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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인도하신 에벤에셀의 하나님 / 신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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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19-07-24 12:10 조회20,83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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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인도하신 에벤에셀의 하나님

신숙희

 

그동안 가슴속 깊이 묻어 두었던 빛바랜 하얀 기억들을 꺼내어 봅니다. 올해 2019년은 남편과 사별한지 꼭 20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 당시 13살, 7살이던 두 아들은 이제 33살, 27살의 청년이 되었습니다. 세월은 유수같이 흘러 저도 환갑을 넘겼네요.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지만 이제 지난 세월 돌이켜보니 하나님의 은혜가 아닌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여기까지 인도하신 에벤에셀의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돌릴 뿐입니다.

 

1999년 2월 7일 몹시도 추운 어느 토요일 새벽, 연말연시로 직장에서 여러 차례의 회식을 끝내고 새벽에 귀가한 남편은 갑자기 구토를 하다가 기도가 막히는 사고가 벌어졌습니다. 너무나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119 앰뷸런스를 불렀지만 병원에 도착하니 이미 사망했습니다. 남편은 그렇게 한 순간에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죽음의 강을 건넜습니다.

 

저는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아침까지만 해도 손 흔들고 출근했던 사람이 이렇게 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처음으로 죽음이라는 걸 생각해 보았습니다. 분명히 남편을 땅에 묻는 걸 보았는데도 이 현실이 거짓말 같고 꿈을 꾸는 것 같았습니다.

 

같이 동행할 수 없는 여행을 예고도 없이 너무도 빨리 떠나버린 남편이 밉기도 하고 때론 그립기도 하고 절망과 상실감으로 저는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달이 흘렀습니다. 나의 슬픔과 고통과는 아무런 상관없이 여전히 눈부신 태양은 또 다시 떠오르고 어김없이 새봄은 찾아와 온갖 꽃들이 만발하는데 나 혼자만 눈이 부실만큼 아름다운 봄 햇살을 바라볼 수가 없었습니다. 지금도 겨울에서 새봄으로 넘어가는 계절이 오면 그때 그 아련한 기억들이 제 어깨를 짓누르기도 합니다.

 

어느 날은 제게 고소장이 날라 왔습니다. 제가 살던 아파트는 시댁식구들에게 약간의 빚을 얻어 입주했는데 새 아파트에 입주해 8개월 살고 남편이 떠나자 금전 문제가 불안했던지 저를 고소한 모양입니다. 그 당시 IMF 상황인데 부랴부랴 헐값에 집을 처분해서 빚을 정리하고 두 아이와 전셋집으로 옮기면서 우리 인간이 돈 앞에서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도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이해가 되지 않아 마음에 분노가 컸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우리가 돈 앞에는 다 연약한 존재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그렇게 하루아침에 당한 충격과 상실감으로 1년을 보내다가 우연히 국민일보를 통해서 한국은행의 김혜란 회장님을 알게 되었고 잠실중앙교회에서 모이는 다비다모임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한 20여 명이 옹기종기 둘러앉아 예배드리고 서로의 아픔을 만져주었습니다. 이곳의 많은 자매들이 나와 동일한 아픔을 겪는 갓을 보고서야 저는 제가 죄를 지어서가 아니라 제가 알지 못하는 어떤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일어난 일인 것을 깨달았습니다.

 

다른 자매들의 삶을 보면서, 아프고 우울했던 기나긴 여정을 끝내고 고통과 절망의 늪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고, 또 아픈 상처가 있는 삶이지만, 하나님 앞에서 아름답게 승화시키는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집과 직장과 교회만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다가 한 달에 한 번 유일하게 외출하는 날은 다비다 가는 날, 달력에 체크해 놓고 초등학교 1학년생 아들을 데리고 다비다로 향했습니다.

 

잠실 중앙교회, 예능교회, 건대입구 여성플라자, 나눔교회, 지금의 이수교회까지 다비다가 이사도 참 여러 번 했습니다. 내 아픔과 비슷한 아픔을 가진 사람이 나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과, 또 그들이 씩씩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당시에 저는 많은 위로와 치유를 경험했습니다.

 

강사님들의 보석 같은 말씀들을 통해서, 삶의 도전을 받았고 또 미국 여행 중에 싱글동산 캠프를 통해서, 필그림하우스에서 사랑의 순례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모든 상처와 아픔의 고통들이 진주로 변화되는 하늘치료를 스스로 경험하면서 하나님의 은혜로 온전히 회복되었습니다.

 

이제 막 어린 자녀를 데리고 다비다에 오시는 자매들을 볼 때마다, 20년 전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저며 옵니다. 모든 아픔과 슬픔의 치료자이신 하나님께서 다비다의 주인이심을 믿습니다. 더 나아가, 이 하늘치료를 필요로 하는 모든 자매들이 제가 경험했던 이 치유함을 받고 은혜와 이 감격을 함께 나누며 새 힘을 얻었으면 좋겠습니다.

 

일생에서 상처는 우리를 아프게 하는 것들이지만 그 상처를 치료하면 더욱 강해지고 담대해집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어둡고 사망의 음침한 터널을 지날 때에, 국민일보를 통해서 운명처럼 만났던 다비다, 비록 삶의 현장에서 싱글맘으로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아내는 것이 지금도 버겁지만 우리는 저 높은 곳의 도우심과 은총으로 살아가는 다비다 입니다. 하나님의 큰 위로와 격려를 받고 나누는 다비다는 가장 하나님을 닮은 공동체라고 생각합니다.

 

인생의 사나운 풍랑과 깊은 바다 속에서 허우적거릴 때 저를 건져주셨던 그 하나님이 이제 막 다비다에 들어와 상실감과 낮은 자존감으로 고통 가운데 있는 자매들에게도 축복하시고 슬픔 대신 화관을 머리에 씌워주시며 갈 길을 인도하시리라 믿습니다.

 

이제 저는 오직 믿음으로 푯대를 향하여 나아가기를 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즐겨 암송하는 욥기 23장 10절 말씀으로 제 간증을 마치겠습니다. “나의 가는 길을 오직 그가 아시나니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정금같이 나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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