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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행복한 노인입니다 / 김혜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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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19-04-17 12:22 조회7,84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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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행복한 노인입니다

김혜란 목사(본회 회장)

 

어떤 사람이 하나님과 대화를 했다고 합니다. “하나님, 인간의 10억 년이 하나님에게는 1초라면서요?” “그렇지”, “그러면 인간의 10억 원이 하나님에게는 1원이겠네요?”, “그렇지”, “그러면 저에게 1원만주세요.” 그러니까 하나님이 이렇게 대답하셨다고 합니다. “오냐, 알았다. 1초만 기다려라.” 인간의 시간은 짧고 또 빨리 지나가 버립니다. 그래서 인생의 덧없음에 대해 성경에서는 “우리의 평생이 순식간에 자나가나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왜 시간이 이렇게 빠릅니까. 제가 벌써 금년에 70이 되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순식간에 이렇게 와 버렸습니다.

 

늙어간다는 것이 익숙지가 않아 두리번두리번 방향 찾기가 서툴고 어리둥절할 때가 많습니다. 어느 날 거울을 보니까 예쁘던 얼굴이 사라지고 주름살이 늘어난 걸 보며 마음이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젊은 시절의 패기도 사라지고 머리가 허옇게 된 걸 보면서 푸념도 해봅니다. 그러나 한편, 나이 70이 되고 보니 내 안에 자유와 느긋함이 생겼습니다. “용케도 잘 살아왔구나.” 하나님의 은혜에 가슴이 미어짐을 느낍니다. 이제까지 함께해 주신 하나님이 너무나 감사합니다. 나이 든다는 거 생각했던 것보다 참 괜찮은 일인 거 같아서, 내 나이 70을 숨기고 싶지 않습니다.

 

요즘은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다른 사람보다 조금 일찍 이 세상을 떠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날을 막연히 기다리며 초조해하거나 두려워하기보다 오늘을 제대로 살아야겠습니다.

 

시인 홍수희의 ‘오늘을 위한 기도’ 라는 시의 일부를 소개합니다.

 

나로 하여 오늘을 살게 하소서.

내일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내일이 오면 또 그 내일이 온다는 안일함으로

오늘 내게 주어진 소중한 작은 것들을

부디 잃지 않게 하소서.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는 노랫말처럼 조금씩 농익어가며 잃어가는 것이 많습니다. 사회적인 활동 범위가 좁혀지면서 경제력이 약해지고, 신체적인 건강도 약해지고, 정신력도 약해집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약해져가는 우리에게 하나씩 하나씩 채워주시는 것이 있습니다. 자녀들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내가 늙어갈수록 자녀들은 더욱 성숙해져갑니다. 내가 기운을 잃을수록 자녀들은 더욱 더 강건해져 갑니다. 그 모습 속에서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봅니다. 하나님은 자녀를 통해서 우리를 채워주십니다.

 

이제 인생 경주의 마무리 준비를 해야 합니다. 저는 이 경주에서 실패하고 싶지 않습니다. 주님께서 나를 맞아주실 하늘나라에서의 그날을 그리며 마지막까지 나에게 맡겨주신 사명들을 잘 마무리해야 하겠습니다.

 

얼마 전, 저는 딸의 가정에 합류하였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사랑스러운 자녀들을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품어주고, 관계의 유산, 추억의 유산, 무엇보다 신앙의 유산을 남겨주고 싶습니다. 자녀들은 사랑의 진실이 전달될 때, 부모의 삶의 성실성을 발견했을 때, 자신의 무능을 감추지 말고 솔직하게 인정할 때 오히려 눈물을 흘리고 감격합니다. 대단한 믿음이 아니라도 진실된 믿음, 거짓 없는 믿음을 우리 자녀에게 유산으로 남겨주고 싶습니다.

 

노년은 영화로운 면류관입니다. 예수님을 마음에 모시고 산 우리들은 허무한 인생이 아니라 보람 있는 인생을 산 것입니다. 젊은 사람들을 부러워하지도 말고 노년의 삶을 슬퍼하지도 맙시다. 외로워하지 맙시다. 두려워하지 맙시다. 당당하게 맞이하십시다. 우리는 행복할 자격이 충분히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가족을 위해 헌신했고, 직장에서 열심히 뛰었으며, 나보다 주위 사람들을 더 챙기며 살아오지 않았습니까? 이제는 조금은 천천히 가도 되지 않을까요? 아름답고 우아하게 품위를 지키면서도 즐겁고 행복하게 늙어가는 지혜로 나이듦을 껴안아 봅시다. 행복의 근원이 되시는 그리스도와 동행하면서 당당하게 행복한 노년을 사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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