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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네가 외로워서 그랬구나 / 김혜란 목사(본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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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16-12-02 15:39 조회9,6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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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아, 네가 외로워서 그랬구나

김혜란 목사(본회 회장)

어느 날, 오래 전부터 딸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을 말하게 되었다. “지니야, 네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 대학 4년 때, 길음동에 살 때, 네가 얼마나 외로웠을까? 엄마가 너를 너무 이해하지 못하고 오히려 엄마가 말하는 대로 살지 않았다는 것에 대해 책망하고 못마땅해 하였지. 이제와 생각하니 너에게 너무나 미안하다.”라고 사과했다.

“그래 엄마, 그 때 정말 외로웠고 힘이 들었어.”하며 지니의 눈에 눈물이 핑 돌았다. 그러면서 “엄마, 나는 결혼하기 전까지 너무나 외로웠어. 너무 외로워서 친구들하고 어울려도 보았고, 남자 친구들도 만나곤 했지만 엄마, 난 늘 불행했어.”라고 딸이 말했다. 이어서 “결혼 전까지 그렇게 불행했는데 결혼하니까 너무 좋아. 언제나 나와 함께 하며 사랑해 주는 남편이 내 곁에 있으니 마음이 놓여 안심이 되고 행복해.”라는 말을 덧붙였다.

“결혼 전까지 난 불행했어.”라는 말에 내 가슴은 꽉 막히는 듯하였고, 속에서 분노가 생기는 것도 같고, 마음이 아픈 것도 같았다. “아니, 그렇게 불행했어? 난 너희들 행복하게 하려고 얼마나 고생하며 고통을 받았는데, 넌 결혼 전까진 너무나 불행했단 말이야?” “난 어떤 줄 아니? 너희들이 말썽부리고 속을 썩일 때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웠는지, 하나님을 붙잡지 않고는 살 수가 없었어.”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내 마음을 다스리며 시간을 좀 보낸 뒤, 다른 얘기 끝에, “지니야, 아까 네가 결혼 전에는 한 번도 행복한 적 없이 불행했다.”고 말할 때 엄마는 너무 마음이 아팠어.” 라고 말했다. 당황한 지니는 “엄마 그게 아니고, 너무 외로웠다는 이야기야. 미안해 엄마.”라고 엄마 마음을 달래주려고 애썼다.

그러고는 “전에도 엄마한테 얘기 했지만, 엄마가 흔들리지 않고 반듯하게 우리를 지켜주었기 때문에 오빠나 내가 방황하다가 다 돌아와 지금은 잘 살잖아. 내가 엄마같이 젊은 나이에 혼자된다는 것, 나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야. 엄마는 어떻게 살았어? 엄마, 우리는 엄마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어. 엄마 같은 엄마가 없지. 내가 엄마였다면 난 그렇게 못살았을 텐데... 내 삶의 기둥이며 힘들고 고민이 있을 때 엄마와 상의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 라며 자신의 말에 엄마가 마음 상하지 않도록 긴 설명을 하였다.

딸 지니가 38세이니, 내가 혼자 된 나이와 비슷해진다. 두 딸을 양육하면서 뜻대로 되지 않는 육아를 통해 많이 성숙하여 이젠 엄마를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구나. 함께 지난 아픔에 대해 마음을 열고 이야기 할 수도 있고, 인생에 대하여도 함께 대화할 수 있는 상대가 되었구나.

지니는 자신이 너무나 외롭게 청소년 시절을 지냈기 때문에 다비다의 청소년들에 대해 관심이 많으며 이들을 위해 뭔가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이야기 한다. 청소년 상담사가 되고 싶기도 한데, 자신의 성격에 맞지 않을 것 같아서 시작을 하지 못한다는 고민도 오래 전부터 내보여왔다.

우리 싱글맘들은 자신이 감당해야 할 짐이 너무나 커서, 자신의 외로움은 커녕 자녀들의 외로움을 외면한다. 엄마만 있으면 아이들은 그냥 잘 자랄 줄 착각한다. 그러고선 그들의 가슴이 얼마나 시리도록 외로운지 알지 못한 채 엄마가 너희를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지치도록 온종일 뛴다. 아이들의 가슴에 맺힌 눈물을 볼 시간이 없다.

많은 세월이 지났건만 나의 아들과 딸들에게 너무 미안하다. 청소년 시절, 아니 배우자를 만나기까지 얼마나 외로웠을까? 가정에 아빠가 없다는 것은 자녀들에게 치명적인 상처가 된다. 아무리 엄마가 노력을 해도 아빠의 빈자리를 메울 수 없다. 아빠는 자녀들의 정신적인 지주이며 가정의 든든한 기둥이 된다. 아무리 엄마가 열심히 돌봐도 아이들의 가슴엔 아빠의 빈자리에 늘 찬바람만 불어 춥고 허전하여 방황한다. 그 아픔, 그 외로움을 엄마조차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아이들이 더 외롭다.

진즉 아이들의 외로움을 알아주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회한을 가지고 이렇게 다비다 엄마들에게 글을 쓰고 있다. 나의 외로움만 생각했고, 아이들은 엄마가 있으니까 외롭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이 얼마나 큰 착각이었나. 딸아, 아들아, 너무 늦었지만 미안해. “그땐 그럴 수밖에 없었을 거야.”라며 이해해 주면 고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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