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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으며 / 유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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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5-09-04 16:30 조회48,80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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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으며

유현만 자매

마른장마라 나무며 사람들까지 목이 말라가는 중에 단비가 내려서 감사한 마음도 잠깐, 습한 무더위가 가승을 부린다. 시청 앞에는 많은 어르신들이 하모니카를 손에 들고 계셨다. 그룹별로 모여 한창 연습을 하며 미리 오신 분은 자기들 팀원이 오면 손을 흔들고 이름을 부르며 반가워서 하시는 모습에 절로 미소가 간다. 나도 명옥 언니 등 다비다 자매회 하모니카 반 언니들을 만났다. 한 언니가 직접 기른 토마토를 하나하나 나눠주고 반장님은 바나나를 주셨다. 참 찰진 것이 맛났다. 이런 날은 어르신들이 조심해야 할 날씨라고 생각했는데 젊은 사람에 비해 엄청 많은 어르신들이 오셨다. 제3회 서울국제하모니카 페스티발이 열리는 첫 날이다.

참가 인원이 1,000명이 넘어야 하고 연주시간도 3분이 넘으면 인증서를 준단다. 다행히 1,096명이 연주를 5분 몇 초 동안 해서 인증서를 받았다. 환호성이 터지고 여기저기서 덩실덩실 춤도 추고 흥겨운 시간들을 보냈다. 여러 방송국 카메라들과 스마트폰의 경쟁 또한 치열했다. 물론 나는 한반도 모양을 찍기 위해 살며시 무대 뒤로 가서 무대 장치한 좀 높은 선반에 억지로 올라가서 찰칵하자마자 스텝이 하는 말 “거기 내려오세요. 얼마나 위험한지 모르세요!? 다시는 올라가시면 안 됩니다.” 사진을 찍다보면 가끔 욕심을 내기도 한다. 오늘도 나는 우리 다비다 자매회 하모니카반의 모습을 담기 위해 마구 소리도 지르고 야단도 맞았다.

제가 만약 제주도에서 살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하니 좀 우울해 지려한다. 다시 서울 올라오길 잘 한 것 같다. 처음 다비다 새 가족으로 와서 현충원 둘레 길을 걸으며 다비다 자매회를 위해 사진 봉사를 하는 마음을 가졌다. 정기 모임 때마다, 행사 때마다 사진 찍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가장 가슴이 벅찼을 때는 얼마 전 다쿰의 아이들이 변화해가는 모습이 앵글 속에 담겨질 때였다. 부럽기도 하고, 고집도 커버린 우리 딸 생각에 가슴이 찡 했다. 이것이 바로 기쁨이며 감사와 하나님께 영광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찍은 사진들을 다비다자매회 카페에 올리면 내 맘도 뿌듯해진다. 한 모습 한 모습이 소중하고 그들의 미소를 바라보노라면 나는 저절로 은혜를 받는다. “아, 사랑하는 우리 가족들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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