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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보다 ‘머무실’로서... / 이영복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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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5-09-04 16:17 조회10,03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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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보다 ‘머무실’로서...

이영복(다비다자매회 이사장)

다비다자매회가 거의 9년 만에 정릉에서 성신여대역 부근으로 사무실을 옮겼습니다. 아무래도 종전 사무실은 북한산이 가깝고 창 너머로 개울이 흐르는 주변 환경이 아름답고 공기도 맑지만 방이 나눠 있어 사무실이나 소그룹 모임 공간으로는 좁고 회원들이 찾아오기엔 교통이 불편하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지하철 4호선으로 찾아 올 수 있는 새 사무실은 그간 기독교 회관의 한 사무실을 빌려 모이던 조장모임이나 여러 소그룹모임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고 회원들의 접근성이 크게 좋아졌다는 점에서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크리스천의 직장이나 주거 장소 이동에는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 그리고 그분의 동행이 있음을 경험해 온 저는 그때그때 환경변화에 관한 하나님의 뜻을 물어보곤 한답니다.

이를 테면 16년 전 직장에서 첫 지방 발령을 받아 낯선 땅 전주로 부임하게 되었을 때도 하나님께 물어보았습니다.

1999년 5월 25일자 ‘생명의 삶’ QT 본문 묵상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답을 가르쳐주셨습니다. 창세기 46장 33-34절에서 요셉은 고센 땅에 온 아버지와 형들을 만나 형들에게 부탁하기를 바로가 "너희의 업이 무엇이냐?"라고 물을 때 목축하는 자들임을 분명히 밝히라고 하였습니다. 목축을 싫어하는 애굽사람들이기에 그들을 따로 고센 땅에서 살도록 할 것이라는 요셉의 통찰력이었지요. 내게는 전혀 연고가 없는 전주 땅에 지내는 동안에도 "당신의 업이 무엇입니까?"라는 유언, 무언의 질문들에 대하여 "나는 크리스천입니다."라고 당당히 답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였습니다. 그리고 고센 땅이 목축에 적합한 지역이었듯이 하나님께서는 제게 전주 땅을 그리스도의 제자 양육을 하기에 적합한 땅으로 주셨음을 찬양하였습니다. 돌이켜보면 낯선 땅에 첫 발을 디딘 저를 위한 하나님의 권면, 즉 자신이 크리스천임을 선포하라는 권면은 제게 큰 위로와 능력이 되었고 열매도 풍성했습니다.

이번 다비다자매회 사무실 이전에 즈음하여서도 다비다자매회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알려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러던 중 열왕기하서 4장 10절을 묵상하며 하나님의 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2015년 6월 8일자 ‘생명의 삶’ QT 본문에 속한 말씀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거룩한 사람을 위해 옥상 위에 작은 방 하나를 만들고 침대와 탁자와 의자와 등잔을 마련합시다. 그가 우리에게 오실 때마다 머무실 수 있도록 말입니다.(열왕기하 4: 10)” 제가 다니는 교회에서 사용하는 ‘우리말 성경’으로 묵상했기에 개역개정 성경에는 다르게 번역된 ‘머무실’이라는 세 글자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다비다자매회 사무실 이전과 관련하여 하나님의 뜻을 묻고 싶었던 제 눈에는 ‘머무실’이란 세글자는 ‘사무실’로 보였습니다. “성경에 웬 사무실?” 하면서 다시 살펴보니 ‘머무실’을 잘 못 본 것이었습니다. “아 하나님께서 이 말씀을 통해 답을 주시려는구나.” 생각하며 말씀을 깊이 묵상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말씀은 선지자 엘리사가 수넴지방을 지날 때마다 한 귀부인의 집에 들러 음식을 먹곤 했는데, 이 부인이 남편에게 아예 엘리사를 위해 방을 하나 마련해 주자고 제안하는 말입니다.

말씀을 묵상하는 저에게 부인이 엘리사를 가리키며 말한 ‘거룩한 사람’은 ‘다비다자매들’이었습니다. ‘옥상 위에’는 ‘동소문로 대아빌딩 3층’이었습니다. 단순히 사무실이 아니라 다비다자매들이 와서 머무실 수 있는 장소,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하나님께서 임재하시며 머무시는 장소가 되어야 한다는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습니다.

본문 말씀을 아버지께서 제게 주신 마음을 담아 다음과 같이 재해석해 보았습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사람들인 다비다자매들을 위해 동소문로 대아빌딩 3층에 작은 방 하나를 만들고 사무도 보고 편히 쉴 수 있게 실내를 아름답게 꾸밉시다. 그분들이 올 때마다 머무실 수 있도록 말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나님이 임재하시며 머무시는 예배의 처소가 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다비다자매 여러분,

제게 있어 엘리사가 특히 부러운 것은 그가 많은 기적을 행하는 능력을 가졌다는 것보다도, 엘리야라는 좋은 스승과 수넴의 귀부인 같은 사랑으로 함께하는 동역자를 만났다는 것입니다. 함께 모여 하나님을 찬양하고 편히 쉴 수 있는 새로운 공간 ‘다비다 머무실’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길을 가다가 시간을 내어 들리시고 외로울 때면 지하철 타고 찾아오십시오.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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