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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땅끝에서/ 이영복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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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17-03-02 17:15 조회9,09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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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땅끝에서

                                                                       이영복 장로

 

□ 2017년 새해입니다. 새해 벽두부터 끝을 이야기하는 제목이 좀 낯설지 모르지만, 끝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진정 새로운 시작을 이야기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새해 인사 겸 몇 줄 적어봅니다.

“아, 내가 인생의 땅 끝에 서 있구나!”라는 기분이 들 때면 종종 떠올려 보는 성경 구절들이 있습니다. 열왕기상 17장에 나오는 네 개의 구절입니다. 이 구절들을 네 개의 퍼즐조각처럼 맞추다보면 “아, 내가 서 있는 곳이 땅 끝이 아니고 정거장이구나!” 하는 조용한 탄성이 터져 나오곤 합니다.

그 네 개의 구절은 4절의 “그 시냇물을 마시라. 내가까마귀들에게 명령하여 거기서 너를 먹이게 하리라.”와 9절의 “사르밧으로 가서 거기 머물라. 내가 그곳 과부에게 명령하여 네게 음식을 주게 하였느니라.”와 12절의 “통에 가루 한 움큼과 병에 기름 조금 뿐이라 내가 나뭇가지 둘을 주어다가 나와 내 아들을 위하여 음식을 만들어 먹고 그 후에는 죽으리라.”, 그리고 21절의 “내 하나님 여호와여 원하건대 이 아이의 혼으로 그의 몸에 돌아오게 하옵소서.”입니다.

열왕기상 17장 4절과 9절은 악한 아합이 왕으로 있던 이스라엘 땅에 수년 동안 비도 이슬도 내리지 않게 하시겠다는 심판을 작정한 하나님께서 선지자 엘리야에게 말씀하신 것입니다. 12절은 사르밧 과부가 떡 한 조각을 달라는 엘리야에게 한 말이며 21절은 엘리야가 죽은 과부의 아들을 살려 달라며 하나님께 드린 기도입니다. 네 구절 모두 급박한 상황에서 나온 말들입니다. 이 중에서 가장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은 아마도 12절일 겁니다. 우리가 생각할 때도 그렇고 하나님의 심정도 그럴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먹고 죽으리라.”

□ 아마도 작년 가을부터 제게 열왕기상 17장은 자녀가 “마지막으로 먹고 죽으리라.”는 심정을 가졌을 때 하나님 아버지의 심정이 어떠하신 지가 곳곳에 스며있는 장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전에는 엘리야에게 묵상의 초점이 맞춰졌는데 과부의 아픈 마음이 제게 그대로 전이되어 온 것입니다. 그런 심정은 나중에 바알 선지자와의 영적 전쟁에서 이긴 후 이해가 안 될 정도로 영적 침체에 빠진 엘리야의 모습에서도 나타났습니다만, 적어도 열왕기상 17장의 주인공은 사르밧 과부였습니다.

자신이 사역자의 비전을 가지고 사역의 길을 가다보면 사르밧 과부가 사역의 대상이 아니라 곧 자신이기도 하다는 것을 발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교회의 직분자나 다비다의 리더십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즉, ‘주님의 제자’이기 이전에 ‘주님의 자녀’인가를 확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적으로 볼 때도 마지막을 맞이하는 과부의 모습이 엘리야가 영적 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하던 상황보다 멋있어 보입니다. 그런 과부에게 하나님은 이 땅에서의 필요를 넘는 가치 곧 영원한 생명의 가치를 알려주고 싶어 하셨습니다. 바로 열왕기상 17장 17절에서 죽은 과부의 아들이 엘리야의 기도를 통해 살아나게 하심을 통해서였습니다. 사역은 그 후입니다. 제 생각으로 엘리야가 아이를 살린 기쁨은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 850명을 죽였을 때 느낀 감동보다 결코 작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 나아가 열왕기상 17장은 “까마귀를 생각하라!”는 누가복음 12장 24절에 스며있는 아버지의 심정을 실감나게 보여준 곳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하나님의 돌봄을 받는 까마귀가 그릿시냇가에서 엘리야를 먹여주는 장면을 생각하면 저는 전율이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그러기에 ‘염려하지 말라! Don't worry about your life!’에서 나아가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는 자리까지 나아갈 수 있는 비밀을 풀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까마귀를 생각해보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우리가 귀 기울일 때 “내가 여기 가까이에 있다.”고 속삭여 주시는 자비로운 음성을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내 인생의 결론도, 다비다의 결론도 떡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친밀함에 근거한 영원한 생명입니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하나님은 우리가 세상적인 것으로 아파하고 상실한 것으로부터 사랑을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20여 년 간 다비다자매회를 지켜보며 제가 배운 ‘다비다 영성’의 비밀입니다. 그 비밀을 아는 우리에게 인생의 땅 끝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곳에 대한 설렘으로 가득 찬 정거장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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