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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나 / 김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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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23-02-09 18:10 조회9,2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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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나

 

김영경

 

새벽부터 함박눈이 내렸다. 아침엔 눈이 소복이 쌓였다. 계속 눈이 내렸다. 장우산을 쓰고 딸과 함께 양재천에 나갔다. 걸음마다 뽀드득 경쾌한 소리가 났다. 푸른솔, 나뭇가지 위, 온통 눈천지다. 내리는 눈과 쌓인 눈이 장관이다. 중년의 나는 무릎이 약해 조심스럽다. 내가 언제까지 건강한 모습으로 이 눈을 맞을까 생각하며 그 순간 감사기도를 드렸다. 쏟아지는 눈, 조용한 시간! 그네에 앉아 한참을 눈 구경을 했다. 언덕길에서 아저씨 한분이 열심히 눈을 치우고 계셨다. 많은 눈을 어떻게 치우나 걱정이 됐다.

 

집안일을 하고 오후에 양재천에 나갔다. 쌓인 눈이 모두 녹았다. 눈 치우던 아저씨가 벤치에 앉아 쉬고 있었다. 애쓰신 아저씨가 고마웠다. 따듯한 햇살로 한 번에 그 많은 눈을 녹이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눈이 많이 온 날이면 유년의 나와 아버지가 그립다. 장독위에 눈이 소복이 쌓인 날이면 찬바람 맞으면서 동네 눈을 치우시던 아버지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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