고 또 앞으로도 계속하여 인도해주실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ps. 그런데 동무생각 노래속의 청라언덕이 어디에 있는지 아십니까? 제가 3월 7 일부터 직장관계로 당분간 살게 될 대구에 있답니다. 대구에 있는 동안 백합같은 내 동무들 더 많이 생각하고 KTX로 서울에서 1시간 40분 걸리는 가까운 거리이니 자주 시간을 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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