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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먹고 사랑을 마시고 사랑에 취하다.(노윤숙-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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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하늘꽃향기 작성일11-05-16 14:41 조회47,1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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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윤 숙(전주)

햇살 가득하고 향기로운 날 오랜만의 탈출을 꿈꾸며 기대하는 맘으로 서울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오랜만의 외출에 하나님도 우릴 축하해 주시는 듯 했고 움트는 연두빛 잎들도, 색색의 꽃들도 우릴 잘 다녀오라 인사하는 것 같았다.

혼자 참석해야하는가 했는데 그래도 집사님과 동행할 수 있어서 외롭지 않은 여행이 되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같이 가자는 나의 성화에 못 이겨 마음을 정했지만 집사님이 여러 가지 일들을 젖혀놓고 시간 내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닌 듯 했다.

자녀들 뒷바라지 하랴 언제나 가정을 지켜야했던 집사님은 아이들 셋이 지금 공부하는 학생들이기에 언제 집 떠날 날 있었겠는가? 집사님이 어느 곳 한 번 마음 놓고 가볼 수 없던 터라 오랜만의 외출에 더욱 더 홀가분한 기분 인 것 같았다. 대부분의 싱글맘들이 그렇다.

오래전부터 목사님께서는 나에게 싱글맘 모임을 추진하기를 원하셨다. 같은 입장에서 그 아픈 마음을 잘 알고 또 같은 여자로서 다가가기에 용이할 것이라는 깊은 생각에서다.

그래서 우리교회는 작년 8월에 목사님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싱글맘 모임을 창립하고 5월 달로 10번째 모임을 가질 예정이다.

우리 교회에는 18가정의 싱글맘이 있으나 어떤 이는 싱글이라고 나타내기 싫어서 참석하지 않는 이도 있지만, 어떤 이들은 주일에도 밤에도 일을 해야 하는 직장이다 보니 시간을 낼 수 없어서 참석하지 못해서 안타까워한다.

그래서 추진하는 나도 때론 힘이 빠질 때가 있지만, 그럴 때마다 "적게 모여도 욕심내지 말고 하라"고 하시던 김혜란 회장님 말씀을 떠올리면서 위로를 삼는다.

어떤 모임이든지 한 사람의 열정과 희생이 뒤따라야 그 모임이 진행되어져 간다.

싱글맘 모임을 주선 해 놓고 모이지 않으면 얼마나 힘 드실지를 알기에 회장님을 생각하면서 서울행 버스에 올랐었다.

가평에 도착하니 회장님을 비롯하여 여러분들이 해바라기 같이 웃으시며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셨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위해서 이렇게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구나 생각하니 죄송하면서도 가슴이 뭉클하였다.

아름다운 주위의 풍경도 한몫을 단단히 했는데 고즈녁한 저녁 비 내린 후의 산 중턱에 걸린 안개구름은 하얀 앞치마를 두르고 우리를 위해 인사하는 듯 했다.

심신이 피곤한 참가자들에게 더없는 행복감을 주었다. 모든 참가자들도 요소요소에서 느껴지는 사랑의 손길들이 가슴으로 다가와 굳어있던 마음들이 봄 눈 녹듯이 녹아 내렸을 것이다.

예쁘게 장식한 간식도 시간 시간 너무 정성스레 준비하셔서 먹어버리기엔 너무나 미안할 정도였다. 3일 동안 우린 이렇게 사랑을 먹고 사랑을 마시고 사랑에 취하였다.

혼자 누구한테 말 못하고 가슴에 묻으며 가슴앓이를 하면서 사회의 눈총 속에 참 많이 외롭고 또 소외감도 들었다. 이런 우리들을 보듬어 주기위해 노력하신 모든 봉사자들의 노고가 참가자들에겐 정말 힘이 되었다.

생활 현장에서 언제나 긴장하며 자녀들 양육과 경제적인 면을 책임져야하는 압박감이 있고, 어디서나 한 발짝 물러나 있어야 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그 만큼 자신감도 결여 되고, 자존감도 땅에 떨어져 있는데, 그러나 이번 모임을 통하여 우리도 이렇게 사랑받는다는 것을 실감하게 해주었고, 떨어져 있던 자존감도 세워 주었다.

시간마다 열정적으로 들려주시던 목사님의 강의도 지난날의 아버지와의 관계로 인하여 비롯된 하나님과의 관계를 새롭게 회복하게 해주었고, 자신을 바라보며 다시 한 번 새롭게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다.

무엇보다 은혜스러웠던 것은 애찬식이었다.

십자가에 초연히 타오르는 촛불처럼 우리를 위하여 몸 버리신 예수님을 생각하면서 경건한 마음으로 드린 애찬식은 서로에게 사랑을 전달하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2박 3일 동안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소통이라는 단어를 생각하게 되었다.

같은 사람들과 만나서 같이 식사하고 밤을 지내고 할 때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뭔가가 있었다. 얼마나 아팠으며, 얼마나 힘들었으며, 얼마나 외로웠으며, 서로가 말하지 않아도 웃는 미소 속에서도 전달되는 언어가 있었다.

이렇게 우리는 같은 공통분모가 있기에 어떤 설명을 하지 않아도 우린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알아버렸다. 그래도 우린 하나도 부끄럽지 않았으며, 오히려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공동체가 되었다는 것에 참 행복을 느낀 모임이었다.

회장님과 봉사자들의 수고에 감사하며 우리들은 아름다운 환경 속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 정다운 이야기 나누고 은혜 받는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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