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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삼형제 / 박춘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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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18-12-19 16:07 조회25,29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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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삼형제

박춘애

 

누구에게도 고난은 예고하고 찾아오지 않는다. 남편이 급성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 장례식을 치르고 집에 오니 남편이 남기고 간 선물, 아들 3형제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큰 애가 11살, 둘째가 7살, 막내가 3살. 3형제가 엄마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니 남편에게 했던 아빠 있는 아이들보다 잘 키우겠다는 약속이 생각이 났다. 그때 내 마음에 스쳐가는 생각이 주님께 이 아이들을 맡겨야 되겠다는 것이었다.

장례식이 끝난 다음 날부터 새벽기도에 가서 하루도 빼놓지 않고 아이들을 위해 기도했다. 그리고 저녁에는 3형제를 모아 놓고 가정예배를 드렸다. 말이 가정예배지 3형제가 함께 모이면 장난이 심해 3명을 모두 각자 벽으로 향해 세워 놓고 가정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가정예배시간에는 항상 내 옆에는 회초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예배를 드리다가도 장난을 치면 아이들은 회초리를 맞아야 했다. 결혼 주례를 해주신 목사님께서 가정예배를 드리라고 말씀해 주셔서 결혼 첫날부터 지금까지 가정예배를 쭉 드려왔다. 가정예배는 내가 아이들한테 물려줄 유일한 유산이다.

고난은 혼자 오지 않고 꼭 쌍으로 온다. 남편이 하늘나라로 간 이듬해 나는 갑상선 암이라는 진단을 받고 수술을 하게 되었다. 남편을 먼저 하늘나라에 보내고 몸도 채 추스르지도 못한 상태에서 갑상선암 수술을 받게 되고 또 다리 연골수술도 받았다. 몸이 많이 힘든 상태에서 막내를 돌볼 힘이 없어서 거의 방치하다시피 하여 막내는 애정결핍증을 가지고 있다. 남편과 사별한 지도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있다.

잠깐 우리 집 세 남자를 소개하려고 한다. 첫째 이름 김은해. 하나님의 은혜의 바다에서 살라고 은혜 은자에 바다 해자를 붙여서 은해(恩海)라고 지었다. 성격은 명랑 발랄하고 친구가 아주 많다. 초등학교 때 전교 회장을 해서 처져 있던 내 어깨를 한 번 치켜세워 주기도 했다. 은해가 중학교 2학년 때 일이다 내가 다리 수술을 하고 집에 침대에 누워 있을 때 법원에서 소송장이 날아 왔다. 은해가 아프리카 티비에 'ㅂ ㅅ'이란 욕설 댓글을 달았으니 3백만 원을 내라는 소송장이다. 나는 난생 처음 법정이라는 곳을 목발한 상태로 찾아 다녔고 변호사도 만나고 해서 3백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합의를 보았다. 지금은 고등학교 2학년인데 전교 1등을 하고 있으며 고등학교 입학을 할 때도 장학금 2백만 원을 받고 입학했다. 얼마 전에는 학교 축제 때 장기자랑에서 노래를 불러 1등해서 나를 즐겁게 해주었다. 은해의 꿈은 회계사가 되는 것이다. 은해에게는 단점이 있는데 화장실 들어갈 때 마다 꼭 새 수건을 사용하고 돈이 생기면 늘 옷을 산다는 것이다. 분명 엄마를 닮은 것 같다.

둘째 이름은 김은택. 은혜 은자에 택할 택자를 사용하여 은택(恩擇)이라고 지었다. 이름 뜻은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시기로 택함을 받은 자라는 뜻이다. 은택이는 마음이 따뜻하고 정이 많으며 성격은 차분하고 우리 집에서 딸 같은 아들이다. 늘 설거지, 쌀 씻어 놓기, 집안청소 등으로 나를 제일 많이 도와준다. 은택이는 드럼을 잘 친다. 기독교 TV CBS에 드럼을 치는 게 나온 적이 있다. 그리고 은택이는 컴퓨터를 잘 만지고 기계에 관심이 많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집에 고장 난 컴퓨터를 고쳐서 내 마음을 흐뭇하게 한 적도 있다. 작년 가을에 있었던 일이다. 복숭아를 먹다가 소변이 마려워 입에 물고 화장실에 들어갔는데 그만 입에 물었던 복숭아를 놓쳐 변기를 막히게 한 것이다. 이사 날짜를 잡아놓고 있었는데 살던 집 변기를 새 것으로 교체해줄 수밖에 없었다. 은택이의 단점은 집에 들어오면 양말을 아무 데나 벗어 놓고 집에 들어 왔다가 밖에 나갈 때마다 새 양말로 바꿔 신고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는 것이다. 은택이는 컴퓨터 공학자가 되고 싶어 한다.

마지막으로 막내의 이름은 김은빈. 은혜 은자에 문무를 겸비한 빛날 빈자를 사용하여 은빈(恩斌)이라고 지었다. 하나님의 은혜로 문무가 뛰어난 사람이 되라고 지었다. 성격은 정이 많고 의리가 있고 애교덩어리다. 늘 사랑에 목말라하고 있는 아이다. 아침마다 눈을 뜨면서부터 "엄마 안아줘!"라는 말부터 시작한다. 나를 제일 많이 닮은 아들이다. 같은 게 많아서인지 제일 많이 나랑 부딪힌다. 며칠 전 내가 미용실에서 머리카락을 많이 자르고 집에 왔는데 다른 아들들은 관심이 없는데 은빈이만 나를 보고 "엄마 너무 젊어 보인다."라고 하면서 "엄마라고 부르지 말고 누나라고 부를까?"하면서 애교를 떨었다. 거짓말인 걸 알면서도 기분은 좋았다. 은빈이 꿈은 경찰관이 되어서 엄마를 지켜주는 것이라고 한다. 은빈이의 단점은 화장실에 다녀 올 때마다 팬티를 갈아입는 것이다. 2주 전 일이다. 은빈이가 집에서 샤워를 하다가 욕조를 깨드렸다. 말로는 미끄러져 넘어졌다고 하는데 믿기 어렵다. 없는 살림에 40만원을 날렸다.

 

그래도 나는 늘 범사에 감사한다. 부족한 나에게 귀한 영혼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닌 셋씩이나 허락하신 주님께 감사한다. 로마서 8장 28절에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는 말씀이 기록되어 있다. 선을 이루실 주님을 바라보면서 범사에 감사할 수밖에 없다. 그리 아니할지라도 그분의 계획 속에 내가 있고 우리 아이들이 있으므로 인해 감사한다. 그 분이 나의 삶에 참 소망이 되고 참 기쁨이 되고 내 삶의 유일한 이유가 된다. 오직 그분이 있기에 오늘도 나는 우리 집 세 아들들과 함께 감사함으로 그분을 예배한다. 그분께 영광을 돌리면서 살아도 주를 위해서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해서 죽을 수 있는 믿음 안에서 남은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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