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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자회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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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ooner 작성일09-05-05 20:09 조회39,34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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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

                                                                바자회를 마치고.....

아침부터 봄비가 촉촉이 내리고 있었다.
쉼터 한 곳에 수북이 쌓인 물품들을 호기심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이 많은 물건들을 후원해주신, 이름 모를 많은 사람들의 따듯한 마음들이 시각적으로 그려졌다.
장소는 안석문 이사님의 배려로 정릉 아침교회에서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었고, 또한 어느 사모님과 권사님은 드러내지 않고 맛있는 비빔밥을 저녁으로 마련해 주셨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런 행사 때는, 우리는 특성상 자매들의 모임이기 때문에, 남자들의 손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럴 때 감사하게도 몇몇 이사님들과 자매들의 잘 키운 아들들과 사위들이 한걸음에 달려와 주신다.
짐을 날라 주시고 운전을 해주시고 그리고 게다가 맛있는 점심도 사주셨다.

3시부터 시작되는 바자회지만 그들은 아침 일찍부터 오셔서 자리 배치 및 각종 코너를 진열하고, 만반의 준비를 해 주셨다.
새 옷과 쓸 만한 헌옷들, 그리고 가방과 구두, 성화, 건강용품, 각종 잡화류 ...... 
행거에 가지런히 줄을 맞추어 옷가지를 걸어놓고, 어느 건 둥근 테이블에 예쁘게 개어서 진열해놓고, 신발 또한 나란히 줄을 맞추어 진열해 놓고 마치 신데렐라의 유리 구두 임자를 찾듯이 기다리고 있으려니, 바라만 보아도 어렸을 적 소꿉놀이하던 기분처럼 가슴이 설레고 그랬다.

시간이 되니 자매들이 고객이 되어 들어오고, 우리는 마냥 즐거웠다.
물건이 팔려도 즐겁고, 설사 조금 안 팔려도, 그저 함께함이 즐거운 시간들 이었다.
코너 주인에 따라, 장사수완에 따라, 이리 저리 몰려다니는 고기떼들처럼 우르르 야단법석을 떨고 마침내 터져 나오는 호탕한 웃음소리는 바자회의 쏠쏠한 재미중의 하나였다.

가만 보니 코너주인의 성향대로 장사를 하는 모습도 흥미로웠다.
은주 자매는 지리적으로 상권이 제일 좋은 목을 차지하고 큰소리로 구매를 충동하는 소리를 지르는가 하면, 순간적으로 깜짝 세일 등..........그 뿐 아니라 옷에 따라 어울릴 만한 사람을 찾아서 입혀보고 무조건 어울린다고 (ㅋ) 꼬시며 잘 팔고 있다.
김연분 전도사님은 성격대로 조용하게 그러나 물건의 질이 고급스러운 탓에 실속 있게 잘 파셨고, 지연 (?)자매도 가게를 색다르게 진열하는 센스로 역시 조용히 잘 팔았다.
임 권사님은 워낙 전문가라 말할 것도 없고, 다른 몇 몇 속옷과 앞치마 가게를 맡은 자매들도 장난이 아니게 수준급이었다.
그러나 내가 문제였다.
구두를 파는 가게였는데 목이 일단 내 생각에 취약했고 게다가 나의 소극적인 성격이 한몫을 했다.
그래서 뒤 늦게 소리도 질러보고 호객 행위와 강매도 시도 했더니, 나도 제법 팔게 되었다. 그러다 또 다시 손님이 뜸하다 싶으면, 나중엔 “말만 잘하면 거저 주겠다.” 고 뻥을 쳤더니, 귀가 얇은 고객들이 몰려왔고, 나는 그녀들을 실망 안 시키려 (비밀이지만) 슬쩍 그냥 공짜로 물건을 건네준 자매들도 몇몇 있다.(ㅎ ㅎ)
그러다 다시 손님들이 옷가게 앞에서만 머물고 뜸하다 싶으면,
“옷만 잘 입으면 멋쟁이냐?  진짜 멋쟁이의 완성은 구두다. 어서 오세요....... ”
나의 이러한 애교 섞인 빈정거림에, 다행히도 일부러 반응해주는 자매들이 있어, 마침내  나도 거의 다 팔았다. 물론 수입은 굳이 말하지 않겠다. 하 하 하

오늘 우리는 물건을 나누었다. 아니 기쁨과 사랑과 그리고 마음을 나누었다.
바자회를 통해서 우리 자매들이 나눔의 정신을 깊이 체험하길 바란다.
어떤 자매는 허전함의 표현이었을까? 택배를 부를 만큼 아니 봉고차를 부를 만큼 물건을 많이 샀다. 그로 인해 우린 한참을 박장대소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그러나 무슨 연유인지 물건구입에 관심 없던 자매를, 좀 더 깊이 챙기지 못했음에 자책을 느끼기도 한다.
이제 우리는 모아진 성금으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하는 ‘선의 순환’이 있을 것이다. 이것이 일회성에 그치지 말고, 바자회를 통한 사랑과 나눔의 정신이, 그 진정성이 우리 안에 잔잔히 계속되길 바란다. (정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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