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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날, 북서울 꿈의 숲에서 / 이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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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17-06-16 16:35 조회30,88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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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날, 북서울 꿈의 숲에서

이수연

우리는 누군가 가정의 달이라고 정해놓은 5월이라는 다리를 건너간다. 그 중에 ‘어린이 날’은 부모들에게는 자녀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든 물질이든 무언가를 보상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는 날이다. 또 요즘 자녀들은 은근히 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런 부담은 우리 싱글맘들이라면 여러 번 경험해 왔을 것이다. 특히 아빠가 없기에 어딜 가도 아빠와 함께 있는 가족들의 모습에 아이들이 상처입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밖에 나가기를 꺼려했던 적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 싱글맘들이 남들은 신경 쓰지 않을지라도 괜한 자격지심을 갖고 나갔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아이가 어린 젊은 엄마들로 구성된 우리 조는 다 같이 모여서 이런 것들을 이기고 부딪쳐 보자는 마음으로 ‘북서울 꿈의 숲’에서 모였다. 벌써 여름 같이 햇볕이 따가운 날, 멀리 안양, 안산에서 아이들을 아침 일찍부터 데리고 서울까지 찾아와준 자매들과 만났다. 황금연휴로 거리는 한산했고 잘 다듬어진 나무와 형형색색의 꽃들을 가지런히 심어 놓은 정문이라고 보기에는 엄청 넓게 트인 입구가 우리를 팔 벌려 안아 주었다. 몇 년 전 아이가 어렸을 때 어린이날에 놀이공원대신 시시하게 생각하고 우연히 찾았던 이곳은 각종 공연과 군데군데 즐길 거리, 볼거리들이 많았던 기억에 큰 만족감을 느꼈던 곳이었다. 서울 시내에 사는 자매는 톡을 늦게 읽고 ‘서울 숲’인 줄 알고 헤매다가 우리와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을 알고 뒤 늦게 아들과 달려와 주었다. 얼마나 황당했을까?

시간이 지날수록 그늘로 피하지 않으면 서 있을 수 없어 우리는 돗자리를 펴고 시원한 봄바람이 부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멀리서 온 쌍둥이들은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참여하기 위해 마련된 곳에 줄을 서서 만족감을 갖고 손에 바람개비를 쥐고 얼굴이 빨갛게 익어서 왔다. 점심식사는 유부초밥, 김밥, 과일, 쌍둥이들이 직접 만든 케이크, 옥수수 등 각자가 준비한 음식으로 맛있게 먹었다.

이제 사춘기에 접어 든 듯 엄마의 뜻에 잘 따라주지 않는 좀 더 큰 언니 쌍둥이도 잘 찾아와 우리와 합류했다. 야외 풀밭 광장에서는 버블 쇼가 진행 중이었다. 우리 엄마들은 코미디언과 같은 진행자의 입담에 배 아프게 웃고, 아이들은 ‘비눗방울 터뜨리기’에 웃으며 햇볕 뜨거운 줄 모르고 구경했다. 공짜로 한편의 연극을 본 것 같았다. 또 어디선가 관현악 소리가 들려서 가보니 군악대인지 빨간 제복과 모자를 쓰고 연주를 하고 있었다. 우리 아이들이 흔하게 볼 수 없는 모습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여기 공원 근처에 사는 자매는 전망대를 꼭 가봐야 한다고 하면서 우리를 전망대로 안내하며 산꼭대기로 향했다. 올라가는 과정에는 특이한 엘리베이터와 편의 시설이 있어서 힘들지 않게 전망대에 올라 뻥 뚫린 시내를 내려다보며 벤치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가 내려왔다. 그동안 지냈던 삶 가운데 힘들었던 점이나 극복했던 이야기, 아이와의 문제들을 서로 이야기하며 비슷한 힘든 점을 우리는 어떤 사람도 해결해 줄 수 없고 오직 하나님 안에서만 해결할 수 있다는 데 생각을 같이 했다. 못했던 이야기도 나누고 어린이날인 만큼 아이들 취향에 맞춰 배를 채우기 위해 피자 뷔페로 향했다. 자매들과 아이들이 잘 먹는 모습에 뿌듯했다.

오늘 우리들의 소그룹 모임을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자매들은 자연을 보며 힐링을 경험하고 평소에 교제가 부족했던 자매들의 속마음을 다 털어 놓을 수 있었다. 다비다에 이제 얼마 안 된 자매들도 오래된 자매들도 다비다는 분명 편안하고 위로가 되는 곳일 것이다. 우리 젊은 자매들의 생활전선에서 힘든 가운데 지내다 보니 오늘 나오지 못한 자매들이 생각난다. 끈끈한 줄로 맺어있는 우리 자매들과 다음에는 꼭 함께하고 다비다 안에서 믿음이 더욱 커져 나가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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