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만남 / 한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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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17-04-26 13:22 조회32,13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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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만남
한은주(은주조 조장)
“봄이 일어서니
내 마음도 기쁘게 일어서야지
나도 어서 희망이 되어야지
누군가에게 다가가 봄이 되려면
내가 먼저 봄이 되어야지
그렇구나 그렇구나
마음에 흐르는 시냇물 소리... ”
손경진 자매의 ‘말씀으로 여는 아침’과 김용주 자매가 올린 이해인 수녀의 ‘입춘에’ 라는 시로 오늘도 은주조 단톡방에서 밝은 아침을 연다. 참으로 감사하다. 선물로 받은 하루와 소통할 수 있는 다비다 조원들이 있음에.
우리 은주조가 3월 정기모임의 당번인데, 회장님이 이 달부터 사무실에서 조원간 교제와 함께 당번을 준비하기 위한 봉사조 모임을 갖자고 제안하여 정한 날이 3월9일(목) 오후 5시. 요 며칠 매일 매일 참석여부를 묻는 나를 보고 김경희 자매가 한마디 한다. “조장 한번 하다가 훅~~~늙겠어요. 그러니 조원들이 말 잘 들읍시다.” 와우~!! 힘이 불끈 솟는다. 귀염둥이 막내 정혜선 자매와 팔방미인 서남희 자매는 근무, 효녀 김선숙 자매는 간호조무사 국가고시 준비, 이교순 자매는 귀한 늦둥이 아들의 건강문제, 소녀 같은 감성의 손경진 자매는 개인사정으로 조원 11명 중 5명이 불참소식을 알려왔다.
김경희, 김영진, 김용주, 이경자, 이영희, 한은주 6명이 확정되었음을 회장님께 알리고 먼 데서 찾아오는 조원들을 위해 약도와 차편을 자세히 올렸다. 하지만 당일에 두 명이 사정이 생겨 결국 네 명이 모였다. (13년 전 처음 직장인 셀리더를 맡았던 때가 생각났다. 퇴근 후 간식을 사들고 교회로 가서, 연락도 안 되고 오지도 않는 셀원들을 두 시간이나 홀로 앉아서 기다리던 날. 그 때 주님이 찾아와 위로해 주셨다. “은주야! 낙담하지 말고 나를 바라 봐” 네~주님! 안 오는 셀원들을 묵상하지 말고 주님을 묵상하자. 그 시간들을 통과한 다음부터 나는 숫자에 조금은 자유하게 되었다.)
사무실 인근에서의 저녁식탁은 풍성했다. 서로의 힘들었던 시간들을 녹여주기에 충분히 뜨거운 국물과 서로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맛난 이야기 반찬들을 먹었다. 친목회장 김용주 자매의 이마에 땀방울이 송송 맺힌 모습이 얼마나 예뻐 보이던지. 역시 밥 교제가 최고다. 언제나 다비다 사무실은 다정하고 편안하다. 차와 과일을 앞에 놓고 남은 이야기보따리를 풀고 있을 때 이영희 자매가 도착했다. (‘난 그날 일을 하는데 어쩌지요?’ 걱정하던 자매의 질문이 생각났다. 늦게라도 와주어 반갑고 고맙다. 김밥과 샌드위치를 얼마나 맛있게 먹는지 배불리 먹은 우리까지 다시 식욕이 동할 지경이었다.
정신 건강에 좋다는 수다를 마치고 목사님이 준비하신 이상은의 <화려한 젊음보다 행복한 황혼이 아름답다> 발췌 본을 읽으며 아름답고 행복한 황혼을 그려 보았다. 이미 알고 있고 쉬워 보이지만 실천은 말처럼 쉽지 않은 어려운 지혜의 말들이다. 예쁘다는 말보다는 아름답다는 말을 들어야 할 나이이기에 더욱 아름다운 사람으로 살아야 할 인생임을 안다. 우리 모두 행동하는 사람들이 되길 소망한다.
사위도 목사인 기도의 사람 김영진 사모님은 우리조의 보배이다. 회장님의 인도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나라와 다비다, 그리고 회원들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찬양으로 마음 문을 열고 성령님의 임재를 초청하며 한 마음으로 기도할 때 함께 뜨거워짐을 느꼈다. 한동안 집 문제로 힘들어 했던 이영희 자매의 간증과 깊은 기도를 통해 주님은 나를 돌아보게 하셨다. 나에게 맡겨주신 영혼들을 사람의 생각이 아닌 아버지의 마음으로 깊이 오래 겸손함으로 바라보며 섬겨야겠다. 한 사람 한사람이 얼마나 귀한가.
생각지도 못한 무거운 조모임 후기 숙제를 순종함으로 받았다. 뒤돌아보니 참으로 힘들었던 시간도 보인다. 광화문 글판에 있던 ‘사람이 온다는 건 한 사람의 일생이 오는 것’ 정말 그렇다. 방사선치료와 암수술 그리고 항암까지 오랜 기간을 잘 견뎌낸 이경자 자매와 각자의 삶의 무게들을 잘 감당하며 믿음으로 살아가는 조원들을 사랑하며 축복한다. 그리고 앞으로 이어질 각 조들의 모임이 더욱 뜨거운 만남이 되길 바란다. 기대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