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28주년 기념 낭송시 / 신숙희, 이우순, 김혜영, 허윤숙, 송선희, 이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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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22-03-11 11:52 조회13,51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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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28주년 기념 낭송시>
나의 동반자, 다비다 / 신숙희
먹빛 어둠 긴 터널 속에서
상실로 하얀 숨 버거워
세상 살얼음판 홀로 걸을 때
사랑으로 내 손 잡아준 너
다비다여!
싱글 동산 천국 잔치에서
지상 최고 왕비 대접에
눈물 펑펑 오열하던 나를
“괜찮아.”하고 바라보던 너
다비다여!
삶의 황혼 목마른 나그네 되어
영원히 샘솟는 샘물 마시며
은빛 날개 높이 날아오를 때
힐링 의자 되어 주는 너
다비다여!
그리스도의 신부여.
그분의 다큐멘터리 / 이우순
그분을 알기 전
그분의 음성을 듣기 전
나는 눈멀고 귀먹은 중풍병자였다.
다큐라고 부르는
다비다 큐티모임을 통해
나는 그분의 사랑에 시나브로 빠져 들었다.
죄 사함의 자유.
2017년 2월 7일,
큐티모임에서 하나님께서 들려주신
작지만 분명한 음성,
“내가 널 사랑한다.”
그 한 마디 말씀으로
영영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내 인생의 매듭이 다 풀렸다.
그분의 나를 향한
다큐멘터리가 시작된 것이다.
잘 나가는 남편이 있는 사람도
명품 옷을 날마다 바꿔 입는 사람도
해외여행 간다고 자랑하는 사람도
더 이상 부럽지 않다.
길가의 들풀을 보고 그분을 느끼고
손녀의 울고 웃는 여린 몸짓에서
그분의 사랑을 배운다.
나의 일상 가운데
그분이 날 사랑하는데
진정 자유의 맛을 알았는데
그러면 됐지.
다쿰 아이 / 김혜영
가족을 잃은 아이는
가슴에 구멍이 난다.
아이는 혼자 아무렇지 않게
씩씩하게 예쁘게 자란다.
엄마는 가슴을 안고 혼자 울며
그 아픔을 예수님으로 가득 채워본다.
우주를 이야기해줄 아빠는 없지만
우주를 가슴으로 만드시는 주님을 만나길
엄마는 날마다 기도한다.
눈이 맑고 예쁜 다쿰 아이는
그 기도를 먹고 자란다.
다쿰 아이가 나무만큼 크게 자라면
엄마의 세윌을 가만히 안아주리라.
우리는 안다.
하나님이 물과 햇빛이 되어주시는 걸.
*다쿰은‘다비다 쿰’의 준말로 다비다자매회 자녀들을 의미
아이야 / 허윤숙
아이야
좁은 귀퉁이에 웅크리고 있다가
기지개를 켜는 아이야
서서히 돋아나는 공간에
팔을 내뻗는 아이야
두려워 말고
안심하여라.
한걸음씩 걷다가
하염없이 푸른 날로 뛰어가거라.
발자국이 나기 전에
땅이 진동하고
수천마리 새 떼가 비행하여
장관을 이루는구나.
구부러진 날개가
사기를 충전하고
너를 들어 올릴 때
두려워 말고
안심하여라.
거침없는 날갯짓에
차가운 공기가 흩날려
눈이 되리니
꿈을 품고 사랑을 집어
더욱 푸르게 창공으로 솟구치거라.
아이야
사랑하는 이의 아이야
마음껏 유영하다가
땅 끝에서 흔드는 어미 손짓을 스쳐 담고
미소로 답해 주려무나.
날아가는 나의 아이야
*아침 7시도 되기 전에 학교가는 희성이를 생각하며..
성북동 아줌마 / 송선희
성북동에는
어여쁘신 목사님이
있습니다.
오직
해만 바라보며
몸 비트는
해바라기같이
주님만 바라보며
영혼을 쏟는
주바라기 꽃,
별명이
밥 잘 사주는
‘밥사 목사’입니다.
이십사찬 남도 한정식도
립아이 스테이크도
가리지 않습니다.
성북동에는
다비다자매회라는
해맑은 공동체가 있습니다.
모두
그 아줌마를 닮아
28년 동안 함께 일궈낸
드넓은 주바라기 화원,
별명이
밥 잘 해주는
‘밥해 공동체’입니다.
알콩달콩 콩밥만
내놓아도
모이면
해바라기보다 더 활짝 웃는
싱글벙글 아줌마들입니다.
감사꽃이 피었다 / 이주은
예쁜 꽃을 보고도 예쁘다는 생각이 안 든다.
누룽지도 목구멍에 넘어가지 않고
잠도 잘 못 잔다.
10분도 걷지 못한다.
사랑하는 아들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낸 어미.
그런 내가 안쓰러워
아침마다 전화하는 언니
매일 찾아와 시간을 함께 해 준 친구
따뜻한 밥상을 차려주신 목사님
기도로 함께해 준 많은 이웃들.
사랑이 나를 살렸다.
감사꽃이 피었다.
먹을 수 있어서 감사
잘 수 있어서 감사
걸을 수 있어서 감사
노래를 부를 수 있어서 감사
아름다운 것을 느낄 수 있어서 감사
고통과 더불어 살 수 있음을 감사
다른 이의 아픔을 이해하게 되어 감사
좀 더 겸손한 자로 빚어주셔서 감사
또한 함께 울고 웃는 이웃들이 있어서 감사
지난 봄 벼락에 큰 가지 하나
툭 잘려져 나간 나무,
남은 가지 여기저기
감사의 꽃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