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생일날 /신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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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1-11-18 15:00 조회47,56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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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생일날
신숙희
오늘 아침 우체통에서 다비다 마을 주소가 찍힌 카드를 발견 했다.
열어보니 우와~ 은촛대에 금박 성경책이 펼쳐져 있고 내가 좋아하는 보라색 꽃들이 우아하게 웃고 있는 너무나 예쁜 생일 카드였다. 햇빛이 내리쬐는 창가에 올려 놓고 보고 또 보고 그림이 얼마나 예쁜지 작은 액자에 넣어 둘 생각이다. 조금 후에 회장님 전화를 받았다. 어제 생일 잘 보냈느냐고.....
낼 맛있는 저녁을 사 주신다고 시간을 내라고 하시기에 약속을 했다.
전화를 끊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생일을 어떻게 보내는 게 잘 보내는 걸까?
내 삶은 평일이나 생일이나 조금도 다를 바 없는 똑같은 매일의 삶이다. 내 생일 파티 해 본적이 언제 였나? 가물가물... 그리 길지 않은 시간 이지만 지난 14년의 날들이 필름처럼 기억으로 스쳐갔다.
하루아침에 남편과 사별하고 두 아들과의 삶은 추수를 마친 빈 들녘과 같이 황량한 벌판위에 서있는 것 같은 날들이 많았다. 세상에 모든 시련은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만 같았고 언제나 기쁨보다는 슬픔이 더 많은 것 같은 삶이었다.
특히 철없고 무뚝뚝한 두 아들들과의 삶이 수레바퀴 돌듯 날마다 이어지며 나의 여린 감정들도 자꾸만 삭막해져 갔다.
다음 날 직장을 조퇴 하고 약속 장소에 가보니 두 간사님들과 함께 회장님이 기다리고 계셨다. 내 생일을 축하 한다며 생일 선물까지.....
오 하나님!! 살다보니 이런 생일날도 있네요. 그리고 난 내 자신에게 속으로 외쳤다. “난 혼자가 아니 랍니다”내 곁엔 늘 다비다가 있습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우리 집에서 심방예배를 드렸다.
회장님이 목사님 되신 후에 늘 한번 모시고 우리 집에서 예배드리기를 마음에 품어 왔는데 너무나 좋은 기회였다. 목사님은 저에게 마태복음 25장의 열 처녀 비유의 말씀을 주셨다. “ 그런즉 깨어 있으라. 너희는 그 날과 그 때를 알지 못 하느니라.” 주님 오시는 그날 까지 그리스도의 신부로서 슬기로운 다섯 처녀처럼 너의 등불이 꺼지지 않도록 기름을 준비 하라는 김혜란 목사님의 말씀을 다시 한 번 내 피곤한 육체와 연약한 영혼에 수를 놓았다.
지난 세월 돌이켜 보면 하나님의 은혜가 아닌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 때는 왜 그렇게 강퍅했고 왜 그렇게 너그럽지 못했지!” 하며 이해되지 않았던 일들을 뒤돌아보는 시간의 흐름은 늘 마음 한편이 구멍 난 것처럼 아쉬움이 남는다. 하나님이 내 삶속에 개입하고 지켜보신다는 것을 순간순간 느끼면서 살았다. 참으로 여기까지 인도하신 에벤에셀의 하나님이라고 살며시 입술로 고백해 본다. 너무 멀리 보지 말자. 아이들의 미래와 내가 세워둔 목표들을 보고 할 수 있을까? 할 수 없을까? 의구심으로 시간을 소비 하지 말자.
중요한 것은 지금 내가 발을 딛고 서 있는 이곳에서 충실하게 내게 주어진 일들을 묵묵히 해 나가는 것이다. 지금 까지도 그래 왔듯이.....
우리 삶 또한 소중한 것들이 어찌 별다른 아픔과 고통 없이 쉽게 이루어 질 수 있으랴....
잠시만 있으면 또 과거가 되어버릴 아쉬운 시간들. 이제 그 아쉬움들을 조금씩 줄여 나가는 것이 내 삶에 남겨진 숙제라는 것을 난 알고 있다. 내 작은 방 창가에서 창밖을 내다보았다. 저 멀리 빌딩의 네온싸인과 교통체증에 꼬리를 문 자동차들의 빨간 불빛들마저 아름답고 여유로워 보인다. 그동안 너무 바쁘게 사느라 가족들의 생일 같은 소소한 것들을 그냥 지나쳐 버리진 않았는지 그것들이 우리 삶속에 얼마나 소중한 것들 인지 조차 잃어버린 무덤덤한 가슴으로 살았던 것 같다.
아직도 내게 남아있는 감사의 씨앗들을 하나하나 찾아 내 인생의 화분에 심어야겠다. 내 앞에 삶의 열매들이 주렁주렁 달릴 것을 생각하면서 하나님 감사 합니다. 먼 훗날 내 추억 속에 아름다운 생일날로 기억 할 수 있게 해 주셔서....
이스라엘이여 너는 행복한 자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