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 평안해(왕하 4장 8~37절)
이주은 목사(본회 회장)
들어가는 말
이번 달 설교를 준비하려는데 자꾸 찬송가 ‘내 평생에 가는 길’이 계속 생각이 났습니다. 이 찬송가 가사를 쓴 사람은 ‘호레이쇼 게이츠 스패포드(Horatio G. Spafford)’입니다. 그는 미국 시카고의 저명한 변호사였고 대학교수였으며 신앙생활을 신실하게 하는 가장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단란하고 행복했던 가정에 시련이 닥쳤습니다. 1남 4녀 중 네 살 난 아들이 열병으로 죽고 얼마 되지 않아 1871년 시카고 대화재로 집은 불타고 재산은 전부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스패포드의 아내는 몸이 좋지 않아 가족이 이런 복잡한 환경을 떠나 유럽 여행을 하기로 계획을 했습니다. 그런데 스패포드는 해결해야 할 일이 있어 며칠 뒤 프랑스에서 가족과 만나기로 하고, 1873년 어느 날 아내와 네 딸만 여객선을 타고 여행길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여객선은 영국의 철갑선과 부딪쳐 침몰하여 네 명의 딸은 죽고 스패포드의 아내만 익사 직전에 기적적으로 구조되었습니다.
스패포드는 네 명의 딸을 잃고 슬퍼하고 있을 아내를 생각하며 가장 빠른 배편으로 영국으로 가고 있는데 그가 타고 가던 배의 선장이 스패포드를 불렀습니다. 선장은 “지금 우리는 당신의 아이들이 타고 있던 배가 침몰한 그 위를 통과하고 있는 중입니다.”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스패포드의 마음은 주체할 수 없이 힘들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내게 왜 이런 일이 생긴 것입니까? 아들도 데려가시고, 그 많은 재산을 다 쓸어 가시더니 그것도 모자라 사랑하는 네 딸들마저 데려가십니까? 하나님이 살아 계시다면 어찌 그런 가혹한 일을 당할 수가 있는지요?” 그는 밤새 울부짖으며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입니까? 얼마가 지났을까. 걷잡을 수 없었던 마음속의 심한 폭풍이 순간 세상에서 느껴보지 못한 평안으로 바뀌며 그를 감싸 안았습니다. 하나님을 의지하는 영혼에게 부어주시는 깊은 평안을 느꼈습니다. 스패포드는 종이를 꺼내 마음의 평안을 기록했습니다. “내 평생에 가는 길 순탄하여 늘 잔잔한 강 같든지 큰 풍파로 무섭고 어렵든지 나의 영혼은 늘 편하다. 내 영혼 평안해. 내 영혼 내 영혼 평안해.”
고난은 누구에게나 다가옵니다.
하나님을 믿는 우리들은 하나님을 믿으면 이 세상에서 살 동안 고통 없이 편안한 삶을 계속하여 살아 가리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합니다. “하나님을 믿으니 좋은 일만 있을 거야.” 하는 마음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기도하면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모든 것이 잘되리라는 생각을 합니다.
스패포드는 신실한 믿음의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하루아침에 아들을 잃고 집이 불에 타 재산도 잃고 또 얼마 안 있다가 네 딸을 잃어버리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힘든 일이 연달아 일어났습니다. 이렇듯 하나님을 믿는 사람에게도 시련과 고난은 다가옵니다. 가난한 사람도 부한 사람도, 믿음이 있는 사람도 믿음이 없는 사람도 저마다 알 수 없는 고통을 겪으며 인생을 살아가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오늘 말씀에는 수넴이라는 지역에 사는 한 신앙 좋은 여인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8절에 ‘귀한 여인’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것을 보면 집도 부유했지만, 사람들에게 모범이 되는 생활을 하는 여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나이가 들었지만 자식이 없었습니다. 아들이 없었습니다. 이 시대에는 아들이 없으면 대를 잇지 못하기 때문에 여자가 불행한 시대였습니다.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 선지자 엘리사를 통하여 아들을 선물로 주시는 은혜를 입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자라서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 죽은 아이는 결국 살아나는 기적을 맛보아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맺었지만, 우리는 스패포드와 수넴여인의 삶을 통하여 믿음이 있는 사람도 고난도 있고 아픔도 겪는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기쁜 일이 있는가 하면 슬픈 일도 있는 것이 인생입니다. 그러면 그러한 인생을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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