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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 매듭, 얼굴(시17:15) / 이영복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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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im 작성일25-01-13 11:44 조회5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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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 매듭, 얼굴(17:15)

이영복(본회 사무국장)

 

나는 의로운 중에 주의 얼굴을 뵈오리니 깰 때에 주의 형상으로 만족하리이다.” (시편 1715)

 

1. 대나무 이야기

 

우리는 엊그제 성탄절을 보내고 한 해의 끝자락에 와 있습니다. 오늘은 성탄의 의미와 송구영신의 의미를 연결하여 묵상한 내용을 나누고자 합니다.

SNS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요즘은 보기 드뭅니다만, 과거에는 연하장에 손 편지를 써서 안부를 묻고 덕담을 하는 것이 빼놓을 수 없는 새해 인사 방법이었습니다. 연하장 그림으로는 사군자 곧 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가 흔히 사용되는데 저는 그중 대나무를 골라 연하장을 썼습니다. 선비의 기개가 풍기는 외형도 멋있는 데다 그 성장과정이 가르쳐주는 바가 크기 때문입니다.

저는 대나무에게서 세 가지 비밀을 배웁니다. 먼저 텅 빈 속입니다. 대나무가 외부의 거센 바람을 이겨내는 비밀은 비움에 있습니다. 속이 비어 오히려 부러지지 않고 유연성 있게 대처한다는 역설이지요. 다음으로 매듭짓기입니다. 대나무의 성장 비밀은 마디를 통한 매듭짓기에 있습니다. 매듭이 없으면 성장도 없으며 매듭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점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기품 있는 얼굴입니다. 가히 군자라 할 만큼 사철 푸른 얼굴로 꿋꿋함을 보여주는 기품입니다.

비움, 매듭, 얼굴. 저는 이 세 가지를 화두로 하여 우리가 가져야 할 중요한 영적 가치들에 대해 나누고자 합니다.

 

2. 비움

 

첫째로 비움입니다. 다비다 자매들은 상황적으로 내가 원치 않았는데도 텅 빈 공간에 처해지는 듯한 경험을 했습니다. 소중한 것을 강제로 빼앗긴 것 같은 심정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비움이 우리의 영적 근육을 키워주었습니다. 비움의 영성. 헬라어로는 케노시스(kenosis)입니다.

사도 바울은 예수님에 대해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2:6~7)라며 자기 비움에 대해 증언하고 있습니다.

그게 진정한 크리스마스의 의미지요. 여기서 비움이란 그저 속이 텅 빈 공허만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그 비움은 사랑으로 가득 찼고, 생명으로 가득 찼습니다. 우리는 비운 만큼 하나님으로 채워질 수 있습니다.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이 쉴 곳 없네.”라는 노래 가사처럼 나를 비우지 않고는 주님이 계실 자리는 없습니다. 그것은 자기를 부인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세상의 욕심을 내려놓고 자꾸 마음속을 가득 채우려는 욕망을 반복해서 걷어내는 것이 자기 비움입니다. 상실감을 비움의 영성으로 다져가고 그분으로 채워가는 다비다 자매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3. 매듭

 

둘째로 매듭입니다. 우리 인생은 대나무처럼 매듭짓기를 통해 성숙해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굴곡 많은 인생을 살았던 야곱의 인생을 봅시다. 그의 삶은 곤경이라는 여러 마디를 통한 매듭짓기와 새로운 시작을 거듭하며 성화되어 갔다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특히 창세기 32장에는 야곱이 천사와 씨름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누구에게도 지기 싫어하던 야곱이 마침내 하나님과 겨루어서도 이겼다는 사건은 야곱이 하나님으로부터 이스라엘’(승리)이란 새 이름을 얻게 했습니다.

야곱은 하나님과 겨루어 이겼다는 말을 들었지만, 사실 하나님이 져주셨다는 것을 눈치챘을 것 같습니다. 씨름을 하면서 환도뼈를 다쳐 불편한 몸으로 절며 길을 걷는 그에게 창세기 32장 마지막 장면의 해돋이는 자신이 그간 보아온 어떤 일출 장면보다도 아름답게 보였을 것입니다. 그에게 내면적인, 영적인 변화가 있었기에 말입니다. 그것은 지난 것을 정리하고 영적인 새 인생을 시작하는 일생일대의 중요한 매듭이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야곱의 매듭은 자신이 잘 지은 매듭이라기보다는 하나님이 지어준 매듭이었습니다. 이사야 43:18~19절을 보십시다. “너희는 이전 일을 기억하지 말며 옛날 일을 생각하지 말라. 보라 내가 새 일을 행하리니 이제 나타낼 것이라.”

한 해를 떠나보내는 지금, 주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친히 인생의 중요한 매듭을 또 하나 지어주시고 새롭게 새해를 시작하게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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