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웃으며 나눌 수 있는 옛이야기 / 유미숙 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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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17-07-06 13:30 조회30,84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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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웃으며 나눌 수 있는 옛이야기
저는 16년 전 이혼을 하고 5살 아들을 데리고 지금까지 혼자 살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나이도 30대고 마음만 먹으면 뭐든 할 수 있겠다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가 않았습니다. 초보엄마로 혼자 아이를 양육하다보니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제가 자란 가정환경은 연세가 많이 드신 부모님과 7남매의 형제자매가 있었지만,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언니 오빠들은 일찍 사회생활을 하고 저는 늘 혼자 외로웠습니다. 제가 6살 때 엄마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셔서 반신마비가 되면서부터 저는 제가 할 일은 제가 알아서 스스로 할 수밖에 없는 아이로 자랐습니다.
이렇게 자라다보니 부모님도 저에게 충분한 사랑을 주지 못하셨고, 저도 아이에게 사랑보다는 자립심을 키워 주려는 마음이 강했습니다. 제가 자라온 방식대로 아이를 양육하려고 했던 것이지요. 하지만 우리 아이는 저와 같지 않았습니다. 항상 눈을 마주치며 이야기해주기 원했고, “사랑해“ 하며 안아주는 걸 좋아했습니다. 사자와 소의 사랑이야기처럼 저는 제 방식대로 사랑을 했고, 아이는 아이가 원하는 사랑을 주지 않아 항상 목말라했습니다.
부부가 아이를 키우다보면 함께 의논도 하고 조언도 구할 수 있겠지만, 저는 혼자 감당하는 게 버거워서 그즈음 모자가정이라는 온라인카페에 가입해서 저와 같이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을 만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와 같이 나들이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가기도 했지만, 아이를 키우는 게 점점 힘들어졌습니다. 아이가 짐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아이를 제 맘대로 바꾸어보려고 매도 숱하게 들었고, 무섭게 야단도 쳤습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아이는 점점 더 말썽을 부리고, 심지어는 밤에 몇 차례씩 오줌을 싸는 심한 야뇨 증세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학교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우리 아이가 아이들을 괴롭혔다는 부모들의 전화를 받기에 지칠 지경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를 도와주던 친언니와의 사이가 안 좋아졌습니다. “이렇게 힘든데 살아서 뭐하나?”라는 마음이 들어 완벽하게 죽을 수밖에 없는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차가 항상 왔다 갔다 하는 육교 밑으로 떨어지면 완벽하게 죽을 것 같았습니다. 아이만 남으면 천덕꾸러기로 자랄 것 같아 아이를 먼저 육교 위 난간에 올렸습니다. 아이를 혼내는 줄 알았던 지나가던 사람의 말 한 마디가 아니었으면 저와 제 아이는 아마 세상에 남지 않았을 것입니다.
다시 아이와 잘 살기로 작정하고 열심히 부모교육도 받고 직장생활도 하며 마음을 다스리는 훈련을 해보았지만, 이론과 실제는 너무 달랐고 제 아이는 폭풍사춘기를 겪으면서 저를 힘들게 했습니다. 이렇게 저를 힘들게 했던 아이가 지금은 저와의 관계도 회복되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하는 어느덧 스무 살 청년이 되었습니다. 저희 가정이 회복되기까지 다비다 자매님들의 관심과 중보기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9년 전 어설프게 하나님을 믿게 되었던 시기에 직장에서 저와 비슷한 아들을 키우는 한 동료(최연희 자매)를 만나면서 다비다를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아는 분도 별로 없고 연세 드신 분도 많으셔서 낯설었지만, 친동생처럼 사랑으로 대해 주시는 큰언니들과 어려울 때 언제든 붙잡고 하소연할 수 있는 목사님이 계셔서 지금 여기에 와있지 않나 싶습니다. 무엇보다 다비다에 오면서 어설프게 믿었던 하나님을 확실하게 믿게 된 것에 대해 감사합니다. 또한 저만큼 힘든 자매들이 저를 통해 이곳을 알게 되고 자녀를 키우는 어려움에 대해 함께 나누고 이야기할 수 있는 좋은 이웃을 만나게 되어 감사합니다. 얼마 전 저희 아들 사춘기 시절에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던 한 자매를 만나 지난 이야기를 하며 웃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때는 우리에게 이런 시간이 오리라는 생각을 미처 못 했습니다.
제 나이도 어느덧 40대 중반을 훌쩍 넘겨 50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혹시 제 이야기를 들으며 힘이 되는 분들은 아마 지금 자녀가 한참 속을 썩이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분도 옛이야기를 할 때가 멀지 않았습니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