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다비다필그림’ / 유숙자
페이지 정보
작성자 kim 작성일22-07-08 11:08 조회11,216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다비다필그림>
행복한 ‘다비다필그림’
유숙자
70세 이상의 다비다 자매들로 구성된 ‘다비다필그림’이 지난 4월에 첫 발대식을 가졌고, 5월에는 봄나들이로 1박2일 태안에서, 그리고 6월 11일(토)에 세 번째 모임을 가졌다. 필그림 모임은 매월 2번째 토요일에 이수교회 카페에서 모인다.
필그림에 올 때는 가장 멋진 옷으로 예쁘게 차려입고 나오라는 공지를 한 탓인지 곱게 차려입은 회원들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예쁘고 화사한 모습으로 오늘의 특별함을 기대하고 나온 듯 얼굴에 생기가 뿜뿜 풍겼다.
약속시간 11시 30분에 한 분도 늦지 않고 모이셨다.
‘다비다필그림’을 맡아서 수고하시는 김혜란 목사님의 진행으로 먼저 점심식사를 한 후 ‘이수 카페’에 모여 이달에 생일 맞은 분의 생일 축하, 오락시간, 보물찾기, 찬양, 말씀, 그리고 공작시간으로 11시 3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장장 4시간을 진행하였다.
언니들을 섬기기 위해 첫날부터 참석한 엄정숙 자매, 그리고 오늘의 특강은 맡은 허윤숙 자매가 함께했다.
기장떡 3상자를 준비해오신 목사님께서 이달에 생일을 맞은 김이제 자매님과 박경희 자매님께 떡을 한 상자씩 선물로 드리고 나머지 한 상자는 우리에게 풀어 놓으셨다. 수박과 떡을 접시에 담아놓고 생일 축하송을 부르며 축하의 박수를 드렸다.
잠시 후 목사님은 보물찾기를 하자고 하신다. 나는 “보물을 어디에 숨겨놓으셨나? 이런 데서 무슨 보물찾기를 해?” 책상 밑과 의자 등 주변을 빨리 훑어보았다. 그런데 목사님은 마음속에서 감사한 것들을 찾아내는 보물찾기라 하신다. 그 말씀을 듣고 보니 “과연 감사가 보물이구나!” 하며 속으로 감탄을 하였다.
어떤 분은 많이 아팠었는데 지금은 건강이 좋아져 필그림에 나올 수 있어서, 어떤 분은 자녀가 새로운 사업으로 제과소를 시작했는데 대박이 나서, 어떤 분은 식욕을 잃지 않고 식사를 잘해서 감사하고, 또 몇몇 회원들은 ‘다비다필그림’이 있어서 가장 감사하다며 오늘을 많이 기다렸다고 말씀기도 하였다.
생일을 맞으신 분들에게는 생일을 어떻게 지냈는지, 오늘 생일 축하 받은 기분은 어떤지 말하게 하고, 보물찾기라며 감사한 것들을 말하게 하신 김 목사님. “목사님은 우리 회원들이 혼자 생활하면서 대화를 할 기회가 많지 않음을 아시고 자신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주시는 것이구나!” 눈치 빠른 내가 감지할 수 있었다.
나는 오락부장으로 지명 받았다. 30분간 손뼉 치며 노래하고 빠른 박자에 맞춰 춤을 추게 했더니 모두들 땀이 났다며 좋아들 하시고 오락부장을 잘한다고 칭찬해 주셔서 감사했다.
허윤숙 자매의 공작시간이 왔다. 역시 전문가다운 폼으로 예쁜 그림종이와 가위와 풀 등을 이용해 날아가는 새를 만들고 꽃밭을 꾸미고 오려 붙이는 등 보기보다 쉬운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이 작업이 치매예방에 좋다는 거라고 하는구나!” 똑같은 재료에 똑같은 설명을 듣고 만들었는데 같은 모양의 작품은 없다는 것이 신기했다.
오늘 김혜란 목사님께서 주신 말씀은 이사야 46장 3, 4절 말씀이었다. “야곱의 집이여 이스라엘 집에 남은 모든 자여 내게 들을지어다. 배에서 태어남으로부터 내게 안겼고 태에서 남으로부터 내게 업힌 너희여 너희가 노년에 이르기까지 내가 그리하겠고 백발이 되기까지 내가 너희를 품을 것이라 내가 지었은즉 내가 업을 것이요 내가 품고 구하여 내리라.”
우리 하나님 아버지께서 “내가 너를 태에 있을 때부터 안고, 지금까지 너를 업었다. 백발이 되기까지 내가 너희를 업고 품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이런 말씀이 성경에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우리에게는 우리를 책임져 주시는 분이 계신다. 그분은 우리를 태어나기도 전에 선택하셨고, 질풍노도의 청소년시절, 그리고 세월의 무상함에 허무하게 지내는 고독한 노년에 이르기까지 우리를 안고 업고 품고 계신단다.
복 중에 가장 큰 복은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안고 업고 품고 계신다는 것이다. 내 가까이, 지금, 이곳에 하나님이 함께 계신다.
사람은 스스로 행복하다고 자신에 대해 만족해할 때만 행복하다. 기뻐하고 만족하며 감사할 때 행복하다. 잘 살지만 행복하지 않는 것은 만족이 없기 때문이다. 행복은 아주 작은 것에 있다. 멀리 있지 않다. 바로 내 발 밑에 있다. 지금 내게 있는 것을 만족하며 기뻐하자. 행복은 바로 지금부터다.
장장 4시간, 길다면 긴 시간인데 회원 모두 피곤을 모르고 “집에 가도 기다리는 사람이 없는데...” 또 “왜 이렇게 빨리 왔느냐고 혼나요.”라는 농담을 하면서 헤어지기 아쉬워했다. 정말 즐겁고 행복한 하루였다.
행복한 노인이 되어 행복을 한가득 가슴에 안고 각자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 또한 행복 때문일까? 잘름잘름, 뒤뚱뒤뚱, 뒷모습도 오늘은 둥둥 가볍게 떠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