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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가는 이 길이 참 좋습니다 / 정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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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18-08-17 12:10 조회22,43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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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가는 이 길이 참 좋습니다

정애순

제 남편은 여러 차례 하던 일을 실패하면서 14년 전에 가출하였고, 현재는 행방불명 상태입니다. 사업 실패로 인해 사람들이 집으로까지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전세집도 줄여 더 작은 집으로 옮겨 갔습니다. 제가 17년 간 일했던 직장을 그만두면서 받은 퇴직금도 만져보지 못했습니다. 그 때 제 나이 30대 후반이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싶지 않은 날이 많았습니다. 아이들과 어떻게 해 보려는 나쁜 생각도 해본 적이 있었습니다.

경제난에 더하여 극심한 스트레스로 지병인 당뇨는 더욱 나빠졌습니다.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고 한 줌의 약으로 하루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합병증이 눈과 발로 왔고 여러 차례 레이저로 눈의 혈관을 지지는 시술을 했음에도 눈의 혈관이 터지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많은 양의 출혈로 인해 망막 쪽에 혈액이 붙어 망막과 같이 떨어지면 시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진단을 받고 눈에 직접 주사약을 주입했습니다. 당뇨망막병증이라고 했습니다. 지금도 눈에 출혈이 되면 며칠 동안 앞이 보이질 않아 집 안에만 있게 됩니다.

세상 사람들의 잣대로 보면 저의 인생은 실패했습니다. 물질도, 건강도 잃고 가정도 바로 세우지 못했습니다. 저는 감정조절이 되질 않아서 사소한 일에도 소리소리 질렀고 급 흥분했고 아이들이 잠들면 미안해서 울고, 눈 뜨면 또 그랬습니다. 쌀이 없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절망의 끝자락을 잡고 있었습니다.

그러한 가운데 유일한 위안은 하루 24시간 내내 극동방송 라디오를 틀어놓고 사는 것이었습니다. 어느 날 극동방송 라디오에서 홀로된 여성들의 모임인 다비다자매회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고 극동방송국으로 전화를 하여 다비다 사무실에 연결이 되었고 2010년 9월 정기 모임 때 처음으로 다비다 모임에 오게 되었습니다. 다비다에 온 것은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토요일에 갈 곳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거의 8년 동안 수술이나 눈에 출혈이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늘 참석했습니다. 저를 다비다로 이끈 그 극동방송에서 인터뷰를 했던 분이 김혜란 목사님이십니다.

세상의 모임과는 다른 다비다. 무엇보다 주님 안에서 함께함이 좋습니다. 다비다는 따뜻한 곳, 안아주고 품어주고 힘이 되어주는 곳, 쉼을 얻게 하는 곳,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곳, 서로가 서로에게 에너지를 충전해 주는 곳입니다. 이 모든 것이 목사님을 비롯하여 숨은 곳에서 봉사하는 사람들과 조장님들의 세심한 배려와 섬김이 만들어 낸 사랑의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요즘도 순간순간 너무 힘이 들고 만사가 귀찮을 때도 있고 저혈당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기력이 회복되면 그 시간을 이용해 큐티를 합니다. 그럴 때마다 주께서 새 힘을 주시고 은혜가 임합니다. 매주 화요일에는 사무실에서 있는 다비다 큐티모임에 나갑니다. 줄여서 ‘다큐’라로 부릅니다. 하나님이 쓰는 다큐멘타리라는 의미입니다. 다큐에서 같은 큐티 말씀을 가지고 서로 나눌 때 또 다른 은혜가 임합니다.

여기 계신 분들 중에 크고 작은 고난으로 때로는 흔들리고 많이 힘드시겠지만 주님과 함께, 다비다와 함께 하시다 보면 지금 지나고 있는 이 길이 빛이 없는 굴속이 아닌 출구가 있는 터널이라는 걸 알게 될 겁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지금도 회복되어 가고 있는 중이고 현재 터널 끝자락에 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끔 가슴 설레게 행복할 때도 있습니다. 전 지금 이 대로가 더 없이 좋습니다. 저에게 다비다가 어떤 곳이냐고 물어오면 저는 이렇게 답합니다. "다비다는 저게 울타리가 되어주고 친정 같아 든든합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해준 곳입니다."라고...

사랑하는 언니, 동생 여러분, 어쩌면 우린 모두 고단한 길을 가고 있는 중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격려해주고 세워주며 함께 걸어갈 때 조금은 쉽게 걸어갈 수 있지 않을까요? 스치듯 지나가면 만날 수 없습니다. 오래 머물러야 만날 수 있는 귀한 만남입니다. 함께 가는 이 길이 참 좋고 소중합니다. 눈물이 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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