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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정말 웃을 수 있어요 / 조병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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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19-12-11 15:12 조회18,65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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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정말 웃을 수 있어요

조병옥

 

저는 결혼 후 바로 쌍둥이를 나았고 또 얼마 되지 않아 남편에게 여러 문제들이 있는 걸 알았습니다. 특히 경제적인 문제, 알콜 의존으로 인한 갈등이 심각했습니다. 급기야 갓난아기였던 쌍둥이에게조차 점점 위험한 상황들이 발생했습니다. 돌이 되었을 즈음 혼자의 길을 걷기로 결심하였습니다.

 

그런데 법적으로 혼자가 되는 길은 정말 험난한 길이었습니다. 전 남편은 이혼을 하지 않으려고 갖은 방법으로 분쟁을 만들었으며 아이들과 함께 있을 곳이 없어 친정집에 들어와 있는 동안 찾아와서 갖은 행패를 부렸습니다. 접근금지 처분이 나 있는 상황에서도 찾아와 행패를 부려 경찰이 출동한 게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또한 혼자 있을 때 찾아와 물리적으로 행패를 부려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고소를 하니 스스로 상처를 만들고서 제가 때렸다며 맞고소를 하여 여러 가지로 힘들게 하였습니다.

 

그뿐 아니라, 이혼소송 중 저의 사문서를 위조하여 제가 자기의 지인에게 8천만원의 돈을 빌린 것처럼 조작하여 빚을 지게 하였습니다. 제 이름으로 되어 있던 전세는 전세 만기가 끝났으나 그 위조 사문서를 이용해 유치권을 행사한다며 집에서 나오지 않아 저는 집주인에게도 2번이나 소송을 당했습니다.

 

그 당시 저는 혼자가 되야겠다고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많은 고민을 했고 전세로 살던 아파트 15층에서 뛰어내리고 싶은 생각을 하루에도 수십 번을 했습니다. 소송 중에도 죽고 싶다는 생각이 수시로 들었습니다. 전 남편으로 인해 빚만 지고 돈 한 푼 없이 친정집에 들어가 있는 것도 너무 괴로웠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전 남편은 아이 아빠라는 점을 이용하여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옮길 때마다 시청 등에 찾아가 어디 다니는지 수시로 알아내어 어린이집 교사들에게 물리적 행사를 하여 못다니게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다 마침내 쌍둥이를 납치하다시피 데리고 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경찰에 신고하였으나 당시 경찰은 이혼이 된 것이 아니니 양육권이 정확하지 않아 전 남편이 싫다면 아이를 강제로 다시 돌려받을 수는 없다고 하였습니다. 결국 그 사람이 평소에 좋아한 둘째 아이는 돌려보내주지 않았습니다. 경찰에게 알콜 의존이 있고 위험하다며 전에도 술 취해 들어와 아이를 안다가 떨어뜨려 큰일 날 뻔했다고 해도 소용없었습니다.

 

남편과의 긴 법적 싸움 끝에 사전 양육자 지정 소송까지 해 이겼지만 전 남편은 작은아이를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강제처분신청을 준비 중에 결국 질 것을 알았는지 그때서야 돌려보냈습니다. 아이를 강제로 데려간 지 1년만이었습니다. 그 영향으로 작은아이는 애착관계가 아빠에게 기울어져 있어 사실 지금 저를 많이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혼자가 되는 길을 선택하였다가 10건이 넘는 민사, 형사, 가사 소송에 휘말렸습니다. 처음 이혼소송을 하며 부담한 변호사 비용도 빚만 떠안게 된 저에게 너무 큰돈이었지요. 아이가 막 돌이 지난 상황에서, 그 많은 소송의 법정 출석 일을 맞추고 형사소송의 조서를 쓰러 경찰서에 출두하면서 일을 찾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습니다. 어쨌든 저는 일을 찾았고 친정 엄마에게 돈을 빌려 평택에서 제일 작고 허름한 아파트를 얻어 아이들을 데리고 나왔습니다.

 

정말 죽고 싶었습니다. 가족도 친구도 주위에 위로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아침에 법원에 출석하고, 점심 먹고 일을 시작해 밤늦게 종일반 어린이집에서 10시쯤 아이를 집에 데려다 놓고 다시 경찰서에 가서 조서를 쓰고 새벽에 돌아오기를 2년 간 하였습니다.

 

처음엔 정말 이러다간 제가 삶을 포기할 것 같아 어떻게든지 싱글맘 자조모임을 찾아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찾아보았지만 평택 근처에는 자조모임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2014년 여름, 일주일 동안 인터넷을 검색한 끝에 ‘싱글맘 뉴라이프 스쿨’이라는 두 달 동안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찾았고 단번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다비다자매회가 개최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영등포의 유스호스텔과 다일공동체 수련원에서 모였습니다. 아이를 데려와도 된다는 말에 바로 신청을 하였습니다. 쌍둥이가 두 돌이 지났을 무렵이었던 것 같습니다.

 

두 달을 매주 한 번 참석하는 동안 사실 마음이 괴로웠던 터라 무엇을 배웠는지 잘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어째서 저 사람들은 저렇게 행복할까? 같은 어려움을 갖고 있는데 왜 행복해 보이지?” 하는 느낌이 작은 도전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전 남편이 수시로 찾아와 행패를 부렸고 제 직장을 알아내서 회사로 전화하여 갖은 횡설수설을 하며 창피를 주어 그만두게 하려는 행동들을 반복하여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분명 무언가 있을 거란 생각으로 싱글맘 뉴라이프 스쿨이 끝난 후에도 자주는 아니지만 시간이 나는 대로 다비다 모임에 참석했고 저도 모르는 어느 순간에 웃고 있는 저의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10건이 넘는 소송은 다 이겼고 서류도 정리가 다 끝났고 억울하게 생긴 빚도 지금은 없고 열심히 일한 덕분에 올 8월 아파트를 분양받아 입주하였습니다.

 

저는 사실 기도도 할 줄 몰라 눈만 감고 두 손 모아 다른 사람의 기도를 따라만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저의 기도를 다 들어주신 것 같습니다. 아직도 기도할 줄은 모르지만 방법보다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경험으로 많은 것을 배운 것 같습니다. 1건을 제외한 모든 소송을 나홀로 진행한 결과 이제 서류 쓰는 일에도 달인이 된 것 같습니다. 아직도 우편함에 무언가 있으면 가슴이 두근거리긴 하지만요.

 

작년 여름, 다비다 젊은 엄마들의 모임인 해피맘반에서 1박 2일 만리포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정말 오랜 만에 아이들과 함께 설레는 마음으로 떠난 여행이었고 제게 힐링이 되었습니다. 오늘 다비다 정기모임에 오기 바로 전 해피맘반은 늦가을 소풍을 다녀왔습니다. 12시에 만나 근사한 식당에서 같이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 용산가족공원을 돌며 나의 취미중 하나인 사진촬영을 하는데 눈물이 났습니다. 풍경도 아름다웠고 해피맘 자매들도 아이들도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습니다. “아, 주님의 사랑으로 내가 새로 얻은 따스한 가족들이구나!”

 

이제는 정말 웃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 또 다른 어려움이 있겠지만 간절히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다 들어 주실 거라 믿습니다. 다비다 가족 여러분과 함께 가는 이 길이 참 푸근하고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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