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다 쿰(Tabitha Qum) / 이영복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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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혜란 작성일15-05-13 20:44 조회10,58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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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비다 쿰(Tabitha Qum)
이영복(다비다자매회 이사장)
다비다자매회 엄마들이 자녀들을 대하면서 직면하는 문제 중 하나로서, 세대차이에 따른 소통의 장벽을 빼놓을 수 없을 겁니다. 특히 엄마들이 아들에게서 느끼는 장벽은 아빠의 부재로 인해 더더욱 높다는 것을 실감하리라 봅니다. 이 세대차이는 나이가 든다고 줄어들 성질의 것이 아니기에 계산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고 극복하는 게 중요합니다. 2011년에 개봉되었던 ‘최종병기 활’의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라는 대사처럼 말입니다. 활을 쏘는 이에게 바람이 중요한 변수이듯이 엄마의 자녀 양육에 있어 세대차이는 중요한 변수일진대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우선 그것은 계산해서 풀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언젠가 20대 중반의 청년기를 보내고 있는 딸에게 “우리의 세대 차이는 얼마나 될까?”라고 물어 본 적이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딸아이는 아빠를 유별나게 좋아했기에 다른 부녀들의 관계보다는 친밀하다고 생각하여 나이 차이인 30년보다는 훨씬 적은 10년 정도로 말해주리라 기대를 하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딸의 대답은 저의 기대를 무참히 깨어버린 60년이었습니다.
농담이 아니냐고 물어 보았지만 정색을 하며 60년이란 숫자를 재차 강조하는 딸에게 충격을 받았습니다.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숫자였기 때문이지요. “그래 요즘 같은 초급변 시대에는 10년이 과거의 100년이야, 30년이면 300년인데 60년은 1/5밖에 안되잖아. 그러니 많이 봐 준거야.” “아마도 딸에게 더 관심을 가져달라는 일종의 데모일 거야.”라며 스스로를 위로하며 마음을 달랬었답니다.
사랑하는 다비다자매 여러분, 그렇다고 세대 차이의 간극이 굳이 제로(Zero)가 되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용납하며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말입니다. 10여 년 전 제 아들과 같이 <이어 깎는 껍질>이란 제목의 신앙칼럼 수필집을 한 권 낸 적이 있습니다. 아들과 상암동 하늘 공원 갈대밭에서 찍은 사진을 책 표지로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아들이 쓴 표지사진 설명이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빠와 나의 세대 차이는 딱 저 만큼이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할 만큼 멀지도 않고, 지나치게 가깝지도 않다.”라고 했지요. 저로서는 세대 차이에 너무 민감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나름대로의 자유함을 얻게 된 아들의 설명이었습니다. 세대차이 문제를 다룸에 있어 간극을 제로로 만들어야겠다는 완벽주의는 자신만 힘들게 하고 문제를 푸는 데도 도움이 안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면 무엇이 해법일까요? “사랑은 허다한 죄도 덮는다.”(베드로전서 4:8)라고 했는데 사랑이야말로 세대차이로 인한 인간관계에서의 간극을 극복할 수 있는 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에 기초한 사랑이야말로 인터넷과 SNS의 발달을 배경으로 가히 절정에 이른 N세대(네트워크 세대)를 상대해야 하는 힘든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 가진 강력한 병기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의지하여 믿음을 가지고 자녀들을 향해 사랑의 화살을 계속하여 날려 보내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자녀들이 영적으로 살아나게 하고 꿈을 키우게 하는 것도 세대차이를 극복케 하는 중요한 해답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회당장 야이로의 죽은 딸을 살리실 때 “소녀여 일어나라.”라는 의미로 주님께서 말씀하신 아람어 “달리다 쿰”의 ‘달리다’(talitha, 소녀)와 ‘다비다’(Tabitha)는 알파벳 하나 차이라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그러한 주님의 말씀이 우리 다비다의 자녀들에게도 살아서 역사하기를 기도하는 심정으로 “다비다 쿰!”이라고 선포하시기 바랍니다.
올 2월부터 다비다자매회를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돕고 있는 이수성결교회에서 다비다 자녀들을 위해 삶으로 달란트를 나누는 사역을 시작키로 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교회 내 전문 인력의 자발적 참여를 통하여 다비다 자녀들을 대상으로 어려서부터 기독교 가치관의 교육과 성경적 인성 양육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기로 한 것입니다. 김혜란 회장님이 이 사역에 대해 이름을 하나 지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의논 끝에 ‘다비다 쿰’이라 부르기로 하였습니다. 아버지 부재의 자리를 메꾸어 주고 엄마들이 자녀들과의 세대차이를 극복하는 데도 도움이 되리라 믿습니다. 나아가 이것을 출발점으로 하여 모든 다비다 자녀들이 힘차게 일어나서 하나님이 주신 멋진 꿈들을 펼쳐가는 놀라운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도합니다. 다비다 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