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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2>힘펄펄 아짐이/최승연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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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그의목적 작성일13-04-16 21:50 조회43,72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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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펄펄 아짐이

최 승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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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ml:namespace prefix = v /><?xml:namespace prefix = o /><?xml:namespace prefix = w />지금은 사춘기에 접어든 나의 아이들…….딸아이가 6살, 아들아이가 4살 때인 어느 날 밤에 화곡동에 살던 나는 무작정 두 아이들을 데리고 오밤중에 택시를 타고 봉천동 친정집으로 들이닥쳤다. 이젠 앞뒤 생각할 게 없었다. 그 전에도 몇 번씩 생각하고 고민했던 “이혼”이라는 글자가 전혀 두려운 게 아니고 꼭 해야만 되는 것이 되었다.

잦은 폭력, 폭행, 알코올중독에 변변한 벌이도 없는 무능력함에 온전치 못한 정신으로 수없이 내 앞에서 시도했던 자살행위들, 남자답지 못하게 시시콜콜한 얘기까지 본인의 누나들에게 떠벌리는 행동들에 치가 떨렸고 정말 지긋지긋했다.

모두가 미칠 것만 같은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나”를 위해서 뛰쳐나왔다. 아이들은 차후 문제였다. 내가 미칠 것 같아서 아빠 없이 자랄 아이들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고 그런 아빠는 없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했다.

어떻게든 친정집으로 가면 부모님이 내쫓지는 않으리라 믿었고 내가 괜찮아지고 안정이 되면 아이들도 자연히 괜찮아지리라 믿었다.

그런 모습의 아빠 모습을 아이들이 보고 자라느니 아빠 없이 내가 더 많이 사랑해주며 자라는 게 백만 배 천만 배 나으리라 확신했다.

그 밤에 쳐들어온 우리 셋을 부모님은 차분히 맞아주셨고 두 분 다 몸도 성치 않으셨고 집도 비좁았지만 우리 셋은 그래도 그곳에서 살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친정살이가 시작되었다.

난 주야간 일을 하며 두 아이들 유치원비에 친정집 생활비도 드리면서 꼬박 2년을 일만 하며 살았고 유치원생인 두 아이들은 온전히 친정 부모님 손에 맡겨졌다.

그 와중에도 전화로 괴롭히는 그가 지독히도 증오스러웠고 옆에 있으면 당장 죽이고 싶을 정도로 끔찍했고 그 고통을 견디지 못했던 나는 이 사람만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에 결국 약을 먹고 자살을 시도했었다.

동네병원에 실려 갔다가 보라매병원으로 다시 실려 갔고 온갖 밤샘치료에도 호전되지 않아 다음날 서울대학병원 중환자실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죽어나가는 사람들을 보았고 나의 괴로운 치료과정을 경험하면서 정신과 상담도 받으면서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살아날 수 있었다.

죽을 각오까지 했는데 이 각오로 살아간다면 까짓것 못살 것 없을 것 같다고 다짐했던 순간이었다. 어쩜 자살이라는 상황이 내게는 좋은 기회가 아니었을까 싶다.

하지만 이건 나에게만 해당되는 것이고 누구든지 이런 상황까지 가면 절대 안 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다.

그 후 집 나온 지 딱 4년이 되었을 때 겨우 이혼에 합의하여 이혼할 수가 있었고 법원에서 이혼 판결을 받고 나온 그 순간 난 웃을 수 있었다.

친정집에서 가까운 곳에 작은 지하 전셋집을 얻어서 셋이 살기 시작했고 법정 한부모가정 혜택도 동사무소에 가서 떳떳이 요구하며 정부혜택도 받았고 나 또한 열심히 회사 다니면서 아이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친정식구들은 나의 이러한 상황에 그 어떠한 군소리도 하지 않으며 우리 아이들에게 무한한 애정과 관심을 쏟고 있으며 물심양면으로 많은 도움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받고 있는 상황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이들 데리고 미술치료, 심리치료도 열심히 받았고 나도 세상과 어울리고자 이곳저곳 모임에 스스로 문을 두드리고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다.

이곳 다비다자매회도 그 당시 만났던 모임 중 하나였고 어느덧 만난 지 4년의 시간이 흘렀다. 난 여전히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고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발걸음도 못하고 있지만 항상 웃으면서 진심으로 따뜻하게 반겨주시는 이곳을 절대 저버릴 수는 없는 곳이다. 이 자리를 빌어서 진심으로 다비다자매회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

예전에 일부러 연락을 끊고 지냈던 지인들과도 먼저 연락을 함으로써 현재까지 소중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음에 스스로 대견해 하면서 살고 있으며 변함없이 “나”라는 사람에게 애정을 주고 있는 사람들이 있음에 항상 감사하며 살고 있다.

모든 이들의 사랑으로 우리 아이들은 예의바르고 성실하게 학교생활 잘하고 있고 조금은 정신 차린 아이들 아빠는 아이들과 자주 소통하면서 스스로 치유하는 듯하다.

참 생각만 해도 지겨운 사람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아빠임을 부정할 순 없고 아이들도 모른 채 지내는 것보다 가끔씩 만나면서 아빠의 사랑도 느끼며 자라는 게 훨씬 좋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또한 그 사람이 아이들로 인해 치유가 된다면 다행인 것이고 우리 아이들은 이렇게 지내면서 현실을 차분히 받아들이는 자세에 그저 감사하고 기특할 뿐이다. 난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은 절대 안한다. 오히려 이런 상황이 된 것을 천만다행이라는 생각과 이렇게 살아도 얼마든지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며 살고 있다. 아이들에게도 절대 한부모가 잘 못된 것이 아니고 여러 가정형태의 하나일 뿐이라 말하고 있다. 절대로 이혼이 잘못 된 것이 아니고 아빠는 너희들을 변함없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끔 해주고 있다. 다행히 잘 받아들이고 아빠 만나겠다고 스스럼없이 말하는 것이 고맙기도 하다. 참 잘 커준 내 딸, 내 아들이다.

나 또한 하고 싶어도 못했던 공부도 나이가 어느덧 불혹이 되니 공부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고 스스로 발전하고자 공부를 조금씩 하고 있으며, 후에 싱글맘과 그들의 자녀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지금처럼만 이렇게 살다보면 뭔들 못할까 싶다.

이제는 마음이 평온해졌는지 주말엔 이불속에서 나오지도 않고 밥도 아이들이 차려먹게끔 하면서 게으름도 맘껏 부리며 혼자만의 자유에 푹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중이다.

이 또한 내가 살아가는 방식중의 하나라 생각하며 그 순간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는 걸 깨닫고 있는 중이다. 혼자가 이렇게 자유롭고 평화로울 줄이야....... 항상 씩씩하고 큰소리로 호탕하게 웃으면서 세상 살아가는 힘펄펄아짐이 바로 나 “최승연”이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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