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을 바라보며 시작한 신대원 공부 / 김혜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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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ooner 작성일08-10-04 08:52 조회43,154회 댓글1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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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부르심에 후회함이 없으신 나의 하나님
김혜란 회장
신약개론, 헬라어문법, 중년기상담, 교회사, 모세오경, 선교학, 조직신학, 영성과 심리치료, 누가복음.... 이것이 금년 3월부터 내가 공부하고 있는 과목들이다.
십여년을 가을만 되면 신학기에는 신대원에 가야할 것 같아 몸살을 한바탕 치르곤 했었다.
다비다자매회 사역을 맡아 지도자로서 계속 배우고 노력해야 하겠기에 이곳 저곳 좋은 강의를 찾아다니며 공부를 해왔다. 어느 날 그럴 바엔 차라리 신대원에 가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어느 목사님의 한 마디에 그렇게 오래 망설이던 문제를 결정지어 버렸다.
중학교 시절부터 바라던 내 마음에 그리던 그 길인데 왜 그리도 멀리 멀리 돌아 아제 60을 바라보는 나이에 밤마다 돋보기 쓰고, 제때 밥도 먹지 못하고 무거운 책가방들고 어려운 공부를 하고 있는지, 참 나도 모르겠다.
엊그제에는 늦은 점심을 먹은 탓에 수업시작 전 저녁식사를 걸렀다. 9시가 넘게 시작한 맨 마지막 시간 중에 갑자기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다. 워낙 시간 맞춰 식사하지 못하면 어지러움 증과 온 몸이 떨리는 증세가 있는 터라 겁이 나기 시작했다.
증세가 나타나면 이미 늦어진다. 허겁지겁 가져온 비상식품인 빵 한 쪽을 들고 살짝 교실을 나왔으나 갈 곳이 마땅치 않아 간곳이 겨우 화장실, 공부하기 위해선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화장실에서 빵을 먹었다. 두고 두고 웃을 일이다.
우리 반은 70명 정도인 것 같다.
70명중 10명 정도가 여학생이고 다 시커멓게 입은 남성들이라 새까만 분위기이다.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학교 도서관 찾는 일, 식당 이용하는 일, 모두 다 생소하다. 누구에게 물어볼 분위기가 아니다. 야간 학생들은 모두 바쁘다. 쉬는 시간이 거의 없다. 교수님들이 얼마나 열심히 강의를 하시는지 쉴 시간을 주지 않는다.
대부분 3,40대로 보이는 학생들. 낮에는 무슨 일 하다가 이 늦은 시간 공부한다고 이 고생하나? 어찌하여 이 자리에 까지 나왔을지 각자 할 말이 많은 사람들이리라.
첫 시간부터 시간 시간 마다 교제소개에 중간고사와 과제물, 학기말 고사까지 말씀해 주신다.
열심히 놓치지 않고 기록하지만, 아차, 오늘 제출해야하는 첫 과제는 놓쳐버렸다. 오늘인 것을 몰랐다.
젊어서 신대원 공부하는 것도 힘이 들어 고3공부 하듯 해야 한다는데 와, 정말 감당하기 힘들다.
이제까지 어떤 시험이든 떨어져 본적이 한 번도 없는 사람이며, 공부하는 것 그리 어렵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 터이라 낼 모레 환갑을 맞을 나이 이지만 여성 평균 연령에 의하면 아직도 25년은 더 살아야 되니 슬 슬 공부나 할까 하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출발한 것이다.
그런데 생각과 너무 다르다.
교회사의 연대기, 초기 교부시대, 신학사상과 본문(하등)비평, 성경(고등)비평 등을 강의하시는 열정적인 교수님들의 강의를 들으며 내 마음으로는 이 일을 얼마나 계속할 수 있을까? 이제 2주도 안되었는데 입학 취소하면 등록금 반환 받을 수 있을까?
나보다 더 연세가 있으신 최목사님은 어떻게 이 공부를 마치셨을까? 김양재 목사님은 이 학교에서 1등을 했다는데... 정말 대단한 분들이다. 내가 이렇게 공부를 따라가기 힘들 정도의 수준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를 어쩌나~~~~
마음이 답답해진다.
화요일엔 마지막 시간에 전체 체플이 있다. 무거운 책가방을 들고 예배실에 앉자 마자 “주님, 저 힘들어요. 자신이 없어요. 어떻게 하죠? 제가 신학을 공부하기엔 너무 늦게 왔나봐요. 이럴 줄 몰랐어요. 정말 못할 것 같아요. 겁이나요. 어떻게 해요~~”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앞으로 고생할 것 생각하니 답답하고 속이 상하다. 내가 한심하다.
예배시간, 로마서 11장의 말씀으로 “하나님의 은사와 부르심에는 후회함이 없다”는 말씀의 설교를 하신다.
역시 우리 아버지는 내가 속상해 하는 꼴을 보지 못하시지. 내가 잠시 답답한 마음으로 부르짖었더니 당장 응답하시며 나를 격려해 주신다.
나를 부르심에 결코 후회하지 않으시는 하나님. 내가 선택하여 이곳에 와 있는 것 같지만, 하나님의 특별하신 부르심이 없이 어떻게 내 뜻대로 이곳에 올수 있겠나.
하나님의 작정하신 뜻과 계획이 있고, 내 앞에 하나님의 비밀이 있다. 하나님이 주신 엄청난 기회이다. 잘 활용해야한다.
내 지혜와 능력으로 하려하니 낙심하고 두렵고 포기하고 싶어지는데 나를 부르신 그분이 나를 바꾸시고 새롭게 하시고 공부할 수 있는 건강과 지혜를 주실 것이라 믿는다.
나를 부르신 일에 후회함이 없으신 신실하신 하나님, 나를 연단하시어 신실한 종이 되게 하시려고 부르셨기에 자격은 없지만 주님 의지하며 믿음으로 나가렵니다.
주의 손에 붙잡혀 3년간 무엇을 하라시든 순종하며 나가겠습니다.
하나님이 나를 여기까지 오게 하셨으니 나는 할 수 없지만 하나님이 하실 수 있을것을 믿고 나가렵니다.
(08년 3월에)
김혜란 회장
신약개론, 헬라어문법, 중년기상담, 교회사, 모세오경, 선교학, 조직신학, 영성과 심리치료, 누가복음.... 이것이 금년 3월부터 내가 공부하고 있는 과목들이다.
십여년을 가을만 되면 신학기에는 신대원에 가야할 것 같아 몸살을 한바탕 치르곤 했었다.
다비다자매회 사역을 맡아 지도자로서 계속 배우고 노력해야 하겠기에 이곳 저곳 좋은 강의를 찾아다니며 공부를 해왔다. 어느 날 그럴 바엔 차라리 신대원에 가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어느 목사님의 한 마디에 그렇게 오래 망설이던 문제를 결정지어 버렸다.
중학교 시절부터 바라던 내 마음에 그리던 그 길인데 왜 그리도 멀리 멀리 돌아 아제 60을 바라보는 나이에 밤마다 돋보기 쓰고, 제때 밥도 먹지 못하고 무거운 책가방들고 어려운 공부를 하고 있는지, 참 나도 모르겠다.
엊그제에는 늦은 점심을 먹은 탓에 수업시작 전 저녁식사를 걸렀다. 9시가 넘게 시작한 맨 마지막 시간 중에 갑자기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다. 워낙 시간 맞춰 식사하지 못하면 어지러움 증과 온 몸이 떨리는 증세가 있는 터라 겁이 나기 시작했다.
증세가 나타나면 이미 늦어진다. 허겁지겁 가져온 비상식품인 빵 한 쪽을 들고 살짝 교실을 나왔으나 갈 곳이 마땅치 않아 간곳이 겨우 화장실, 공부하기 위해선 먹어야 한다는 생각에 화장실에서 빵을 먹었다. 두고 두고 웃을 일이다.
우리 반은 70명 정도인 것 같다.
70명중 10명 정도가 여학생이고 다 시커멓게 입은 남성들이라 새까만 분위기이다.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학교 도서관 찾는 일, 식당 이용하는 일, 모두 다 생소하다. 누구에게 물어볼 분위기가 아니다. 야간 학생들은 모두 바쁘다. 쉬는 시간이 거의 없다. 교수님들이 얼마나 열심히 강의를 하시는지 쉴 시간을 주지 않는다.
대부분 3,40대로 보이는 학생들. 낮에는 무슨 일 하다가 이 늦은 시간 공부한다고 이 고생하나? 어찌하여 이 자리에 까지 나왔을지 각자 할 말이 많은 사람들이리라.
첫 시간부터 시간 시간 마다 교제소개에 중간고사와 과제물, 학기말 고사까지 말씀해 주신다.
열심히 놓치지 않고 기록하지만, 아차, 오늘 제출해야하는 첫 과제는 놓쳐버렸다. 오늘인 것을 몰랐다.
젊어서 신대원 공부하는 것도 힘이 들어 고3공부 하듯 해야 한다는데 와, 정말 감당하기 힘들다.
이제까지 어떤 시험이든 떨어져 본적이 한 번도 없는 사람이며, 공부하는 것 그리 어렵게 생각해본 적이 없는 터이라 낼 모레 환갑을 맞을 나이 이지만 여성 평균 연령에 의하면 아직도 25년은 더 살아야 되니 슬 슬 공부나 할까 하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출발한 것이다.
그런데 생각과 너무 다르다.
교회사의 연대기, 초기 교부시대, 신학사상과 본문(하등)비평, 성경(고등)비평 등을 강의하시는 열정적인 교수님들의 강의를 들으며 내 마음으로는 이 일을 얼마나 계속할 수 있을까? 이제 2주도 안되었는데 입학 취소하면 등록금 반환 받을 수 있을까?
나보다 더 연세가 있으신 최목사님은 어떻게 이 공부를 마치셨을까? 김양재 목사님은 이 학교에서 1등을 했다는데... 정말 대단한 분들이다. 내가 이렇게 공부를 따라가기 힘들 정도의 수준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를 어쩌나~~~~
마음이 답답해진다.
화요일엔 마지막 시간에 전체 체플이 있다. 무거운 책가방을 들고 예배실에 앉자 마자 “주님, 저 힘들어요. 자신이 없어요. 어떻게 하죠? 제가 신학을 공부하기엔 너무 늦게 왔나봐요. 이럴 줄 몰랐어요. 정말 못할 것 같아요. 겁이나요. 어떻게 해요~~”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앞으로 고생할 것 생각하니 답답하고 속이 상하다. 내가 한심하다.
예배시간, 로마서 11장의 말씀으로 “하나님의 은사와 부르심에는 후회함이 없다”는 말씀의 설교를 하신다.
역시 우리 아버지는 내가 속상해 하는 꼴을 보지 못하시지. 내가 잠시 답답한 마음으로 부르짖었더니 당장 응답하시며 나를 격려해 주신다.
나를 부르심에 결코 후회하지 않으시는 하나님. 내가 선택하여 이곳에 와 있는 것 같지만, 하나님의 특별하신 부르심이 없이 어떻게 내 뜻대로 이곳에 올수 있겠나.
하나님의 작정하신 뜻과 계획이 있고, 내 앞에 하나님의 비밀이 있다. 하나님이 주신 엄청난 기회이다. 잘 활용해야한다.
내 지혜와 능력으로 하려하니 낙심하고 두렵고 포기하고 싶어지는데 나를 부르신 그분이 나를 바꾸시고 새롭게 하시고 공부할 수 있는 건강과 지혜를 주실 것이라 믿는다.
나를 부르신 일에 후회함이 없으신 신실하신 하나님, 나를 연단하시어 신실한 종이 되게 하시려고 부르셨기에 자격은 없지만 주님 의지하며 믿음으로 나가렵니다.
주의 손에 붙잡혀 3년간 무엇을 하라시든 순종하며 나가겠습니다.
하나님이 나를 여기까지 오게 하셨으니 나는 할 수 없지만 하나님이 하실 수 있을것을 믿고 나가렵니다.
(08년 3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